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학교에서 가장 무거운 전화를 받는 사람입니다

학교에서 가장 무거운 전화를 받는 사람입니다
창원북면고등학교 장진규 교사
아침 7시 10분. 대부분의 학생들보다 먼저 학교에 도착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 밤 8시 30분. 아이들이 모두 집으로 돌아간 뒤에도 여전히 학교에 남아 있는 사람. 창원북면고등학교에서 10여 년째 학교폭력 전담 업무를 맡고 있는 장진규 선생님이다.
“출근은 7시 10분, 퇴근은 보통 8시 반쯤 합니다.”
하루 13시간 가까이 학교에 머무는 장진규 선생님. 담담하게 말하지만, 이 13시간 속에는 수많은 학생들의 고민과 갈등, 그리고 보호자들의 목소리가 겹겹이 쌓여 있다.

아이들의 ‘표정’을 먼저 봅니다
장진규 선생님의 하루는 공문으로 시작한다. 출근 직후부터 아침 지도 전까지 공문을 검토하고 결재를 올린다. 하지만 진짜 업무는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등교할 때 인사하면서 아이들 표정을 봅니다. 얼굴은 어두운지, 오늘 기분은 어떤지 살피는 거죠.”
아침맞이 활동, 인사캠페인, 복장 점검. 겉으로 보면 일상의 생활지도 같지만 장진규 선생님에게 이 시간은 다르다. 학교폭력이 터지기 전, 아이들의 미묘한 신호를 읽어내는 시간이다. 하교 시간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뒷모습을 보며 감정 상태를 살핀다. 지금은 아이들의 표정 하나에도 위험을 감지하는 능력이 생겼지만, 10여 년 전 처음 학교폭력 업무를 맡았을 때는 매뉴얼도 제대로 알지 못했다.
“처음엔 뭘 해야 하는지도 몰랐어요. 조치 사항이 1호부터 9호까지 있다는 것도 제대로 몰랐습니다.”

가장 힘든 건 ‘보호자들과의 소통’입니다
누군가는 일 년도 하기 힘든 학교폭력 전담 업무를 무려 10여 년째 맡고 있는 장진규 선생님. 처음 업무를 맡았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양육자 상담이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양육자들로 마음이 자주 상했다. 때로는 교사로서 충분히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껴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쌓이면서 달라졌다. 절차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고, 사안 처리도 한결 안정됐다. 무엇보다 양육자의 입장을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를 갖게 됐다.
“보호자님들의 입장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려고 노력해요.
그래도 양육자 상담은 지금도 늘 긴장됩니다.”
경험이 쌓여도 여전히 가해 추정 보호자들의 전화는 쉽지 않다. ‘왜, 이게 학교폭력이냐’, ‘왜, 우리 아이만 가해자냐’,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말도 자주 듣는다. 객관적으로 사안을 설명하고, 정해진 절차에 따라 업무를 진행해야 하지만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
“전화벨이 울리면 가슴이 쿵쾅거릴 때가 있어요.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습니다.”
학교폭력 업무의 또 다른 어려움은 최근 사소한 갈등까지 학교폭력으로 신고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친한 친구 사이의 놀림, 가벼운 신체 접촉. 예전 같으면 대화로 풀 수 있었던 일들도 지금은 신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신고가 접수되면 사안의 경중을 떠나 담당자로서는 모든 절차를 진행해야 하는 점도 큰 부담이다.

모두 저의 학생들입니다
장진규 선생님을 버티게 하는 힘은 단순하다. 가해 추정 학생도, 피해 추정 학생도 모두 내가 챙겨야 할 학생이라는 마음이다. 누군가를 먼저 낙인찍지 않기. 차별하지 않기.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사명감으로 버틴다.
“학교폭력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지 않아요. 아이들만의 문제도 아닙니다.
아이들이 자라온 환경과 감정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드러나는 결과가 학교폭력입니다.”
장진규 선생님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체육관과 운동장이다. 하지만 아이들 곁에 있을 때 그는 힘보다 대화를 먼저 시도하는 교사다. 학생들과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고민을 알게 되고, 이해의 폭도 자연스럽게 넓어진다.
“아이들의 하루를, 학교생활을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느낄 때 가장 뿌듯합니다.”
오늘도 아침 7시 10분에 학교 문을 열고, 아이들의 표정을 가장 먼저 살피는 장진규 선생님.
“선생님이 있어서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닙니다.” 이 한마디가 긴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다.
PROFILE
별명: 마동석
MBTI: ENFJ
취미: 운동, 노래 부르기
좌우명: 불광불급(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 어떤 일에 집념하지 않으면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말)
스트레스 해소법: 운동, 학생들과의 대화
학교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 체육관, 운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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