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지역소멸 위기 속 작은학교, 뭉쳐야산다

지난해 의령군 12개 작은학교 초등학생 6학년들이 ‘공유교육’을 통해 국외 수학여행을 떠나 화제가 됐다.
소멸위기 지역인 작은학교에서는 학생수 부족으로 국외 수학여행을 갈 수가 없없는데, 의령교육청의 ‘공유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작은학교 모든 6학년이 함께 특별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듯 작은학교 간 연결 협력 공유의 가치를 기반으로 한 경남의 ‘공동학교’ 정책이 지역의 새로운 교육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작은학교의 단점을 보완하고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작은학교의 교육자원 통합과 공유는 지역소멸과 학령인구 감소라는 위기에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작은학교, 교육을 공유하다
‘공동학교’란 작은학교를 묶어 공동교육과정을 함께 설계하고 운영하는 교육과정 공유 플랫폼이다. 지난해 경남 최초로 의령교육지원청이 서부권을 시작으로 중학권으로 나누어 각 권역에 속한 3~4개의 작은학교를 묶어 공유교육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의령군은 초 중 고등학교 중 72.7%가 작은학교로, 학생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소멸위기 지역이다. 지역의 작은학교는 개별 맞춤 교육과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또래와의 상호작용이나 공동체 경험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공유교육을 통해 작은학교 3~4곳을 권역별로 묶어 교과 수업, 체험활동, 급식, 방과후학교 등을 함께 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의령의 작은학교 14개교(초11교, 중3교)가 참여해 공동교육과정과 방과후학교를 운영했다.
주 1회 통학버스를 타고 중심학교에 모인 학생들은
오전 오후 교과수업과 오카리나, 방송댄스. 코딩, 합창, k-pop댄스, 뉴스포츠, 축구 등 훨씬 다양한 방과후 활동을 할 수 있었고, 권역별 체육대회, 야영수련활동, 해외 수학여행 등 체험활동의 범위도 보다 넓힐 수 있었다.
그 결과 만족도 설문조사에서 참여 학생들의 85%가 공유교육 수업에 만족하고, 84%가 공유교육이 공부에 도움을 줬다고 답변했다. 또 학생 10명 중 8명이 앞으로도 공유교육에 계속 참여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들 역시 81%가 자녀의 학습에 공유교육이 도움이 됐다고 응답했다.
또한 지역 학교의 학생 수도 공유수업 시작 전 205명 대비 219명으로 14명이나 증가했다.
이밖에 ‘2024 교육분야 정부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고, 타 지역에서 벤치마킹을 위해 의령을 방문하는 등의 성과를 내기도 했다.

작아서 더 커지는 교육의 가능성
의령교육지원청의 공유교육의 비전은 따로 학생 맞춤형 수업 & 같이 핵심역량 함양으로 미래 인재 양성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작은학교에서 개별 특성에 맞춰진 수업을 듣고, 공동학교의 경험을 할 수 있어 학생들에게 다각도의 교육 경험을 제공한다는 강점이 확인됐다.
이에 도교육청은 의령의 공유교육 시범사업을 기반으로 2025년 10개 시 군으로 ‘공동학교’ 사업을 확대한다. 대상 지역은 작은학교 비율 50% 이상 지역인 고성과 의령, 합천, 산청, 함양, 남해, 거창, 하동, 창녕, 김해, 밀양이다. 참여 학교는 매주 한 차례 모여 수업과 방과후 활동 등을 함께 한다.
운영 유형은 오전 공동 수업, 급식, 오후 공동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는 ‘온종일형' 오전 공동 수업, 본교 급식, 오후 본교 방과후 수업을 하는 ‘오전형’ 오전 본교 수업, 본교 급식, 오후 공동 방과후 학교를 운영하는 ‘오후형’으로 나뉜다.
특히 지난해 공유교육을 도입한 의령에서는 유일하게 ‘온종일형 공동학교’를 운영한다. 의령 서부 동부권은 ‘온종일 중심학교 연합형’, 중부권은 ‘온 오프라인 혼합형’, 중학권은 ‘교과 창의적 체험활동 연계형’으로 진행된다. 매주 한 차례 대면수업 및 공동급식,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 범교과 학습주제, 학교자율시간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공동학교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노력도 병행된다. 경상남도교육청은 권역별 학교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학교 시설 개선과 교사 연수를 통해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학생 이동과 관련된 통학 지원 체계를 개선해 교육 접근성을 높이며, 교사들의 배치 인원수 완화 등도 개선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작은학교가 함께 모여 수준 높은 수업을 공유하는 경남공동학교가 지역 소멸을 극복할 미래형 교육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공유교육을 추진해 온 의령교육지원청 정민화 장학사에게 경남공동학교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정민화 장학사
의령 공유교육의 시작은
경남의 작은학교는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로 인해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다소 어렵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큰 학교에서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활동이 작은학교 아이들에게는 결핍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의령은 수년 전부터 작은학교 어울림 교육과정이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왔습니다.
이는 학교 간 다양한 체험활동을 함께 하는 것인데 여기에 교과수업과 방과후활동을 더하여 확대 발전 운영하는 모델이 ‘의령 공유교육’입니다.
공유교육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육적 효과는
의령 공유교육을 통해 아이들은 고립과 단절에서 벗어나 매주 화요일 다른 학교 친구들을 만나 같이 공부하고 체험하면서 더불어 성장하고 있습니다. 소인수 학급에서는 토의 토론수업이나 프로젝트학습, 역할극, 친교활동 등 다양한 수업활동이 어렵기 때문에 문제해결능력과 의사소통능력, 자기관리능력과 같은 핵심역량을 길러주는데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지난해 공유교육을 통해 작은학교 아이들이 주1회 권역별 중심학교에 모여 함께 공부하고 체험하는 활동으로 미래핵심역량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었습니다.
공유교육 확대 시행에 가장 큰 과제는
현장과의 소통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봅니다. 의령 공유교육 밴드를 통해 교육공동체 간 소통을 활성화하고 교원역량 강화를 위한 공유아카데미도 선생님들이 원하는 강좌를 개설하여 버텀업 방식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한, 2025년 의령 공유교육은 ‘오후형 중심학교 연합형’에서 ‘온종일 중심학교 연합형’으로 오전 교과수업 시간과 급식이 더해져 학생들이 온종일 중심 학교에서 생활하게 됩니다. 필요한 교육 자원이 많고 고려해야할 점들이 있어 교육지원청 내 부서 간 소통과 도교육청 담당부서와 긴밀한 협력으로 내실있게 운영하고자 합니다. 교육지원청 주관 공유 수련활동과 체험활동, 국외수학여행 등은 지속적으로 운영할 예정입니다. 또 매주 1회 공유수업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권역별 교사 간 협의와 수업 자료 준비, 특히 여러 학교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수준별 수업 구상과 운영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올해는 공유교육이 작년보다 확대 발전되어 운영되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더 많은 노력이 필수적입니다. 이에 작은학교 학교장과 업무담당자, 교육지원청 관계자가 함께 워크숍을 가지면서 2025. 공동교육과정 학사일정 조율과 공유수업 운영 방안에 대해 깊은 숙의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온종일 중심학교 연합형으로 운영하였을 때 수업효과를 더 높이기 위한 학교자율시간 활용 방법과 프로젝트학습 운영, 범교과주제학습 운영, 공유자치회 운영 등 다양한 운영 방법을 고안하여 적용하기로 하였습니다.
지역에서 성장한 인재가 지역에 머물고 지역을 이끌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교육시스템도 중요하지만 그 외 부가적인 환경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정주 공간 마련을 위한 사업 운영이 활발히 이루어져야겠고,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교육사업 뿐만 아니라 교육지원청에서 운영하는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양육자와 지역단체에 공유교육을 홍보하여 참여를 이끌고 공유교육 운영에 필요한 예산과 장소 제공, 업체 지원 등 다방면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5년 뒤 공유교육의 미래는
연결과 협력, 공유의 가치를 실현하는 공유교육은 지역 소멸에 대응하고 아이들이 미래사회의 인재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교육모델로 자리 잡아 경남의 타 시도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전국에서도 공유교육의 교육적 효과를 공감하고 각 지역의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01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