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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꿈꾸다

요즘 아이들의 졸업사진


졸업사진, 이야기가 되다



 



 



 



졸업사진이 달라졌다. 과거 졸업사진은 단정한 교복 차림에 비슷한 자세와 표정이 대부분이었다. 단순한 기념사진이었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졸업사진은 ‘콘텐츠’다. 사진을 찍기 훨씬 전부터 어떤 옷을 입을지, 콘셉트를 무엇으로 할지 고민한다. 졸업사진은 이제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졸업사진을 보면 당시 학생들의 ‘유행’과 ‘관심’을 읽을 수 있다. 누구보다 졸업사진에 ‘진심’을 담은 사천 용남고 학생들을 만나 보았다.






 



#1. 기념사진이 아닌 힐링







입시를 준비 중인 고 3 학생 6명이 말한 졸업사진은 기념보다는 ‘힐링’이었다. 힘든 수험 생활 속에서도 각자의 주제에 맞는 옷과 분장을 준비하고, 포즈를 취하며 개성을 뽐냈다. 







문소정 대만 청춘 드라마 ‘상견니’를 좋아해요. 드라마 속 주인공들이 교복을 입고 있어서 그걸 콘셉트로 삼아 졸업사진을 찍었어요. 청순한 느낌을 내고 싶었고, 시간이 지나도 촌스럽지 않을 것 같았어요.



김규빈 2002년 월드컵 열기를 재현하고 싶었어요. 그때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사진만 봐도 신나 보여서 붉은악마 티셔츠와 머리띠를 구했어요.



박재현 평생 단 한 번뿐인 졸업사진이니 반전 있고 재미있게 찍고 싶었어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미녀와 야수’의 벨을 주제로 잡아 드레스를 입고 여장도 했어요.



정원준 운동을 좋아해서 친구들보다 근육질 몸매에 자신이 있어요. 멋진 몸을 부각시키고 싶어 원시인으로 정했죠.



백종현 부모님 세대가 입던 복고풍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었어요. 199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속 청춘 주인공이 되고 싶었어요.



최보미 졸업사진에 의미를 담고 싶어서 독립운동가 복장을 했어요. 한복을 입고 머리핀도 꽂았어요.



 



2002년 월드컵 붉은악마


 



1990년대 복고풍 의상



 







#2. 장소에도 의미를 더하다







아이들은 콘셉트에 맞는 의상만큼이나 촬영 장소도 크게 고민한다. 과거처럼 모두 같은 장소에서 찍는 대신, 이제는 학생들이 원하는 곳에서 촬영이 이뤄진다. 말 그대로 ‘맞춤형’이다.







문소정 대만 청춘 드라마 주인공이 돼야 하니까 어디서 찍을지 계속 고민했어요. 화사하게 찍고 싶어 학교에서 가장 예쁜 나무가 있는 곳을 골랐어요.



김규빈 붉은악마 콘셉트라 운동장 축구 골대에서 찍었어요. 골대 앞에서 여러 포즈를 취했죠.



정원준 원시인이 주제이니 진짜 원시인처럼 찍어 봤어요. 돌과 나무 막대기를 들고, 나무도 흔들었어요. 다들 진짜 원시인 같다고 하더라고요(하하).



백종현 우리 학교에 ‘수공간’이라는 연못이 있어요. 원래는 들어갈 수 없지만, 평생 남을 졸업사진이라 양해를 구하고 발을 담근 채 찍었어요. 덕분에 정말 예쁜 사진이 나왔죠.



최보미 독립운동가다운 모습을 보여야 해서 현대적인 건물은 피했어요. 야외로 나가 마치 2025년이 아닌 다른 시대 배경에서 찍으려고 노력했죠.







 



김규빈 박재현 문소정



오전 오후 따로 찍었는데 서로 의상을 바꿔 입고, 비용을 절감했어요. - 김규빈 -



공주 옷을 입고 있었는데, 쉬는 시간에 돌아다니면서 부끄러웠지만 친구들과 웃으며 좋은 추억을 남겼어요. -박재현 -



여러 가지 다양한 포즈와 다양한 친구들이랑 사진을 많이 찍어서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 문소정 -



 


 



백종현 최보미 정원준



평소 사진도 많이 찍지 않았는데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서 기억에 남아요. - 백종현 -



태극기를 하얀 천을 구해서 염색부터 그리는 것까지 직접 만들었어요. - 최보미 -



포즈를 잡을 때 포징을 했으니깐 근육을 멋있게 보이려고 운동도 했어요. - 정원준 -


 


 



#3. 평생 사진, 평생 추억







졸업사진은 단 하루 찍지만, 이날 에피소드는 평생 친구들과의 수다거리다. 이날을 위해 며칠 전부터 어떤 옷을 입을지, 포즈는 어떻게 취할지 고민한다. 서로 웃으며 떠들었던 재미난 이야기를 엿들었다.







김규빈 인터넷에 졸업사진 의상을 빌려주는 쇼핑몰이 있어요. 3~5만 원이면 주제에 맞는 웬만한 코스프레 의상을 다 빌릴 수 있어요. 비슷한 분장을 해야할 친구들과 의상을 바꿔 입으며 다양한 사진을 찍었고, 비용도 절감했어요. SNS에서 다른 졸업사진을 보며 나름대로 연구해 아이템도 찾았죠.



박재현 반 친구 10명 정도가 공주 분장으로 정했어요. 재미있게 해야 하니 다른 학교 친구들의 공주 콘셉트 졸업사진을 많이 참고했죠. 남자애들이 공주 드레스를 입고 돌아다니니 다들 크게 웃었어요. 처음엔 부끄러웠지만 서로 웃다 보니 좋은 추억으로 남았어요.



최보미 독립운동가 콘셉트를 담았으니 색다른 뭔가를 해 보고 싶었어요. 하얀 천에 색을 칠해 직접 태극기를 만들고, 깃을 달아 들고 찍었죠.







디즈니 애니메이션 공주님



독립운동가 한복 태극기



 







#4. 오늘은 내가 주인공







졸업사진을 보면 당시 유행하던 만화 캐릭터나 드라마를 알 수 있다. 아이들은 SNS나 유튜브를 보며 어떤 주제로 졸업사진을 찍어야 할지 고민한다. 한 아이는 “대학 진학만큼 고민됐던 일”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문소정 대만 드라마에서 영감을 얻어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대만 교복을 입은 배우와 학생들을 쭉 찾아봤어요. 그래야 대만 느낌을 살릴 수 있으니까요.



박재현 다른 학교 친구들은 어떻게 졸업사진을 찍는지 찾아봤어요. 특히 독특한 졸업사진으로 유명한 의정부고등학교 사진을 보면서 나름대로 많이 연구했죠. 웃기기도 했지만, 표현력이 뛰어나 신기했어요.



정원준 원시인 콘셉트로 하기로 정했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걱정했어요. 인터넷에서 코스프레 사진을 찾아보고 쇼핑몰 정보도 알아보니 쉽게 준비할 수 있었어요. 생각보다 일이 많았지만 재미있었죠.











사천 용남고 학생들


 


 



#5. 학창 시절, 영원한 추억







아이들은 내년이면 대학에 입학하거나 진로를 정해 사회인이 된다. 짧은 하루였지만 이날의 기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마지막 졸업사진을 찍은 소감을 들어 봤다.







문소정 마지막 졸업사진이라 고민도 많이 하고 포즈도 여러 번 취했어요. 평소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도 어울려 찍으니 더 가까워졌어요.



김규빈 저도 친구들도 지금 모습을 앞으로 보기 힘드니 서로 사진을 찍어 줬어요. 선생님이 휴대전화 사용을 허락해 주셔서 정말 많은 사진을 찍었죠.



정원준 이번 졸업사진에 사실 돈을 좀 썼어요. 최대한 멋있게 보이려고 했거든요. 하루 종일 함께 어울려 웃고 떠들다 보니 평소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렸어요. 평생 기억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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