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당자 정보
-
- 담당부서홍보담당관
- 전화번호055-278-1788
재미를 더하다
불안한 입시의 시간, 양육자는 어떻게 아이 곁을 지킬까요?


정복순
경상남도가족센터 부모코칭전문가
고3이 된 아이를 바라보는 요즘, 마음이 무겁습니다. 세상의 모든 짐을 홀로 짊어진 듯한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듭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이렇게 길게 느껴진 적이 없고, 또 한편으로는 너무 짧게 흘러가는 것 같아 조급한 마음에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많습니다.
공부와 입시라는 무게를 견디는 아이 곁에서 양육자인 저도 불안합니다. 혹시 내 불안이 아이에게 전해질까, 내가 더 힘들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이 시기에 양육자로서 어떻게 아이를 지켜봐야 할지, 어떤 말과 태도로 곁을 지켜야 할지 조언을 듣고 싶습니다.
성인과 아이의 경계에서, 흔들리는 고3의 마음
고3의 시간은 아이에게 단순한 시험 준비의 시기가 아닙니다. 학생이라는 익숙한 울타리 안에 머물면서도, 동시에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 ‘예비 성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받아들여야 하는 시기입니다.
‘내가 진짜 원하는 미래는 무엇일까?’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좋은 대학에 가야만 한다’는 사회적 압박 사이에서 아이들은 혼란스러워합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거나 결과가 예측되지 않을 때, 깊은 좌절과 무력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탓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정은 극심한 스트레스와 예민함으로 이어지고, 때로는 깊은 우울감으로 발전하기도 합니다. 양육자는 자녀의 입시를 자신의 일처럼 여기며, 성공과 실패를 함께 짊어지게 됩니다. 이른바 ‘대리 시험 증후군’에 빠지기 쉽고, 이는 불안과 조급함을 키웁니다. 쏟아지는 입시 정보 속에서 무엇이 옳은지 혼란스럽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며 불안감이 커집니다.
커버린 아이가 대화보다 침묵을 택하고, 방문을 닫은 채 혼자 시간을 보낼 때 양육자는 서운함과 무력감을 느낍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걸까?’ 하는 회의가 드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양육자가 먼저 자신의 마음에 단단한 중심을 세우는 일입니다. 그래야 아이도 흔들리지 않고 자기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물질보다 큰 힘, 정서적 안정입니다
‘기다림’이라는 이름의 가장 큰 믿음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합니다.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통해 진짜 어른으로 성장합니다. 양육자의 조급한 말 한마디는 아이에게 ‘나는 부모님을 만족시켜 드리지 못하는구나’라는 깊은 자책감을 남길 수 있습니다.
“공부해야지?”가 아니라 “많이 힘들지? 잠시 머리 좀 식혔다가 하는 건 어때?”라고, “이번 모의고사 성적은 왜 이 모양이니?”가 아니라 “시험 보느라 정말 고생 많았어. 이번에 특히 어려웠던 부분이 있었니?”라고 말해주세요.
‘물질적 지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서적 안정’입니다. 비싼 영양제나 유명 강사의 강의보다 지금 아이에게 절실한 것은 언제든 돌아와 편히 쉴 수 있는 ‘안전한 집’입니다. 백 마디의 조언보다 따뜻한 밥 한 끼가 더 큰 위로가 됩니다. 지친 어깨를 말없이 토닥여주거나, 등굣길에 아이를 꼭 한 번 안아주세요.
책상 위에 “사랑하는 우리 아들(딸), 매일 애쓰는 모습이 참 대견해. 항상 응원할게.”라는 짧은 메모를 남겨보세요. 그 한 문장이 아이의 하루를 버티게 하는 힘이 됩니다.
‘입시 정보’는 부모의 몫이지만, ‘최종 선택’은 자녀의 몫임을 존중해주세요. 복잡한 입시 전형을 분석하고 설명회에 다니며 정보를 모으는 것은 도와주시되, 마지막 결정은 아이가 스스로 내릴 수 있도록 믿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양육자의 뜻이 담긴 선택은 잠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지만, 결국 자녀의 만족도와 자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자녀의 인생은 결국 자녀의 것입니다.
아버님, 어머님. 고3이라는 시간은 자녀가 양육자의 품을 떠나 홀로 서는 법을 배우는 마지막 훈련의 시기입니다. 결과가 어떻든, 지난 12년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자녀를 자랑스럽게 여겨주세요. 그리고 이 길고 고된 여정을 함께 완주하고 있는 양육자님 자신에게도 따뜻한 격려를 건네시길 바랍니다.

- 이전글
- 다음글
03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