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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상상 속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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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친구들을 세상 밖으로 꺼내는 일


그림으로 대화하는 작가, 용남중학교 김도은 학생


 


 


사천 용남중학교 교실 한쪽에는 색이 가득한 그림들이 놓여 있다. 동물이 우주를 여행하고, 당근을 먹던 말이 야구를 하기도 한다. 현실에서는 볼 수 없는 장면들이지만, 그 세계에서는 모두 자연스럽다. 이 그림들을 그린 주인공, 바로 용남중 2학년에 재학 중인 김도은 학생이다. 김도은 학생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지고 있다. 말로 자신의 마음을 길게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다. 하지만 많은 자폐 스펙트럼 아동이 그러하듯,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놀라운 집중력과 지속성을 보이기도 한다. 특정 주제에 깊이 몰입하며 세밀한 관찰력과 독창적인 표현을 보여주는 것은 자폐 스펙트럼의 대표적인 특성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다. 도은 학생에게 그 대상은 바로 ‘그림’이다. 도은 학생은 그림으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한다. 종이 위에 동물을 그리고, 상상의 친구들을 만들고, 그들이 살아가는 세계를 펼쳐 보인다. 그에게 그림은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언어다. 도은 학생을 처음 만났을 때, 그는 먼저 그림 이야기를 꺼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머릿속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게 정말 즐거워요.”


 


그의 소개는 짧았지만 분명했다.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자신이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고 있는 학생의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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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상 속 친구들이 세상 밖으로 나오는 순간




최근 김도은 학생은 두 번째 개인전을 열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캔버스 위를 자유롭게 오가는 동물들, 상상의 공간을 여행하는 존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시를 준비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그는 전시장 풍경부터 떠올렸다.


 


“전시장에 제 그림들이 걸리니까 설레고 두근거렸어요. 제 상상 속 그림 친구들이 세상 밖으로 놀러 온 것 같아 행복했어요.” 




도은이에게 그림은 단순한 결과물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보내온 존재들이다. 종이 위에서 태어나고, 색을 입고, 마침내 벽에 걸려 다른 사람을 만나는 친구들. 그 시작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어릴 때부터 그림을 그려왔고, 그림을 그리는 동안 마음이 달라지는 것을 느꼈다.


“말로 다 할 수 없는 마음들이 있잖아요. 그림을 그리다 보면 불안함이 사라지고, 마음속에서 예쁜 마음들이 자라났어요.” 


그림은 감정을 정리하는 시간이었고, 동시에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일이었다.


 


 


#2.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는 세계




김도은 학생의 그림에는 동물들이 자주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가 아 는 동물들과는 조금 다르다. 야구를 하기도 하고, 우주여행을 떠나기 도 한다. 현실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대신, 상상의 법칙을 따른다. 


 


“동물을 좋아하고, 표정과 행동을 마음대로 상상할 수 있어서 좋 아해요.”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 역시 그런 상상에서 시작됐다. 2026년 을 맞아 그린 ‘붉은 말’ 그림이다. 마치 이솝우화 속 주인공 같은 말의 모습은 현실에서는 이어질 수 없는 장면들이지만, 그림 안 에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런 도은학생의 마음이 전달된 걸까. 전시장에서도 이 그림 앞에 오래 머무는 관람객이 유난히 많았 다. 한참을 바라보다가 다시 돌아와 보는 사람도 있었고, 작품 앞 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도은 학생의 그림은 보는 사람을 잠시 멈추게 하는 힘이 있다. 무엇이 특별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익숙한 동물의 모습과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겹치면서 자연스럽 게 시선을 붙잡고, 그 이야기의 다음 장면을 스스로 상상하게 만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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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림으로 이어지는 관계




학교에서 그의 그림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친구 들은 그림을 보고 재미있다고 말하고, 선생님들은 그의 작품을 응원한다. 그림을 통해 도은 학생은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과 연결된다. 


 


“그림을 보고 재미있다고 말해주시거나 잘 그린다고 이야기해 주 세요. 그림을 그려서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커져요.” 


 


특히 학교에서 열린 개인전은 그에게 중요한 기억으로 남아 있 다. 교실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관람객이 되어 그의 그림 앞에 섰을 때 느꼈던 그 든든한 행복감은 이루 말 할 수 없었다. 자신의 세계를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경험. 그것은 작 가로서의 첫걸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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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신의 속도로, 자신의 길을 그려가는 일




전시를 경험하며 그는 조금씩 변화를 느끼고 있다. 더 큰 캔버스 에 도전하고, 새로운 색을 사용하며 표현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그의 곁에서 이를 지켜본 부모님 역시, 그림이 아이에게 중요한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한다. 


 


“지금은 예전보다 큰 캔버스에 새로운 색과 표현들을 배우며 다 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그림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사람들과 공감하는 경험이 쌓이면서 즐거움과 자신감이 성장했다. 그림은 단순한 취 미가 아니라, 세상과 연결되는 통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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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그림은, 나를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친구




도은 학생의 꿈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그림 작가가 되는 것이다. 말보다 먼저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고, 설명보다 먼저 웃 음과 궁금증을 불러오는 것. 그림을 통해 도은 학생이 그리고 싶 은 미래는 아마 그런 모습이 아닐까. 그래서 도은 학생은 앞으로 도 그리고 싶은 그림이 많다. 아직 종이에 옮기지 못한 장면들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기 때문이다. 오는 4월에는 경상남도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장애인의 날 기념 특별전>에도 참여할 예 정이다. 전시회를 기다리는 도은 학생의 얼굴에 벌써부터 설렘이 묻어났다. 마지막으로 그에게 그림이 어떤 존재인지 묻자, 어떤 때보다 씩씩하게 답했다. 


 


“그림은 나를 웃게 해주고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친구 예요.” 


 


교실에 남아 있던 색들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색들 위 에는, 아직 만나지 못한 이야기들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김도은 학생은 오늘도 그림을 그린다. 상상 속 친구들이, 또 한 번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제46회 장애인의 날 기념 특별전 


기간: 2026.04.20.(월) ~ 4.30.(목)


장소: 경상남도교육청 제2청사 갤러리홀


참여: 작가 사천 용남중학교 김도은, 창원천광학교 김다민?이정환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