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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교육가족에게 권하는 책

경남교육 사서가 권하는 5월의 책(교육리더)-국경 없는 미술실

  • 등록자명 문헌정보과
  • 등록일시 2026-04-17
  • 조회수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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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벽과 국경을 허무는 또 하나의 언어

떠나왔기에 여기 머물지만, 어디에도 온전히 속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생김새와 언어만으로 누구의 ‘나라’를 짐작하는 것이 무의미하게 느껴지는 학생들을 만난 첫날, 작가는 그날을 아이들이 아닌 본인의 입학식이라고 말한다. 이른바 학군지에서 입시와 생활기록부를 통해 공교육의 효용을 찾던 미술 교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비록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오래전 마음에 품었던 다문화 미술교육을 현장에서 펼쳐볼 기회가 왔다. 창고처럼 방치된 미술실은 우여곡절 끝에 제법 근사한 아트 스튜디오로 거듭난다. 하지만 언어의 장벽에 갇혀 수채화와 아크릴 물감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기초적인 실수들이 반복되는 미술 수업은 말 그대로 난장판이다.

말로 전하지 못한 것들을 어떻게든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고, 헷갈리기 쉬운 재료에는 중국어와 러시아어로 이름표를 붙인다. 계단을 하나하나 밟아 올라가도록 도운 덕분에 지금껏 제대로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는 학생들이 차근차근 작은 성공을 쌓아 나간다.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색색의 그림들이 미술실을 환하게 밝혀가는 동안, 아이들의 자존감은 자라나고 서로를 이해하는 마음은 더 깊어진다.

전교생 대부분이 이주 배경인 학교에서 옅은 향신료 냄새와 함께 고단한 삶의 무게가 말끝에 배어나는 아이들은 서로를 그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잃어버린 단추 하나를 찾아주며 마음을 열고, 함께 울고 웃으며 서로에게 배우는 학생과 교사의 모습이 뭉클하다. 어디에 내세우지 않고 묵묵하게 제자리를 지켜온 이의 ‘교육은 물처럼 가장 낮은 곳으로 흘러야 한다’라는 작지만 단단한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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