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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미래형 교육공동체’ 카멜레온과 자치배움터



학교를 넘어 마을로 확장된 배움의 공간 ‘미래형 교육공동체’ 카멜레온과 자치배움터


 


 



(왼쪽부터)김인혁 목공메이커 강사, 정원규 운전주무관, 천현실 파견교사, 신은윤 목공메이커 강사, 3학년 김범수, 3학년 곽유나, 3학년 김은민, 3학년 박재훈, 구세진 목공메이커 강사, 백선아 목공메이커 강사


(왼쪽부터)김인혁 목공메이커 강사, 정원규 운전주무관, 천현실 파견교사, 신은윤 목공메이커 강사,


3학년 김범수, 3학년 곽유나, 3학년 김은민, 3학년 박재훈, 구세진 목공메이커 강사, 백선아 목공메이커 강사


 


 


학교의 담장을 넘어 마을 전체가 배움터가 되는 곳, 그것이 ‘행복마을학교’의 모습이다. 경남교육청이 운영하는 행복마을학교는 지역의 유휴공간을 활용해 학생·양육자·주민이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미래형 교육공동체다. 교실 수업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체험과 자치를 마을 속에서 실천하며, 아이들은 배움의 주체로 한 걸음 나아간다. ‘행복학교’가 학교 안에서 배움과 협력의 문화를 만드는 곳이라면, ‘행복마을학교’는 그 배움을 마을로 확장해 함께 성장하는 교육공동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행복마을학교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것은 농산어촌 학교를 찾아가는 이동식 작업장 ‘카멜레온’과 청소년이 직접 운영하는 ‘청소년 자치배움터’다. 


카멜레온은 교실을 넘어 마을로 이동하며 배움의 공간을 확장했고, 자치배움터는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자율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학교 운동장에 나타난 이동식 공방 ‘카멜레온’


 


“이 나무에 구멍을 뚫으면 곤충이 살 수 있대요!”


지난 10월 김해 대동중학교 운동장에 대형 트럭 한 대가 들어섰다. 이동식 작업장 카멜레온 차량이다. 문을 열자 톱, 드릴, 사포 등 목공 도구들이 정돈된 작은 공방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은 학생들이 직접 ‘곤충 호텔’을 만드는 생태 목공 수업이 열렸다.


아이들은 고글과 장갑을 착용한 채 나무를 자르고 조립했다. 평소 교실에서는 보기 힘든 진지한 눈빛이 이어졌다. 한 학생은 “곤충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학생들은 능숙한 망치질로 친구들의 인정을 받으며 자신감을 되찾는다.


 


 


아이들이 곤충호텔을 만들기 위해 목공에 색을 칠하고 있다.


아이들이 곤충호텔을 만들기 위해 목공에 색을 칠하고 있다.




 


“단순한 목공체험에 머무르지 않고, ‘곤충호텔 제작을 통한 생태환경 교육’이라는 본질적 목표를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손으로 만드는 경험을 통해 생태적 감수성을 기르고, 작은 생명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나갈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죠. 한 학생이 수업 후 ‘앞으로 혼자서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기억이 남아요.” 천현실 카멜레온 수업 담당 교사




‘카멜레온’은 경남교육청 행복마을학교가 운영하는 이동식 체험형 수업 차량이다. 농산어촌이나 작은 학교처럼 체험 시설이 부족한 곳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직접 만드는 즐거움을 전한다. 차량 내부에는 목공 장비와 안전장치가 갖춰져 있어 어디서든 공방으로 변신한다. 이름처럼 ‘환경에 맞춰 색을 바꾸는 카멜레온’처럼, 이 차량은 다른 마을에서 새로운 배움을 펼친다.


이번 수업의 주제는 ‘생태 전환’이었다. 아이들이 만든 곤충 호텔은 마을 산책로와 학교 화단 곳곳에 설치된다. 단순한 목공 체험이 아닌, 지역 생태계의 일원이 되는 경험이다.




처음에는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작업이라 잘 못했어요. 그래도 친구들이 나서서 도와줘 곤충 호텔을 만들 수 있었죠. 덕분에 협동심을 기른 것 같아요. 곽유나 김해 대동중 3학년




이번 카멜레온 수업이 아니었다면 평생 목공 작업을 못 해 봤을 거예요(하하). 이번에 배운 못질은 언젠가 쓸 수 있는 꼭 필요한 배움이었죠. 김은민 김해 대동중 3학년


 




아이들이 강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목공 조립을 준비하고 있다.


아이들이 강사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목공 조립을 준비하고 있다.


 


 


청소년들이 이끄는 자율적 학습의 장 ‘자치배움터’


 


“오늘은 우리가 직접 메뉴를 정하고 홍보까지 해 봐요.”


토요일 오후, 자치배움터 문을 열자 웃음소리와 음악 소리가 한꺼번에 쏟아져 나온다. 한쪽에서는 밀가루 반죽을 치대는 소리가 들리고, 다른 교실에서는 드럼 비트에 맞춰 밴드 연습이 한창이다. 맞은편 공간에서는 아이들이 톱과 사포를 들고 작은 나무 의자를 만들고, 복도 끝에서는 댄스 동아리 아이들이 거울을 보며 안무를 맞춘다. 이곳이 경남행복마을학교가 운영하는 ‘청소년 자치배움터’다.


자치배움터에는 매주 토요일 중·고등학생 70여 명이 모인다. 창업, 제빵, 목공, 밴드, 댄스 등 관심사가 다른 아이들이지만, 공통점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배움’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동아리는 어른이 짜 준 프로그램이 아니라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한다. 무엇을 배울지, 어떤 프로젝트를 할지, 발표는 어떻게 할지까지 회의에서 결정한다.


자치배움터의 심장은 ‘청소년 자치회’다. 동아리 활동이 끝난 뒤 각 동아리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다음 달 플리마켓을 열지, 지역 축제에 어떤 무대로 나갈지, 예산을 어떻게 나눌지 진지한 논의가 이어진다. 한 아이는 “하고 싶은 게 다 달라서 힘들 때도 있지만, 결국 다 같이 합의점을 찾으면 뿌듯해요”라고 말한다. 이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협업과 의사결정을 배워 나간다.


 


 


행복마을학교 청소년자치배움터 아이들이 연합캠프에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행복마을학교 청소년자치배움터 아이들이 연합캠프에 참여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경남교육청 강인의 교사는 자치배움터의 목표를 이렇게 설명한다. 




청소년 자치배움터는 아이들이 ‘자치를 배우는 연습장’이에요. 학교, 마을, 환경, 또래라는 네 가지 공적인 가치를 중심에 두고, 스스로 살아갈 자립의 힘과 더불어 사는 공존을 함께 익히는 곳이죠. 길잡이교사는 뒤에서 동아리 운영을 도와주고 갈등을 중재할 뿐, 중심에 서는 건 언제나 청소년입니다. 강인의 교사




자치배움터의 무대는 마을로도 확장된다. 밴드·댄스 동아리는 구암1동 동민의 날 기념 구부기 문화축제에서 공연을 펼쳤고, 경남청소년드림페스티벌에서는 밴드 동아리가 무대에 올랐다. 진해 가을 군항 페스타에 참여해 시민들 앞에서 공연한 경험도 있다. 한 참여 청소년은 “연습실에서만 연주할 때랑 달리, 무대에 서면 ‘우리가 진짜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웃었다. 취미와 배움이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경험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행복마을학교 청소년 연합 동아리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동아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행복마을학교 청소년 연합 동아리 캠프에 참여한 아이들이 동아리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평일 저녁에는 또 다른 쉼터가 열린다. 이름부터 정감 가는 공유공간 ‘들락날락’이다. 


하교 후 학원에 가기 전, 아이들은 이곳에 들락날락하며 잠시 숨을 고른다. 어떤 학생은 책상에 앉아 과제를 하고, 또 다른 학생은 보드게임을 하거나 간단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친구와 수다를 떨기도 하고, 조용히 앉아 음악을 듣기도 한다. 이곳은 경쟁에서 한 발 비켜나 청소년들이 서로를 만나는 작은 지역 커뮤니티다.


구암중 3학년이자 밴드 동아리 ‘차일드후드’에서 활동하는 최도윤 학생은 ‘들락날락’을 이렇게 소개했다.




행복마을학교 외에 청소년들이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곳이 있기는 하지만, 비용이나 안전, 편의성에서는 행복마을학교 시설이 가장 좋습니다. 들락날락 쉼터 외에도 갈 곳은 무수히 많지만, 그중에서도 들락날락을 택하고 싶을 만큼 이 공간에는 가능성이 있어요. 단지 쉬는 곳이 아니라 쉼터를 들락날락하며 또래 친구들과 소통하고 관계 속에서 서로를 대하는 방법을 배우게 됩니다. 친구들도 저를 통해 배울 점을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구암중 3학년 최도윤 / 밴드 동아리 ‘차일드후드’




강 교사는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 “더 다양한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맞는 동아리를 만들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어 “자치배움터에서 키운 협력과 자립의 역량이 지역사회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나중에는 사회를 바꾸는 힘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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