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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백리밥상’, 학교가 지역의 맛을 품다

 


‘백리밥상’, 학교가 지역의 맛을 품다


 


경남의 학교급식이 새로운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한 끼를 넘어, 지역의 먹거리와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확장되고 있다. 


경남교육청이 추진하는 ‘2025 백리밥상’은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식단을 통해 식재료의 이동 거리를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건강한 식생활을 실천하는 생태전환교육의 대표 사례다.


각 지역의 특색을 담은 밥상은 학생들에게 고장의 전통과 자연의 가치를 함께 전하며, 교실에서는 이를 주제로 한 교육자료를 사용해 식생활과 공부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한다. 


백리밥상은 ‘먹는 교육’을 넘어 ‘생각하는 급식’을 목표로 한다.


먹거리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이 지역 경제를 살리고, 환경을 지키며, 미래 세대의 의식까지 바꿔 나가고 있다.


 


백리밥상이란?


경남의 각 지역에서 재배된 신선하고 안전한 식재료로 구성된 경남 학교급식 식단입니다.




지역의 맛이 수업이 되다


 


경남교육청이 추진하는 2025 백리밥상은 학교급식을 단순히 식사 제공의 기능으로 보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한 끼 식사는 지역을 배우고 환경을 이해하며, 지속 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도내 각 지역의 농산물과 특산물을 식단에 담아 식재료 이동 거리를 줄이고, 지역 먹거리의 순환을 되살리는 것이 핵심이다. 경남교육청은 이를 통해 학교급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생태전환교육의 한 축으로 자리 잡기를 기대하고 있다.


2019년 운영됐던 ‘백리식단’을 전면 개편한 ‘2025 백리밥상’은 지역성과 교육적 가치를 강화한 중장기 프로젝트다. 현재 경남의 모든 학교와 유치원은 월 2회 이상 백리밥상을 운영하고 있다. 마산의 ‘가고파밥상’, 진주의 ‘논개밥상’, 산청의 ‘동의보감밥상’, 통영의 ‘통제영밥상’, 창원의 ‘감꽃향기밥상’ 등 20개 지역별 밥상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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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백리밥상 지역별 현황


 


각 식단은 단순한 메뉴가 아니라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이 담긴 이야기로 구성된다. 통영의 ‘통제영밥상’은 다채롭데이(채식 급식)와 연계해 해양 생태의 가치를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 창원의 ‘감꽃향기밥상’은 ‘세계 리필의 날’을 주제로 자원 절약과 재사용의 의미를 식단 속에 녹여냈다. 밀양 ‘아리랑밥상’은 지역 쌀과 농산물을 활용해 전통 음식의 멋을 살리고, 함양의 ‘물레방아밥상’은 지역 농가와 협력해 농촌 먹거리의 순환을 실천한다. 급식실은 이제 단순한 배식 공간이 아니라, 지역의 삶과 문화를 배우는 또 하나의 교실이 되고 있다.




 


먹거리로 배우는 생태전환교육


 


백리밥상은 영양교사·영양사·조리사 등 24명으로 구성된 TF팀이 중심이 되어 운영된다. TF팀은 유·초·중등으로 나뉘어 매달 네 곳의 지역을 선정해 식단을 개발하고, 이에 맞는 교육자료를 제작한다. 식단개발팀은 지역 식재료의 계절성과 영양균형을 고려해 레시피를 구성하고, 교육자료개발팀은 식단이 제공되는 주에 맞춰 교실이나 급식실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학습자료를 만든다.


학생들은 급식 전 교실에서 음식의 배경과 재료의 의미를 배우고, 급식 시간에는 실제로 그 음식을 맛보며 지역의 풍미를 체험한다. 교사는 이를 활용해 식생활·환경·경제·지역문화를 통합적으로 다루는 수업을 진행 중이다. 창녕의 ‘우포밥상’ 주간에는 우포늪의 생태환경과 지역 생물 다양성에 대해 배운다. 산청의 ‘동의보감밥상’ 주간에는 전통 약재와 음식의 관계를 탐구하는 활동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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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진양고등학교 백리밥상을 먹고 빈 그릇을 반납하는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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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백리밥상의 날을 운영하고 있는 모습


 


학교 현장의 자율성도 높다. 각 학교는 여건에 따라 메뉴를 조정하거나 레시피를 변형할 수 있으며, 알레르기 유발 식재료가 있는 경우 대체 식단을 마련한다. 영양 기준에 맞게 1인 분량을 조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모든 학교가 똑같은 급식’이 아니라 ‘학교마다 살아 있는 급식’을 만들겠다는 취지를 반영한다. 백리밥상은 단순히 특정 메뉴를 보급하는 제도가 아니라, 학교가 지역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식생활 문화를 스스로 구축해 나가는 교육 플랫폼으로 기능하고 있다.


경남교육청은 앞으로 지역 농가와 협력체계를 강화한다. 또 학교 간 교류를 확대해 백리밥상을 경남형 먹거리 교육의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특히 학생 참여형 프로그램과 지역 특산물 연계 체험을 확대하고, ‘다채롭데이’를 늘려 채식·저탄소 식단을 일상화할 방침이다. 백리밥상은 한 끼의 식사를 넘어 지역과 환경, 사람을 잇는 배움의 과정이다. 먹거리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이 지역경제를 살리고 아이들 의식을 바꾼다. 급식이 지속 가능한 미래를 향한 교육의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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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별미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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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지역 식재료 사용 활성화를 위한 학생 포스터 공모전


 


 


INTERVIEW


경남교육청은 학교급식을 단순한 ‘한 끼 식사’가 아닌, 지역과 상생하고 건강한 식생활 문화를 배우는 ‘교육의 장’으로 확장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백리밥상’이 있다. 지역 식재료를 활용해 경남의 맛과 이야기를 담고,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며 배움으로 이어가는 백리밥상은 이제 경남형 공공급식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았다. 경남교육청 교육복지과 급식담당 이진경 장학사를 만나 백리밥상의 비전과 향후 방향을 들어봤다.




백리밥상의 핵심 목표와 비전은?


핵심 목표는 지역과 상생하는 학교급식의 실현입니다. ‘지속 가능한 식생활을 실현하는 경남 학교급식’이라는 비전 아래, 공공급식의 가치와 역할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서구화된 식습관을 개선하기 위해 지역 향토음식 중심의 식단을 운영했습니다. 예를 들어 산청은 ‘동의보감밥상’, 밀양은 ‘아리랑밥상’을 제공했습니다. 그러나 ‘2025 백리밥상’부터는 시군 단위를 넘어 도 전역으로 확대했습니다. 매달 선정된 네 곳의 지역 밥상을 도내 모든 학교가 함께 즐기고, 식단과 연계된 교육자료도 제공합니다. 학교급식이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기후변화, 식문화, 지역경제를 함께 고민하는 공공급식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에서는 어떻게 실현되고 있나?


백리밥상은 단순한 일회성 급식이 아닙니다. 지역 식재료의 의미를 배우는 교육 과정이 함께 운영됩니다. 예를 들어 양산과 하동은 매실, 거제와 남해는 유자를 주제로 삼아 급식 전 교실 수업이나 식생활관 활동을 통해 해당 지역의 특산물과 문화를 배웁니다. 이러한 교육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소비 습관과 식생활 인식을 길러주며, 급식의 의미를 ‘맛’에서 ‘가치’로 확장시킵니다. 각 학교에서는 전통음식 만들기나 향토식체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매실청, 유자청, 고추장 등을 급식에 활용하며 지역의 맛을 체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변화나 반응은?


지난 9월 운영된 ‘마산 가고파밥상’은 ‘가자! 가을야구’라는 주제로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지역 연고팀을 응원하며 식사를 즐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키웠습니다. 


또 ‘남해 보물섬밥상’은 ‘남해로 떠나는 독일 여행’을 주제로 남해 독일마을과 특산물을 식단에 반영했습니다. 마침 방송 프로그램 ‘폭군의 셰프’에서 같은 ‘슈니첼’이 소개되며 학생들의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아이들은 돈가스와 슈니첼의 차이를 비교하며 남해의 역사와 문화를 자연스럽게 배웠습니다. 식사를 통해 지역 이야기를 배우고 근현대사로까지 확장되는 경험이 학교 현장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백리밥상은 경남형 공공급식의 미래 방향을 제시합니다. 최근 다른 시도 교육청에서도 이를 벤치마킹해 지역형 식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경남교육청은 영양교사·영양사·조리사가 협력해 교육자료와 식단을 개발하고, 학교 현장에서 실질적으로 활용되는 ‘쓰임 있는 급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축적된 자료를 데이터화해 학교가 자율적으로 식단을 구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양육자와 지역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 가능한 급식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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