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폴포츠 내한 공연 무대 오른 함안여중 합창부
폴포츠 내한 공연 무대 오른 함안여중 합창부
“호흡을 같이한다는 것 합창의 가장 큰 매력이죠”

인간의 목소리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다. 그래서 합창은 그 어떤 음악보다 가장 인간적이다. 그 누가 말했던가. “합창에는 ‘하나+하나=둘’의 공식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둘의 소리는 화음이 되어 셋 또는 그 이상의 울림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라고.
지난 4월 9일 영국 출신 성악가 폴 포츠 내한 공연 때 20여 명의 소녀들이 그와 함께 함안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섰다. 함안여중 합창부 ‘다올’의 2·3학년 학생들이다. 프로 합창단이 아님에도 진한 감동을 선사한 그들을 만나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함안여중 합창부 ‘다올’은?
함안교육지원청 캠퍼스형 방과후학교 우리 동네 거점형 프로그램으로 시작. 지금은 동아리와 방과후학교 형태로 운영. 2024년 함안 동아리 페스티벌 대상(교육감상) 수상. 함안 윈드오케스트라와 합동 연주회, 말이산 고분군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등 지역 축제 참여.

함안여중 합창부 학생들이 이지언 지도교사의 지휘에 맞춰 연습을 하고 있다.
초청 공연 앞두고 매일 밤늦도록 연습
함안여중의 합창실에서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려 퍼졌다. 이지언 지도교사의 지휘와 피아노 반주 학생의 음악에 맞춰 합창부원들이 연습을 하고 있었다.
함안여중 합창부 ‘다올’은 1999년 창단됐다. ‘다올’은 ‘하는 일마다 복이 함께한다’는 의미라고 한다. 함안여중이 2017년 경남교육청의 행복학교로 지정되면서 합창부 운영에 날개를 달았다. 행복학교란 교육공동체가 배움과 협력의 토대 위에 성찰, 소통, 공감을 지향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경남형 미래학교를 말한다.
이번 폴 포츠 내한 공연에 참가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은?
● 이지언 지도교사 - 갑자기 연락받았어요. 공연을 일주일쯤 앞둔 때였거든요. 함안에서는 저희 합창부 ‘다올’이 되게 유명해요. 지역 축제가 열릴 때면 공연 좀 해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요. 그래서 폴 포츠 공연 주최 측이 학교로 연락해 온 것 같아요. 짧은 기간에 연습하느라 합창부 학생들이 고생 많이 했죠.
● 심정윤(3학년) - 저는 피아노 반주를 맡고 있어요. 가사가 있는 친구들의 소리, 즉 합창을 피아노 반주로 보완해 주는 게 제 역할이거든요. 제가 실수하거나 떨면 공연을 완전 망치는 거니까 긴장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공연 앞두고 매일 밤늦도록 연습했답니다.
● 정주희(3학년) - 저는 합창 연습을 할 때 제 목소리가 너무 튀지 않고 친구들의 톤과 맞추려고 애썼어요. 합창은 음색이 서로 다른 다양한 소리를 모아 하나의 화음으로 통일하는 것이니까요. 이지언 음악 선생님이 합창의 가장 큰 매력은 친구들과 호흡을 같이하면서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함께 어우러지는 데 있다고 강조하셨거든요.

피아노 반주를 하고 있는 함안여중 합창부 심정윤.

왼쪽부터 합창부 3학년 정주희, 허지선.
지도교사로서 합창부 ‘다올’의 의미와 보람은?
● 이지언 지도교사 - 폴 포츠 내한 공연에 함께한 일이 알려진 후 1학년 학생들 가입이 부쩍 늘었어요. 현재 1~3학년 학생 40여 명이 합창부로 활동하고 있어요. 이번 공연에 참가한 뒤 합창부 학생들이 자부심을 느꼈다는 게 보람이라고 할 수 있죠. BTS(방탄소년단)의 RM이 ‘음악은 언어를 초월하여 모든 사람과 소통한다’고 했잖아요. 저희 합창부는 노래하는 즐거움에 더해 소통하는 기쁨을 누림으로써 학교라는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답니다.
이번 폴 포츠 협연 무대에 참가한 뒤 느낀 점이나 주위 반응은?
● 하지선(3학년) - 한마디로 황홀 그 자체였어요. 열여섯 살 소녀인 제가 세계적 성악가 폴 포츠와 함께 무대에 올라 노래했다니…. 그 기쁨을 어떻게 표현하겠어요? 저희 합창부가 함안문화예술회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어 의미 있었어요. 그 무엇보다도 멋지게 공연을 펼친 합창부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오히려 더 감동했다니까요.
● 홍채민(3학년) - 공연 끝나고 학교에 왔을 때 친구들이 ‘너 멋졌어’라고 얘기해 줘서 기분이 좋았어요. 합창을 할 때 부원들이 n분의 1씩 소리를 내면서 다른 친구의 소리를 잘 들어야 아름다운 화음이 나와요. 그런 화음으로 폴 포츠와 함께 노래한 제가 정말 멋져 보이지 않나요?
● 김가희(3학년) - 저희 합창부 단독 공연 때 뮤지컬 모차르트 중 ‘황금별’과 이수인 작곡의 ‘별’을 불렀어요. 특히 ‘황금별’ 가사는 가슴에 와닿았어요. ‘황금별이 떨어질 때면 세상을 향해서 여행을 떠나야 해. 북두칠성 빛나는 밤에 저 높은 성벽을 넘어서 아무도 가보지 못한 곳으로, 저 세상을 향해서 날아봐. 날아올라.’ 마치 제가 제게 희망을 찾아가는 얘기인 듯해 더욱 감동으로 다가왔나 봐요.
● 이지언 지도교사 - 학생들이 모형별을 들고 ‘황금별’ 합창을 할 때는 관객들의 호응도 최고조에 달했어요. 학생들이 더욱 힘을 얻어 앙코르 무대에서 폴 포츠와 함께 ‘그리운 금강산’을 부를 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목소리로 하모니를 이룬 것 같아요.

폴포츠와 협연하고 있는 함안여중 합창부 '다올'
전교생 합창으로 이어진 ‘나비효과’
합창부의 하모니는 ‘다올’뿐만 아니라 전교생의 합창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 함안여중은 해마다 7월이면 전 학년, 전 학급(12학급)이 참여하는 교내 ‘싱·생·송 합창제’를 열고 있다. 합창 무대가 처음인 학생도 한 학기 동안 친구들과 준비하면서 희로애락과 함께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합창부 ‘다올’ 부원들은 점심시간과 방과후, 금요일 7교시 동아리 시간, 토요일 방과후 등 일주일에 6시간 이상 연습한다. 합창은 옆 사람의 숨결을 느끼고, 소리를 들으며, 같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좋은 교육이다.
합창이라는 사랑의 메아리가 함안여중 교정에 울려 퍼진다. 이 울림의 감동이야말로 행복의 문을 여는 열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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