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요즘 아이들의 독서법


독서를 즐기는 아이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번에 만난 김도훈·허승윤 학생은 ‘2025 창원 중학생 독서토론 캠프’에 참여해 책을 읽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경험을 했다. 변민서·변민지 학생은 대한민국 독서토론·논술 한마당에서 최우수상을 받아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아이들은 다양한 방식을 통해 독서로 성장하고 있다.
“책은 억지로 읽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은 책 속 세상에 몰입하는 방법, 꾸준히 읽는 비결, 그리고 독서가 삶에 주는 힘을 들려주었다. 책이라는 또 다른 학교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중학교에 재학 중인 아이들은 독서토론 캠프와 대회에 참여했다. 이 자리는 이기는 토론이 아니라 서로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하는 자리였다. 이번에 만난 학생들은 토론을 통해 독서를 한층 더 깊이 있게 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허승윤 다들 독서를 즐기는 친구들이다 보니 몰랐던 책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었어요. 같은 책이라도 다르게 해석한 부분이 있어 서로 알아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김도훈 책을 읽고 나서 제 생각을 말해 본 적은 많지만, 다른 사람의 감상을 들은 적은 거의 없었어요. 같은 책을 읽어도 다르게 느껴서 감상이 더 풍부해졌다고 느꼈습니다.
변민서 서로 중요하게 생각한 내용이 다르다 보니, 제가 놓친 줄거리를 친구들이 많이 알려줬어요. 덕분에 책을 더 깊이 읽을 수 있었습니다.
변민지 『맡겨진 소녀』라는 소설을 같이 읽었어요. 사실 제게는 크게 흥미롭지 않은 책이었죠. 그런데 캠프에서 친구들이 질문하고 답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제가 놓친 부분이 많다는 걸 알았어요. ‘몰랐던 재미있는 부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들은 평소에도 독서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즐긴다. 독서를 좋아하게 된 계기와 취향도 각양각색이다.
허승윤 한 달에 두 권 정도 책을 읽어요. 특히 추리소설을 좋아하고,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책을 주로 읽습니다. 빠져들 만큼 재미있어요.
김도훈 하루에 한 시간 정도는 꼭 책을 읽습니다. 고전 소설을 특히 좋아하는데, 『데미안』은 방황하던 과거의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에 와닿았어요.
변민서 소설이나 심리학 책을 주로 읽습니다. 소설을 읽으면 그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몰입감이 좋고, 심리학 책은 마음이 불안할 때 큰 도움이 돼요.
변민지 소설이나 에세이를 좋아합니다. 특히 그림이 들어간 책이 몰입이 잘돼 자주 읽어요. 다양한 문장 표현을 담은 에세이도 즐겨 읽는 중입니다.


독서 후 책의 내용을 오래 기억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과거에는 독후감을 쓰는 방식이 많았다면, 요즘 아이들은 저마다의 방법으로 기록을 남긴다.
김도훈 책을 읽은 뒤 독서감상문을 씁니다. 단순한 줄거리가 아니라 책을 통해 느낀 점,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까지 적어요. 자기반성문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습니다.
변민서 인상 깊었던 부분을 필사하고 있어요. 필사를 하면 그때 느꼈던 감정이 오래 남아요. 책 속 분위기를 간단한 그림으로 표현하기도 해요.
변민지 예전에는 컴퓨터로 꼼꼼하게 기록했지만, 요즘은 바빠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어요. 대신 메모지를 붙여 인상 깊은 문장을 표시해 두고, 나중에 바로 찾아볼 수 있게 합니다.

책은 아이들에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삶의 쉼표가 된다.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책을 읽을수록 발전한 자신을 발견한다.
허승윤 책에서 몰랐던 지식을 알게 될 때가 많아요. 소설은 읽다 보면 내용에 몰입해 스트레스가 해소되기도 합니다.
김도훈 책을 읽다 보면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답을 찾는 공부가 아니라, 쓸모없어 보일지라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많이 떠올라요.
변민서 걱정이 많거나 불안할 때 책을 찾아요. 독서 덕분에 혼자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변민지 책을 읽으면 다른 세상에 빠져들 수 있어요. 현실 속 어려움을 잊게 해 주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죠.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도 새롭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스마트폰 하나면 전자책, 오디오북, 웹소설까지 원하는 책을 언제든 만날 수 있는 시대. 바쁜 현대인에게는 가볍게 들고 다니고, 빠르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여전히 종이책을 손에 쥔다. 책장을 넘길 때의 사각거림, 손끝에 닿는 종이의 질감, 그리고 책 특유의 냄새까지. 이 모든 것이 종이책의 ‘매력’이다.
허승윤 컴퓨터로 책을 읽으면 마우스로 다음 장을 넘기잖아요? 그러면 책을 읽는 느낌이 안 들어요. 확실히 손으로 종이책을 읽을 때 “아, 독서 중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요.
김도훈 오디오북은 시도해 본 적은 있는데 한 달 만에 그만뒀어요. 청각으로 듣다 보니 집중을 조금만 안 하면 내용을 잊게 됐죠. 웹소설도 멀리하게 된 게 휴대폰 알림이 뜨면 집중에 방해가 돼요.
변민서 책 페이지를 넘기는 게 낭만이 있지 않나요? 책 질감, 냄새가 너무 좋아요. 책을 다 읽고 덮을 때 느끼는 뿌듯함은 종이책에서만 가능해요.
변민지 전자책도 장점이 있어요. 여러 권의 책을 쉽게 선택할 수 있고, 무거운 책을 들지 않아도 돼요.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빌릴 수 있고, 밑줄도 편하게 그을 수 있죠. 하지만 종이로 보는 것과 모니터로 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어요. 익숙한 종이책에 더 끌려요. 보기도 편하고요.


“쉬운 책부터 천천히, 억지로 말고 즐겁게.” 독서를 어렵게 느끼는 아이들에게 책과 친해질 방법을 물었다. 친구와 함께 읽으며 의견을 나누거나, 어릴 적 읽었던 책을 다시 펼쳐보는 것, 만화 드라마 영화로 흥미를 붙이는 방법 등이 나왔다.
허승윤 독서가 어렵다면 얇은 책부터 읽어 보세요. 독서 동아리에서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읽는 것도 좋습니다.
김도훈 독서를 시험공부처럼 생각하면 힘들어져요. 쉬운 동화부터 시작해도 좋습니다. 교훈도 있고 재미있어요.
변민서 독서를 꼭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안 느꼈으면 해요. 만화책을 읽는 것도 좋고, 원작이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흥미를 갖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양육자(변민서·변민지 학생 어머니 정현숙) 인터뷰
독서 습관을 위해 가정에서 가장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나 특별히 실천하고 있는 방법이 있으신가요?
인근 도서관을 자주 방문합니다. 아이가 스스로 책을 선택하고, 가끔은 각자가 읽은 책 내용을 서로 이야기 나누기도 합니다. 억지로 책을 읽게 하기보다는 즐겁게 책을 만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를 통해 자녀가 얻었으면 하는 가장 큰 효과나 기대하는 점은 무엇인지 말씀해 주세요.
책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삶이 담겨 있잖아요. 그래서 글을 통해 공감 능력과 상상력, 그리고 자기 생각을 정리하고 표현하는 힘이 길러졌으면 합니다.
아이가 책이나 영화를 통해 자신만의 생각과 가치관을 갖춘 어른으로 자라나길 바랍니다. 때로는 책이 아이 마음의 안식처가 되어도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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