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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질문을 버리지 않는 경남외고 정민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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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경남외고가 대상을 받았다. 대상작은 자석의 성질을 이용해 고철과 알루미늄을 자동으로 구분하는 장치인 '메탈 스캐너'. 이 프로젝트를 이끈 건 경남외고 창업 동아리 G-StartUp팀의 정민찬 학생이다. 학교에 들어오기 전부터 이 동아리를 꿈꿨고, 2년 동안 전국 대회를 누비며 아이디어를 다듬어왔다. 이번 대회와 동아리 활동이 그에게 어떤 경험이었을까. 정민찬 학생을 만나봤다.




“완벽한 마침표를 찍어낸 것 같아 안도감이 컸습니다.”


 


그는 대상 수상 소감을 이렇게 시작했다. 먼저 떠오른 얼굴은 고마웠던 선생님과 팀원들이었다. 1년 동안의 서툴렀던 수고와 노력이 ‘대상’이라는 결실로 돌아왔고, 믿어준 사람들에게 기쁘게 보답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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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는 현장에서 시작됐다




메탈 스캐너는 분리수거를 “잘하자”는 구호보다 한 발 더 들어간 아이템이다. 분류가 어려운 지점이 어디인지, 왜 사람들이 구분하지 못하는지를 먼저 묻는 장치다. 작동 방식은 단순하다. 고철과 알루미늄을 함께 넣으면, 알루미늄은 그대로 떨어지고 고철은 자석에 붙는다. 페달을 밟아 통을 열고 닫는 구조까지 더해져 반자동으로 분류된다. 처음에는 전자석을 계획했지만 초기 비용을 줄이고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네오디움 자석으로 방향을 바꿨다. 기술을 더하는 대신, 조건을 줄였다.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부터 생각했다.




이 아이템의 출발점은 한 번의 질문이었다. 동아리원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집하장에서 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민찬 학생은 “어떤 점이 가장 힘드냐”고 물었다. 돌아온 답은 고철과 알루미늄 분류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정민찬 학생은 그 말을 ‘현장 불평’으로 넘기지 않았다. 조사를 통해 알루미늄이 재활용 시 고철보다 10배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무한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제대로 분류되지 않으면, 가치가 함께 버려진다. 학교에서도 문제는 반복되고 있었다. 외관상 차이가 거의 없는 제품이 공장에 따라 캔과 알루미늄으로 나뉘는 사례가 있었다. 구분이 어렵고, 무엇보다 ‘분류해야 한다는 인식’이 부족했다. 정민찬 학생은 이 지점에서 생각을 정리했다. 분류를 쉽게 하는 동시에 분류해야 한다는 인식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네오디움 자석: 네오디뮴·철·붕소를 합금해 만든 영구자석으로, 지구상에서 가장 강한 자력을 가진 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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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비용으로, 큰 가치 만들기



정민찬 학생이 꼽은 메탈 스캐너의 강점은 구조만이 아니다. “적은 비용으로 크나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산업용 캔-금속 분리기는 최소 500만 원대이고 막대한 전기가 필요하다. 반면 메탈 스캐너는 재활용 플라스틱 프레임과 네오디움 자석으로 제작해 약 2만 원 수준으로 만들 수 있다. 여기엔 누구나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어야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실행보다 어려운 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




창업을 말하면 많은 사람이 ‘실행력’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정민찬 학생의 생각은 달랐다. “실행하는 것보다 어려운 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일이에요.” 그래서 그가 동아리원들에게 가장 자주 꺼내는 단어는 ‘피벗(pivot)’이다. 방향을 바꾸는 일.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내려놓고, 더 나은 가능성을 향해 다시 시작하는 태도다. 그의 팀도 이번 창업경진대회를 준비하며 여러 번 방향을 틀었다. 공업용 장갑에서 시작해 김부각, 젤리 아이디어까지. 시행착오가 많이 있었지만 중요한 건, 필요하다면 과감히 바꿀 수 있는 자세였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스스로 공격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우리 제품 말고 더 나은 방법은 없을까?’, ‘실현 비용이 너무 크지 않을까?’ 이 질문을 피하지 않을 때 아이디어는 선명해진다. 설령 다시 피벗을 하게 되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계속해서 도전하는 자세가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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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동아리가 만든 건 ‘아이템’이 아니라 ‘과정’이다



정민찬 학생이 몸담고 있는 경남외고 창업 동아리 G-StartUp은 여러 팀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다. 동아리의 1년은 ‘아이디어 발췌 - 아이템 구체화 - 창업경진대회 출전 - 기부활동’으로 이어진다. 대회 참가로 끝나지 않고,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창업을 ‘성공’이 아니라 ‘책임’과 연결하는 방식이다. 창업은 단순히 아이디어가 제품이 되는 과정이 아니다. 시장 조사, 구조 설계, 마케팅 전략 수립, 기업 설명회(IR)까지 전 과정을 다뤄야 하는 복합적인 활동이다. 학생들은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이 과정을 직접 경험한다. 동아리장인 정민찬 학생은 팀원들의 역할을 나누고 전체 방향을 조율하고 있다. 그 축적의 시간은 성과로 이어졌다. G-StartUp은 작년 부울경 창업경진대회와 그린 창업경진대회 등에서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했고, 2024년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뒤, 2025년 결국 정상에 섰다. 최근에는 창업동아리 명문 학교상까지 수상하며 동아리의 저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정상보다 중요한 것


정민찬 학생은 좌우명이 없다. 정해진 틀에 맞춰 선택이 굳어지는 느낌이 싫어서다. 대신 또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분명하다. “정상보다 중요한 것은 올라갈 때의 느낌.” 올라가는 과정이 즐겁다면 그 과정은 낭비가 아니니 즐기면서 하라고 말해주고 싶단다.창업경진대회 대상은 결과다. 하지만 정민찬 학생이 보여준 건, 결과보다 먼저 그 결과를 만들어내는 방식이었다. 질문을 놓치지 않는 태도, 방향을 바꾸는 용기, 끝까지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힘. 정민찬 학생은 그 과정을 통해 ‘창업’이라는 단어를 자기 방식으로 배워가고 있었다. 다음 아이템이 무엇이든, 그 출발점은 늘 같을 것이다. 더 좋은 답이 아니라, 더 좋은 질문. 그는 지금도 ‘왜’에서 시작해 ‘어떻게’를 만들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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