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메뉴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가치를 만나다

수학자 꿈꾸는 학생과 김현주 선생님

수학자 꿈꾸는 학생과 김현주 선생님


 


 


수학의 길 열어 준 교사, 교사를 성장시킨 학생 수학으로 증명된 우리 사이


 


 


강기현 학생 과 김현주 선생님


 


 


전국의 수많은 ‘수포자(수학을 포기한 사람)’들이 말해주듯, 유독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학 공식도 어려울뿐더러 정답에 이르는 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을 ‘성적을 내야 하는 과목’이 아니라 ‘수학이 나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라고 말하는 학생이 있다. 


그리고 그 곁에는 그런 학생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수학 교사가 있다. 


수학으로 맺어진 교사와 제자의 인연은 더 이상 증명할 필요 없는 수학 공식처럼 필연적으로 이어져 있었다.


 


 


수학을 가장 사랑하는 학생과 교사의 만남


 


지난여름, 거제 연초고등학교 교정에서 ‘교내 수학 체험전’이 펼쳐졌다. 체험전의 하이라이트는 뭐니 뭐니 해도 학생이 직접 문제를 출제하는 ‘수학 퀴즈 골든벨’이었다. 골든벨 문제를 직접 출제하고 행사 진행까지 맡은 학생이 바로 수학 사랑이 남다른 강기현 학생이었다. 기현이는 친구들에게 낼 기발한 수학 문제를 고민하고 행사를 진행하면서, 그 여느 때보다 바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강기현 학생 - “처음에는 그냥 수학을 조금 잘하는 아이였어요. 그런데 김현주 선생님을 만나고 나서 수학이 정말 좋아졌어요. 어려운 문제를 풀었을 때 희열도 있고, 친구들에게 풀이법을 알려주고 그 친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뿌듯하고요.”


 


김현주 선생님은 이런 기현이의 모습을 누구보다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김 교사는 지금까지 수많은 학생들에게 수학의 매력을 전해왔지만, 그중에서 기현이를 ‘수학을 가장 사랑하는 아이’로 꼽았다.


 


김현주 선생님 - “기현이는 단순히 수학 문제를 잘 푸는 아이가 아니라, 문제에 접근하고 풀이하는 방식이 정말 남달라요. 무엇보다 수학은 호기심이 있어야 하는데, 수학에 관심을 가지고 탐구하려는 의지가 남다른 아이입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기현이가 계속 수학을 사랑하면서 우리나라 수학 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어요.”


 


 


022-1.jpg


 


 


교실 안에서도, 교실 밖에서도 오로지 ‘수학’


 


수학을 조금 잘하는 아이였던 기현이를 이렇게 성장시킨 것은 김 선생님의 수업 방식 덕분이었다. 김 선생님은 교육부에서 만든 수학 탐구용 소프트웨어 ‘알지오매스(AlgeoMath)’를 활용해 어려운 수학을 쉽게 표현하면서 학생들이 실생활 데이터와 수학 개념을 연결해 분석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수학과 미술을 접목한 수업을 펼치는 등 ‘교과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단순 계산을 넘어 미래 시대에 필요한 융합형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2024 대한민국 수학 교육상’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 선생님의 수업이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바로 수학 문제를 학생들이 직접 교사가 되어 친구들 앞에서 풀어볼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이다. 지난 1학기 수업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자기만의 풀이법으로 문제를 풀도록 했는데, 지난 학기에 가장 많이 교단에 나간 학생이 바로 기현이었다. 기현이는 스물여덟 번이나 친구들 앞에 나가서 색다른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나갔고, 풀이 과정을 친구들에게 소개하면서 수학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


기현이의 수학 사랑은 수업 시간에 국한되지 않았다. 자유주제 탐구에서 ‘삼각함수를 이용해 정다각형의 높이 구하기’란 주제로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 연구를 위해 기현이는 쉬는 시간마다 김 선생님을 찾아가 자신이 고민하는 방향을 함께 이야기하고, 피드백을 받아 논리를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했다.


 


김현주 선생님 - “사실 기현이는 저를 가장 많이 괴롭힌 학생이기도 해요. 기현이가 연구하고 탐구한 방법을 나누러 오면, 저도 그 부분에 대해 더 공부하고 또 조언을 해줘야 하잖아요. 그래서 저도 계속 공부하게 되더라고요. 그런 면에서 기현이는 저를 성장하게 한 학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022-4.jpg


 


 


세상의 난제를 푸는 수학자를 꿈꾸며


 


김 선생님은 얼마 전 대한민국 수학 교육상에 대한 포상으로 일본 학숙 시찰을 다녀왔다. 일본에서는 수학 탐구 시간이 따로 있어서, 학생들에게 풀리지 않는 난제를 연구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김현주 선생님 - “난제는 정답이 없기 때문에 수업 시간에 활용하기가 쉽지 않거든요. 궁금해서 물어보니, 그 난제에 일부 조건을 정해줬을 때 얼마만큼 해결했는가가 본인들의 결과물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조금씩 접근해 가다 보면 언젠가는 학생들 중 한 명이 난제를 해결하게 되지 않을까요? 우리 수학교육도 그렇게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 선생님의 경험담을 들은 기현이의 눈이 반짝였다. 평소 김 선생님처럼 학생들에게 수학의 재미를 알려주는 수학 교사가 되고 싶었던 기현이의 꿈이 바뀌게 된 것이다. 수학의 매력을 전하는 일도 좋지만, 세상에 있는 난제를 풀어나가고 또 난제를 만들어 내는 수학자가 되고 싶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강기현 학생 - “만약 수학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도 꿈이 없는 상태로 지냈을 거예요. 김현주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수학을 그냥 시험 과목 중 하나로만 여겼을 겁니다. 선생님을 만나고, 증명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니까 수학이 더 흥미로워졌어요. 마치 수학이 나를 위해 태어났다고 느낄 정도로요.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수학을 탐구하고 연구하는 수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022-3.jpg


 


 


수학으로 맺은 인연, 수학 공식처럼 필연으로 이어지길


 


기현이는 여러 조건에 맞춘 수학 문제를 풀어나가면서 저절로 문제해결력이 좋아졌다. 덕분에 다른 과목 성적도 향상됐다. 무엇보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맞닥뜨리게 될 수많은 난제를 가장 최적화된 방법으로 풀어나갈 힘을 얻었다. 기현이에게 수학은 책이나 숫자에 갇혀 있는 학문이 아니라, 삶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 나가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되어준다.


 


강기현 학생 - “지금처럼 계속 수학을 공부해 나가다 보면 언젠가 어려운 내용도 증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때 다시 김현주 선생님을 모시고 함께 수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수학으로 맺어진 선생님과 학생의 인연은 잠시 위기를 맞은 것처럼 보였다. 지난 8월 말을 끝으로 김현주 선생님이 연초고를 떠나 옥포성지중학교 교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기 때문이다. 김 선생님은 이제 막 수학으로 가는 길에 올라탄 기현이를 두고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를 떠나더라도 기현이에게만은 여전히 수학 이야기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이자 스승으로 남아있고 싶다고 전했다. 둘 사이는 이미 수학 공식처럼 필연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다른 학교에 있더라도 그 인연은 계속될 것이다. 


수학은 끝없는 증명의 학문이다. 하지만 수학을 대하는 기현이의 눈빛이나, 기현이를 바라보는 김 선생님의 눈빛에서 더 이상의 증명은 필요 없어 보였다. 교사와 제자로 처음 만났던 두 사람은 언젠가 수학의 길을 확장해 나가는 동료로서, 그 인연이 무한대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