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요즘 아이들의 새해


말띠의 해, 말띠 아이들의 신년 목소리를 담다
2026년 말띠 해, 네 명의 2014년생 아이들을 만났다. 새해가 되면 떠오르는 것은 화려한 목표가 아니라 일출을 보겠다던 약속, 친척들과 둘러앉아 먹는 떡국, 새 학기 반 배정을 기다리는 두근거림 같은 순간들이었다. 아이들의 새해는 그렇게 아주 일상적인 장면들에서 조용히 시작되고 있었다.
아이들이 적어 내려간 새해 계획은 크고 거창하진 않지만, 지금의 자신을 조금 더 좋아하기 위한 다짐들이었다. 일기를 매일 쓰지 못해 아쉬웠던 지난 1년,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계속 2등만 했던 기억,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미루어 두었던 날들을 떠올리며 아이들은 ‘다음에는 더 잘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조용히 덧붙였다.
작은 습관 하나, 다짐 한 줄이 모여 내일의 힘이 되듯, 이 아이들이 2026년을 지나며 어떤 ‘나답게 사는 법’을 만들어갈지 기대해 본다.
아이들이 기억하는 새해의 첫 장면
아이들에게 새해는 ‘해가 바뀌는 순간’보다, 그때 함께할 사람들과 풍경이 먼저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새 학기 반 배정을 기다리며 친구 관계를 걱정하고, 일출을 보기 위해 일부러 일찍 일어나고, 떡국을 먹으며 친척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풍경을 떠올린다. 설레면서도 조금은 긴장되는 마음, 가족과 함께하는 익숙한 의식들이 아이들 머릿속에서 ‘새해’의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새해는 거창한 계획의 출발점이라기보다, 아이들에게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맞이하는 따뜻한 의식이다.
남윤재 새 학기가 되면 친한 친구들과 같은 반이 될 수 있을지가 제일 걱정돼요. 또 가족들이랑 새해 해 뜨는 모습을 꼭 보고 싶어요. 2025년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일출을 봤는데 정말 좋은 추억이었어요.
심정훈 저는 윤재와 마찬가지로 새 학기 반 배정이 가장 먼저 생각나요. 친한 친구와 떨어질 수도 있으니까요. 또 떡국 먹는 것, 어르신들께 새해 인사드리는 것도 떠오르고요.
엄소연 새해가 되면 일출이랑 일몰 보러 가는 게 생각나요. 작년에는 늦잠 자서 일출을 못 봤거든요. 올해는 꼭 보러 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소윤 저는 친척집에 가서 떡국 먹는 게 떠올라요. 새해만 되면 항상 친척집에 가서 떡국을 먹는데, 우리 가족의 전통입니다.

올해 꼭 해보고 싶은 일
새해를 앞둔 아이들의 소망은 생각보다 소박하지만, 그 안에 단단한 마음이 숨어 있다. 마지막 초등학교 생활을 보내야 하는 아이들은 설렘이 가득하다. 새해에 ‘꼭 해보고 싶은 일’이란 성적이나 스펙이 아니라, 함께 웃을 사람과 나아가고 싶은 방향을 정해 보는 첫 연습에 가깝다.
남윤재 마지막 초등학교 생활이라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요. 작년에 현장체험학습처럼 같이 놀러 가는 시간이 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도 기대하고 있어요. 또 독서를 꾸준히 해보고 싶습니다.
심정훈 저는 초등학교 졸업식이랑 6학년 때 가는 수학여행이 제일 기대돼요. 경주로 수학여행을 가는데, 부모님과 처음으로 떨어져서 친구들이랑 같이 자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요. 수학여행 생각하면 벌써부터 떨려요.
엄소연 저보다는 사촌동생을 잘 챙겨주고 싶어요. 이제 초등학교 1학년에 들어가서 학교생활에 적응해야 해서 걱정이 되거든요. 저는 외동이라 사촌동생을 예뻐해요.
이소윤 독서 100권에 도전해 보고 싶어요. 올해는 책을 많이 읽지 못해서 아쉬웠거든요. 특히 소설, 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고 싶어요. 독서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예요. 또 제가 사는 지역에는 눈이 잘 안 내려서, 눈이 오면 꼭 눈사람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조금 더 단단해지기 위한 새해 다짐
새해를 준비하는 아이들의 다짐은 의외로 또렷하고 구체적이다. 친구들과 더 사이좋게 지내고, 숙제를 미루지 않기 위해 한 달 단위 계획을 세우고, “아프지 않고 무탈하게 지나가길” 바라며 건강을 챙기겠다고 마음먹는다. 운동을 늘리고, 나쁜 습관을 고치려는 결심까지, 아이들에게 새해 다짐은 스스로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들기 위한 작은 약속이 된다.
남윤재 새해에는 작년보다 더 알차고 유쾌하게 보내고 싶어요. 친구들과 더 친하게 지내고, 사이좋게 지내는 게 제일 중요해요. 공부도 좀 더 열심히 하고, 책도 많이 읽으려고 해요.
심정훈 지금까지는 일일·일주일 단위의 단기 계획을 실천해 봤는데, 새해에는 한 달 단위의 장기 계획을 세워서 꼭 실천해 보고 싶어요. 숙제를 나눠서 조금씩 미리 하고, 학원에 제때 내는 것, 숙제를 빠짐없이 하는 것, 한 달 동안 친구들과 운동이나 태권도를 꾸준히 하는 게 목표예요.
엄소연 “올해는 제발 무탈하게 지나가자”가 제 다짐이에요. 작년에 실수가 많았고, 면역력이 떨어져서 감기도 자주 걸렸거든요. 올해는 아프지 않고 지나갔으면 좋겠어요.
이소윤 지난해에는 운동을 잘 안 했는데, 새해에는 운동을 많이 해서 키도 크고 살도 좀 빼고 싶어요. 또 긴장하면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는데, 이 습관을 꼭 고치고 싶어요.

아쉽지만, 그래서 다시 시작하는 새해
지난해를 떠올리는 아이들의 표정에는 아쉬움과 다짐이 함께 얹혀 있다. 아이들은 “못 해서 다행”이 아니라 “다음에는 꼭 해보고 싶다”고 말하며 스스로를 돌아본다.
남윤재 예전에는 독후감 과제가 필수라 책을 많이 읽었는데, 올해는 선택이어서 책을 많이 읽지 못했어요.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서 뭘 많이 한 것 같지도 않고, 친구들과 추억도 더 많이 만들지 못해서 아쉬워요.
심정훈 작년 목표는 ‘일기를 매일 꼬박 쓰는 것’이었는데, 제가 조금 게을러져서 매일 쓰지 못했어요. 내년에는 매일 일기를 쓰는 걸 다시 목표로 잡았어요. 일기를 잘 쓰면 추억을 간직할 수 있어요.
엄소연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계속 2등만 했어요. 1등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아쉬웠어요. 영어로 말하는 걸 좋아해서 새해에는 꼭 한 번은 1등을 해보고 싶어요.?
이소윤 ‘오늘 해야 할 일 리스트’를 매일 쓰고 하나씩 지워가면서 실천하는 게 목표였는데, 자꾸 미루다 보니 잘 지키지 못했어요. 새해에는 리스트를 제대로 써서, 해야 할 일을 채우고 실천하는 한 해로 만들고 싶어요.
새롭게 바꾸고 싶은 작은 습관
새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거창한 목표보다도 ‘조금은 달라진 나’일지 모릅니다. 아이들이 말하는 새해 계획은 크지 않지만, 매일의 삶을 조금씩 단정하고 따뜻하게 바꾸려는 다짐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남윤재 가족들이랑 더 많이 이야기하면서 배려하는 태도를 갖고 싶어요. 친구들에게도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다가가 도와주려고 해요.
심정훈 부모님께 꼭 존댓말을 쓰는 습관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처럼 반말을 하면 예의 없어 보이는 것 같아서요.
엄소연 지금보다 좀 더 일찍 자는 습관을 들이고 싶어요. 요즘 너무 늦게 자서 아침에 힘들 때가 많거든요.
이소윤 손톱을 물어뜯지 않는 습관을 꼭 고치고 싶어요. 손도 예쁘게 관리하면서 더 단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간
아이들이 꿈꾸는 ‘좋은 친구’ 모습
아이들이 새해를 떠올릴 때 가장 많이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어떤 친구가 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다. 먼저 손을 내밀어 도와주는 친구, 다정하고 믿을 수 있는 친구, 책임감 있게 앞에 서는 친구, 함께 놀며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짜 친구. 새해를 맞아 적어 내려간 이 바람들은 결국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의 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
남윤재 친구들이랑 더 친해지기 위해서 먼저 다가가서 말도 걸고, 같이 놀자고 이야기하는 편이 되고 싶어요.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진짜 친한 친구’ 5명을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
심정훈 친구들이 도움을 요청했을 때 먼저 도와주는 친구가 되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제가 도움을 받은 적이 더 많은 것 같아서, 이제는 제가 친구들을 많이 도와주고 싶어요.
엄소연 먼저 손을 들고 발표하고, 친구들 앞에서 시범을 보여주는 학생이 되고 싶어요. 그래야 친구들이 저를 많이 찾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해요.ㅜ
이소윤 친구들에게 다정하고 똑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지금 학생회 부회장을 하고 있어서, 책임감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싶어요.
아이들의 새해 다짐,
나에게 보내는 작은 편지
새해를 앞두고 아이들이 가장 먼저 응원해 준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었다.
실수할 수도 있지만 다시 똑같이 반복하진 않을 거라고, 언젠가 해낼 수있을 거라고 믿어 주는 말들 속에는 자기 자신을 향한 애정과 신뢰가 담겨 있다.
넌 뭐든지 할 수 있어
너는 실수를 할 수도 있지만, 다시는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거야. 너의 미래를 응원해
남은 초등학교 1년, 잘 지내보자
넌 꼭 할 수 있을 거야. 힘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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