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사천학생뮤지컬단이 꿈꾸는 ‘모두의 무대’

사천학생뮤지컬단이 꿈꾸는 ‘모두의 무대’
무대 위에는 늘, 다음 주인공이 기다리고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1시. 휴일에도 학교로 향하는 아이들이 있다.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학교도, 학년도, 성격도 모두 다르지만 토요일마다 같은 목표를 향해 모인다. 바로 사천학생뮤지컬단이다.
사천학생뮤지컬단, 무대 위에서 자라는 시간
이곳에는 매년 약 40명의 아이들이 함께한다. 노래와 안무, 연기를 배우며 하나의 작품을 완성해가는 아이들. 사천학생뮤지컬단은 2013년 교육부 예술교육사업을 계기로 시작됐다. 지역 학생들에게 종합문화예술을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무대를 통해 꿈과 끼를 펼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후 사천교육지원청의 특색사업으로 자리 잡으며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1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학생들은 3월 입단식을 시작으로 약 6개월간 연습을 이어간다. 그리고 9월, 사천문화예술회관에서 정기공연을 올린다. 공연은 해마다 새로운 이야기로 채워지지만, 무대에 오르는 아이들의 마음은 늘 비슷하다.

무대 위에서 자라는 아이들
뮤지컬단 활동은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사천 용산초등학교 강당. 거울 앞에서 동선을 맞추는 아이들 사이로 웃음이 오간다. 노래를 맞추고, 발걸음을 맞추며 하나의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 사천학생뮤지컬단의 다섯 명의 아이들을 만났다.
“뮤지컬은 저를 주인공으로 만들어줘요”
12살 유진이는 늘 밝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맡는 역할도 대부분 장난꾸러기. “저는 무대에 서면 항상 행복하고 에너지가 막 올라가거든요. 뮤지컬하면서 노래 실력도 많이 늘었어요.” 그래서인지 무대 위에서의 유진이는 평소보다 더 자유롭다. 꿈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나중에 사람들을 웃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무대는 유진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오디션에서 한 번 떨어졌지만 다시 도전했어요”
하윤이는 처음 뮤지컬단 오디션에서 탈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했고 올해로 뮤지컬단 2년 차 선배가 되었다. “떨어졌을 때는 속상했지만, 다시 도전해서 합격했을 때 정말 기뻤어요.” 뮤지컬단 활동은 하윤에게 변화를 가져왔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어요. 부모님이 공연을 보러 와서 응원해줄 때 정말 뿌듯해요.” 무대는 누군가에게 결과의 장소지만, 누군가에게는 다시 시작할 용기를 배우는 장소이기도 하다.
“뮤지컬은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경험이에요”
시연이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뮤지컬단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맡은 역할은 샤랄라 공주였다. “실제 제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라서 더 재미있었어요.” 뮤지컬의 매력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뮤지컬을 하면 다른 삶을 경험할 수 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친구들과 같이 연습하는 시간이 좋아요.” 함께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경험은 아이들에게 협력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가르친다.
“도전을 무서워하던 제가 바뀌었어요”
한별이는 스스로를 “불안이 많던 아이”라고 말했다. “저는 원래 도전을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뮤지컬을 하면서 ‘다시 하면 되지’라는 마음이 생겼어요.” 6개월 동안 이어지는 연습 과정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 시간은 한별을 변화시켰다. “지금은 새로운 도전이 예전보다 덜 무서워요. 이젠 틀려도, 실수해도 괜찮아요.” 무대는 아이들에게 실패를 견디는 힘을 가르친다.
“뮤지컬단은 제 꿈의 출발점이에요”
동윤이는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뮤지컬단에서 활동했다. 그리고 올해, 배우를 꿈꾸며 한림예술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뮤지컬단 활동이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무대 경험 덕분에 실기에서도 떨지 않았어요.” 무대는 그에게 단순한 경험이 아니라, 진로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

모두가 무대 위에 설 수 있도록
사천학생뮤지컬단은 기성 작품을 그대로 공연하지 않는다. 사천의 설화, 역사, 그리고 지역의 미래를 담은 창작 뮤지컬을 제작한다. 그리고 중요한 원칙이 있다. 모든 단원이 무대 위에 설 수 있도록 배역을 구성한다는 것이다. 뮤지컬단 업무를 담당하는 한수호 교사는 말한다.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내는 경험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습니다. 처음에는 소극적이던 아이들도 연습과 공연을 통해 자신감을 얻고, 스스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활동은 단순한 예술교육을 넘어선다. 자신을 표현하는 법, 함께 완성하는 법, 그리고 스스로를 믿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다. 사천교육지원청이 이 활동을 특색사업으로 이어오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뮤지컬단은 누군가를 배우로 만들기 위한 곳이 아니라, 아이들이 자신을 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교육의 장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은, 이렇게 자란다
사천학생뮤지컬단에는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마흔 명의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뮤지컬에 대한 열정은 모두 한결같다. 무대 위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도전을 배우고, 성장한다. 사천학생뮤지컬단은 올해 9월에도 사천문화예술회관에서 공연을 올릴 예정이다. 무대 위에는 객석에서 보는 공연보다 더 큰 이야기가 있다. 연습을 견딘 시간, 서로를 기다려준 순간, 그리고 스스로를 믿게 된 아이들. 사천학생뮤지컬단의 무대는 늘, 다음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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