저는 이번 추경 심사 과정에서 논란이 된 행복교육지구와 관련해서 한 말씀 올리려고 합니다. 이 사업은 경상남도교육감으로서의 박종훈의 상징적 사업이기도 하거니와 이 시점에서 저의 철학과 가치를 의원님들께 짧게나마 설명을 올리는 것이 도리겠다 싶은 저의 충정입니다.
저는 교육감이 되는 과정에서, 우리 학교가 마을과 분리되어 고립되고, 그 운영 또한 폐쇄적이어서 참 안타까웠습니다. 굳이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아이들은 마을과 학교를 넘나드는데 교육은 학교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이 저의 눈에 보였습니다. 제가 둘러본 적지 않은 교육 선진국들은 과 가 하나의 유기체가 되어 함께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치는 점도 저는 부러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교육감에 당선되어, 학교가 울타리를 낮춰서 마을로 다가가고, 마을의 선한 자원을 학교로 불러들이는 노력을 했고, 이것이 로 로 이름붙여지며 지금까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국 17개 시도가 모두 이 방향에 동의하고 있고 비슷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청만이 하는 특별한 사업은 아닙니다. 무엇보다 우리 도내 18개 시군 모두가 행복교육지구 사업을 함께 하고 있는 것은 의원님들께서도 잘 아시고 계실 것입니다.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여러 의원님...
이번에 의회가 예산 심의 과정에서 학교와 학생으로 교육의 공간과 대상을 한정하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교육이 학교라는 물리적 공간과 학생만으로 그 대상을 한정해서는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지금의 세계적인 경향이 그렇고 미래 교육은 더욱 그렇습니다. 이제는 경상남도 전체가 학교가 되고, 경남의 모든 어른이 교육자가 되어야 합니다. 공간과 시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언제 어디서나 우리 아이들의 학습과 활동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우리는 이 일련의 과정을 교육 생태계의 확장, 교육 생태계의 복원이라고 이름 짓습니다.
또 하나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최근 의회에서 교육감에게 ‘가치 교육’을 지양하라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저는 도민들이 선출한 교육감으로서, 앞에서 말씀드린대로 교육은 학교와 지역 사회와 함께 해야 한다는 ‘교육 철학’과,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겠다는 ‘교육적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교육감으로서 이 철학과 가치를 배제하고 학교가 단순히 지식만 가르치는 학교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의원님들께서 우려하시는 ‘가치 교육’이란 ‘편향된 이념 교육’을 지칭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우려는 저도 공감하고 동의합니다. 그러나 지금 학교는 의원님들이 우려하시는 그런 편향된 이념을 가르치는 곳은 없습니다. 그런 교사도 지금은 없다고 저는 확신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이념 대립의 시대는 끝났다고 저는 믿습니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고 교육공동체의 노력으로 새롭게 거듭나려고 하는 경남교육을 너른 아량으로 지켜봐 주시면, 경남 교육은 우리 아이들을 미래 역량을 지닌 민주시민으로 잘 키워내겠습니다.
존경하는 김진부 의장님, 그리고 여러 의원님...
의원님들께서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오늘 저는 제가 가지고 있는 교육적 소신을 분명히 해두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 싶어서 조심스럽게 말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심의 의결해주신 예산은 한 푼도 허투루 쓰지 않고, 잘 집행하겠습니다. 돈보다는 사람이 우선이란 점도 놓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홍보담당관 홍보담당 사무관 전영부 ☎278-1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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