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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깊고 넓게 배우는 생태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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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군은 해발 1,000m 이상 되는 산이 24개나 될 정도로 높은 산에 겹겹이 둘러싸인 지역이다. 산줄기 따라 계곡과 하천이 발달해 아름다운 산수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넓고 밝은 들’ 거창 내에서도 거창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은 어떤 생태환경교육으로 환경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고 있는지 들어 보았다. 






넓고 밝은 들, 거창에서 배우는 생태환경 




거창여고는 올해 1학기에도 선택과목 중 ‘환경’ 교과목을 채택하고, 학교 텃밭을 중심으로 생태환경교육을 이어가는 학교 중 한 곳이다. 지구과학과 환경 교과목을 맡고 있는 박유진 선생님에게 거창여고 생태환경교육의 맥을 먼저 들어 보았다.




박유진(교사)     “올해는 우리 학교와 우리 지역 거창이 안고 있는 문제를 찾아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탐구를 많이 했습니다. 특히 텃밭을 중심으로 활동했는데, 결과적으로 ‘학생 환경 프로젝트 공모전’에도 도전할 정도로 텃밭이 좋은 매개가 됐어요.”




텃밭은 학생들에게 놀이터이자 학습터이기도 하다. 지난해에는 가지, 토마토 등 텃밭 수확물이 넘쳐나 도리어 쓰레기로 전락할 상황에 처하자 학생들이 머리를 맞댔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못생긴 작물에도 관심을 가질까?’ 정답은 마케팅.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직접 작물 포장 디자인을 해보기도 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디자인 선호도 조사도 벌일 정도로 진심을 보이기도 했다.








택배 포장용 비닐로도 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특히 올해는 텃밭을 중심으로 두 개의 환경동아리가 꾸려지며 유의미한 결과를 남겼다. 생태환경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모여 ‘5252’와 ‘또바기’ 두 개의 동아리가 구성됐고, 두 팀 모두 경남도교육청이 진행하는 ‘학생 환경 프로젝트 공모전’에 참여했다. ‘5252’ 팀은 학교 구성원들이 실제 겪고 있는 문제점과 텃밭을 돌보며 생긴 고민을 연결지어 공모전 주제를 정했다. 주제는 ‘택배 비닐의 텃밭 비닐 대체 가능성’. 




이소예(거창여고 2학년) “저희 학교에 기숙사가 있다 보니 친구들이 택배를 정말 많이 이용하거든요. 그만큼 택배 상품 포장용 비닐도 많이 쌓이고요. ‘비닐을 재활용할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자연스럽게 주제를 정하게 됐어요. 오이를 키울 때 택배 포장용 비닐을 농사용 비닐로 사용해 보기로 한 거예요.”




농사용 비닐, 그리고 택배 포장용 비닐. 두 비닐 아래에서 모두 오이가 잘 자란다면 택배 비닐도 재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탐구는 시작됐다. 동아리원들은 기숙사에서 직접 택배 비닐을 수거해 텃밭 비닐과 대조군을 만들었다. 농사용 비닐의 역할인 땅 속 수분 증발 방지, 잡초 성장 억제, 햇빛 차단과 보온 효과 등에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였다. 결과는 어땠을까? 




박산호(거창여고 2학년)     “저희가 오이의 크기, 맛, 성장 속도 등을 비교 관찰했거든요. 성장 속도의 경우 텃밭 비닐 아래에서 자란 오이가 초반에는 빨리 자라나 싶더니 첫 수확 이후로는 자라는 속도가 비슷해졌어요. 크기도 마찬가지고요. 맛은 주관적일 수 있는데 택배 비닐 아래에서 자란 오이가 수분이 더 많다는 점도 흥미로웠어요.”




이소예(거창여고 2학년)     “작은 부분들이긴 했지만 왜 이런 차이가 있을까 연구해 봤더니 택배 비닐과 텃밭 비닐 재질에 차이가 있더라고요. 텃밭 비닐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으로 유연성과 탄력이 높은 것이 특징이고요. 저희가 수집한 택배 비닐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반투명하고 밀도가 높은 편이었어요. 만약 같은 소재의 비닐을 사용해 실험했다면 또 다른 결과가 나왔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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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곳곳 누비며 환경문제 보는 눈 키워요 




또 다른 환경동아리인 ‘또바기’ 팀은 거창군이 농업지역인 것에서 착안해, 화학비료가 땅에 축적됐을 때 작물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달걀 껍데기 등 천연비료로의 대체 가능성을 연구했다. 흙 속에 포함된 원소를 분석하기 위해 시료 분석을 대학에 맡기기도 하는 등 본격적으로 연구를 벌이며 공모전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환경이 날로 나빠지고 있다’고 주어진 결론을 그저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분석하고 탐구하는 것. 이 같은 활동 방향은 박유진 교사가 그리는 생태환경교육의 모습이기도 하다. 




박유진(교사) “지구온난화를 배우더라도 ‘안 좋을 것 같아요’, ‘심각해요’ 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상청의 기상 자료를 직접 보고 분석하는 과정에서 배움이 일어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개선 지점도 찾을 수 있고요. 앞으로도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해석하고 과학적 사고로 생태환경 문제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거창여고 인근에는 열린 생태학습장도 많다. 학생들은 거창하천환경교육센터를 방문해 저류지와 공원에 서식하는 동식물을 관찰하기도 하고, 인공위성관측센터가 있는 감악산 정상에서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함께 고민하기도 했다. 우두산에 놓인 ‘Y자 출렁다리’에서 교량의 공학적 원리를 배운 일도 학생들에게 진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교실과 텃밭, 텃밭과 지역을 넘어, 지속 가능한 내일을 만들어가기 위해 꼭 필요한 환경 감수성을 키워가는 학교. 거창여고 학생들은 여전히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이소예(거창여고 2학년) “거창이 농촌 지역이다 보니 환경문제에 덜 심각하게 반응하는 게 사실이거든요. 그런데 교실에 쌓이는 쓰레기 양만 봐도 놀라울 때가 많아요. 분명 어제 분리배출을 했는데 다시 쓰레기가 쌓여있는 걸 보며 학생들이 분리배출의 중요성을 진심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경험을 다 같이 해보면 좋겠다 싶고, 저희 동아리에서도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이유민(거창여고 2학년) “저는 별 관찰하는 걸 좋아해서 ‘빛 공해’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맨눈으로 별을 보고 싶은데, 가로등 때문에 관측이 어려울 때가 많거든요. 밤낮 없이 밝다 보니 동식물들이 밤낮을 구분하지 못하게 돼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언젠가는 지역사회와 함께 빛 공해를 줄이는 캠페인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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