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경남교육가족에게 권하는 책

경남교육가족에게 권하는 11월의 책(교육리더)-꽃이 밥이 되다

  • 등록자명 경상남도교육청 사천도서관
  • 등록일시 2025-10-21
  • 조회수 208
경남교육가족에게 권하는 11월의 책(교육리더)-꽃이 밥이 되다 - 관련이미지1

<벼꽃이 밥이 되어 우리 밥상 위에 오르기까지>

11월, 추수를 마치고 땅이 숨을 고르는 이 계절은 농업인의 날이 있는 달이기도 하다. 출판 편집자로 살아가던 저자는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논으로 향한다. 쌀 한 톨이 자라기까지의 시간을 몸으로 겪으며, 책상 위가 아닌 흙과 함께한 삶을 기록해 나간다. 그렇게 쌓인 기록은 생명과 인간의 관계를 되묻는 이야기가 되었다.

농약을 쓰지 않는 유기농법으로 벼를 기르며 수년간 무성히 자라나는 풀과 싸운다. 여름 내내 논에 엎드려 두 손으로 풀을 긁어 뭉치고 뜯어내지만, 풀은 논바닥을 카펫처럼 뒤덮었고, 그 고된 싸움은 여러 해 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해를 거듭하며 땅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논은 유기농의 리듬을 조용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우렁이나 긴꼬리투구새우처럼 논살이에 도움이 되는 생물부터 두꺼비처럼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존재, 벼멸구나 멧돼지처럼 위협이 되는 생물까지, 저자는 논에 드나드는 생명을 빠짐없이 관찰한다. 어느 해, 벼멸구 피해로 많은 논이 쓰러졌지만, 유기농 논은 큰 피해 없이 견뎠다. 거미가 벼멸구를 잡아주었고, 농약 없이 가꾼 토양에는 여전히 미생물이 살아 있었기 때문이다.

입추를 앞둔 논에서는 줄기 속 이삭이 머리를 밀어 올리고, 꽃물을 머금은 벼는 조용히 피어난다.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 작은 벼꽃 한 송이가 미래의 알곡 한 알이 된다. 매일 먹는 밥, 그 익숙함 뒤에 숨어 있는 시간과 노동, 자연의 흐름을 고요히 비춘다. 한 톨의 쌀에 담긴 수많은 존재와 계절의 숨결이 읽는 이의 마음에도 따뜻하게 스며든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