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요즘 아이들은 주말에 어떻게 놀지?
요즘 아이들은 주말에 어떻게 놀지?


요즘 초등학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게 뭘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전국 초등학생 4∼6학년 2,804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9∼22일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아이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것(2개 선택)은 ‘친구들과 만나 놀기(54.6%)’로 나타났다.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만나 무엇을 하고 놀까. 과거 만남의 장이었던 놀이터나 운동장을 벗어나 시내 나들이를 더 즐긴다는 아이들의 주말을 따라가 보았다.
친구와 시내 나들이는 일상의 활력소
일요일 오전 11시, 창원 외동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 네 명이 상남시장 근처 문구점 앞에서 만났다. 아이들 표정이 상기됐다. 2~3달에 1번 정도 친구들과 시내에 나온다는 아이들은 “이번 주 내내 오늘만 기다렸다”며 웃었다.

Q. 친구들과 주말에 만나면 주로 뭐하고 노나요?
김근휘 저는 친구들과 운동장에 가서 축구나 피구를 자주 해요. 3달에 한 번 정도 친구들과 시내에 나오는데, 우리끼리 맛있는 걸 먹고 구경하는 게 재미있고 기분이 좋아요.
이루리 주말에 친구들을 만날 때면 시내에 나오는 약속을 잡는 편이에요. 다른 곳에서는 친구들을 만나서 할 게 별로 없는데, 시내에서는 구경할 것도 놀거리도 많아서 재미있어요.
요즘아이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법
아이들은 미리 하루 일정을 정해 왔다. 우선 문구점 쇼핑 후 인생 네컷을 찍고, 마라탕을 먹은 후 보드게임을 한 뒤 인형뽑기 가게를 가는 일정이다. 아이들은 “이게 요즘 아이들의 시내 나들이 ‘국룰(전 국민적 규칙을 뜻하는 신조어)’”이라고 입을 모았다.
Q. 오늘 어디에 가장 가고 싶었나요?
최유준 ‘인생 네컷’ 찍으러 가고 싶었어요.
이루리 보드게임 카페가 제일 기대돼요.
김연주 근처에 있는 다이소에 들러 구경하고 필요한 게 있으면 살 거예요.
김근휘 테크런(오락시설)에 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안 될 것 같아서 양보했어요.
가장 먼저 문구점에서 이리저리 둘러보던 루리와 연주는 예쁜 펜을 사고, 유준이과 근휘는 키링(열쇠고리)을 각각 고른다. 이어서 ‘네컷 사진’ 가게에 들어간 아이들은 머리띠와 소품을 고르며 깔깔댄다. 점심시간 마라탕 가게를 찾아 취향대로 재료를 고르면서도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Q. 친구들과 시내에 나오는 이유는?
김연주 평소 가족들과 못 갔던 곳을 갈 수 있어요. 친구들과 다양한 추억도 쌓을 수 있어서 시내에 나와요.
김근휘 부모님과 함께 가면 부모님이 골라주시는 곳에 가게 되는데, 친구들과 나오면 저와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골라 놀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아요.
최유준 친구와 함께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이루리 친구들 대부분 시내에서 놀아요. 부모님 간섭이 없으니까 자유로운 기분도 들고 조금 어른이 된 것 같기도 해요.
부딪히면서 성장하는 아이들
밥을 먹고 서둘러 보드게임 카페로 향한 아이들이 갑자기 입구에 멈춰 섰다. 한 아이의 용돈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모든 계산을 더치페이로 하던 아이들이 고민에 빠졌다. 한 친구가 부모님과 통화 후 용돈을 빌려주기로 하면서 문제는 일단락됐다. 카페에 들어선 아이들은 몇 분도 안 돼 게임에 몰두하며 소리치며 웃는다.

Q. 친구들과 시내에 나오면 용돈을 얼마나 쓰나요?
이루리 밥을 안 먹으면 1~2만원, 밥을 먹으면 3~4만원 정도 가지고 나와요. 시내에 나오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으니까 용돈을 예상보다 더 많이 쓰는 일도 생겨서 고민이에요.
김근휘 보통 3만 원 정도 사용해요. 네컷 사진 3천 원, 보드게임 1만 원, 점심 1만 원, 문구점 5천 원 정도 사용해요.
Q. 친구들과 시내에 나올 때 불편한 점은 뭔가요?
김연주 친구들 여러명과 나오면 의견이 모아지지 않을 때 힘들어요.
최유준 시내가 복잡해서 길을 잘 못 찾아서 헤맬 때가 불편해요.
Q. 시내에 나가는 것을 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최유준 자동차와 사람들이 붐비는 시내가 위험하다고 생각하세요. 그래도 저는 시내가 사회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이루리 위험하다고 걱정을 많이 하셔서 허락을 잘 안해주시려고 해요. 물론 위험할 수도 있지만 친구들끼리 안전한 곳을 다니면 독립성이 더 키워지지 않을까요.


더 안전한 놀이공간을 꿈꾸다
반나절의 나들이 시간이 끝났다. 아이들의 표정에 아쉬움이 가득하다. 다음을 기약하며 집으로 향하는 아이들에게 ‘앞으로 바라는 시내의 모습’을 물었다.
Q. 시내가 어떻게 바뀌면 좋겠어요?
김근휘 어린아이들이 가는 키즈카페처럼 10대들만 갈 수 있는 체험 공간이 생기면 좋겠어요. 지금 사격연습장이나 야구, 탁구 연습장이 있지만 아직 아이들끼리 가긴 어려워요.
김연주 어른 출입이 안 되는 만화카페가 생기면 좋겠어요. 만화카페에 가고 싶은데 어른들도 많고 연령제한 책도 있어서 편하게 갈 수가 없어 아쉬워요. 또 가끔씩 길에서 이상한 어른들을 만날 때 겁이 나는데, 친구들끼리 나와도 안전하게 다니고 싶어요.
최유준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생기면 자주 갈 것 같아요. 또 어른들이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이루리 시내에 오지 않으면 재미있게 놀 수 있는 공간이 별로 없어요. 우리가 좋아하는 것들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안전한 공간에 생기면 시내보다 더 자주 가지 않을까요.
Q. 아이들을 시내로 보낸 후 엄마들의 마음은?
김수진(40) 부모 마음엔 아직 마냥 어린 아이라 친구들끼리만 시내에 간다고 하면 걱정이 앞서는데요, 또 별 탈 없이 잘 놀고 오면 많이 컸구나 싶어 그게 또 대견하고 안심이 됩니다. 청소년에게도 안전한 놀이공간이 될 수 있도록 시내 환경이 조금 더 쾌적하게 정비되면 좋겠습니다.
김윤정(42) 아이들끼리 나가서 점심을 먹고 사진 찍고 게임방까지 가면 용돈이 많이 필요해서 솔직히 부담감도 큽니다. 그래도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보통 허락을 하는 편입니다.
신주희(46) 저희 아이가 친구들과 첫 시내 나들이를 무사히 마치고 귀가한 날, 그 흥분되고 환했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네요. 친구들과 함께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꼈다고 봅니다. 앞으로도 학생 신분에 맞게 책임을 다하며 행동한다면 시내 나들이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또 하나의 추억이자 스스로 사회 속으로 한걸음 더 나아가는 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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