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요즘 아이를 키우는 요즘 부모의 고민은?
요즘 아이를 키우는 요즘 부모의 고민은?
세상에서 가장 알기 어려운 것. 그건 내 아이의 마음 아닐까? 누구보다 애틋한 존재이면서 때로는 누구보다 낯설게 느껴지는 존재. 그래서 양육자들의 마음은 오늘도 혼란스럽다. 아이와 더 가까워지고 싶어서, 아이를 더 사랑해 주고 싶어서. 하지만 그 방법을 잘 모르겠어서. 그래서 이번엔 유치원, 초·중·고 자녀를 둔 네 명의 엄마가 한자리에 모였다. 같은 양육자로서 비슷한 고민을 나누고 공감을 전하는 그 자리에 함께 앉아보았다.
![]()
안녕하세요. 자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더불어 자녀와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어떨까요?
안애정 안녕하세요. 오늘은 고등학생 학부모로 참석한 거라 아들 소개만 해볼게요. 우리 아들은 감성이 풍부한 아이고요. 한창 공부를 해야 할 시기에 요리와 야구에 푹 빠져있습니다.(웃음) 저와 아이의 관계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알라딘과 지니? 아들은 저에게 바라는 게 많거든요. 엄마 이거 해줘, 저거 해줘. 그러면 저는 알라딘의 소원을 들어주는 지니처럼 아들이 바라는 것들을 최대한 들어주려고 노력하죠.
박윤화 초등학교 5학년인 제 아들은 스위트한 아이예요. 흔히 말하는 손이 갈 데 없는 아이랄까요. 착하고 조용하고 애교도 많고. 그런데 요즘은 그 스위트함이 여자 친구에게 옮겨가는 중이고,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저와 맞지 않는 부분들도 생겨나고 있어요. 아들과 저의 사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이?
박혜진 저희 아이들은 아직 어려서 지금은 그저 엄마의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그래서 제 나름의 고군분투를 하는 아이들이에요. 저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바늘과 실 같은 관계입니다.
손연경 중학생인 딸 이야기만 하자면 막둥이는 한마디로 불같은 아이예요.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은 새벽까지 잠도 안 자고 열정적으로 하지만 그렇지 않은 일엔 무신경하죠. 한창 사춘기를 겪고 있는 터라 지금은 저와 애증의 관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즘 자녀를 키우면서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요?
안애정 열여덟 살이 되면서 아들에게 생긴 변화인데요. 저는 대화하고 싶은 마음에 학교에서 별일은 없었는지, 방금 통화한 사람은 누구인지 물어보면 우리 아들은 궁금해하지 말라고 선을 그어요. 이 아이가 내 품을 떠나는 과정이라 생각하면 서운하지만, 독립의 한 과정이라 생각하면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죠. 그래서 요즘엔 묻고 싶은 게 있어도 속으로 삼키면서 조금은 무관심한 듯 대해요. 그러면 아이가 저에게 먼저 다가와서 말을 걸더라고요.
박윤화 초등학교 5학년이 되니까 아이에게 자기주장이 생겼어요. 제 생각엔 미리미리 자기 할 일을 해냈으면 좋겠는데 언제부턴가 “엄마, 내가 하고 싶을 때 할 거야. 어떻게든 할 거니까 그냥 놔둬”라고 해요. 그러면 속이 부글부글하죠. 그러다 교육청에서 주최한 학부모 연수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MBTI 검사로 자녀를 이해하는 법을 알려주더라고요. 그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평소 부딪쳤던 부분도 아이의 성향을 알고 나니 이해의 폭이 넓어졌죠. 쟤는 저런 아이구나, 믿고 기다려주면 알아서 해내는구나 생각할 수 있게 됐어요.
박혜진 저는 보호자의 역할이 자녀의 온전한 독립을 돕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훈육 방법을 늘 고민하고 있고, 스스로도 공부하고 다양한 학부모 연수를 받으면서 차츰차츰 배워나가고 있어요. 사실 교육청에서 다양한 학부모 모임이나 연수를 운영하고 있지만 대부분 초·중·고 학부모 중심이라고 느껴지거든요. 그래서 오늘처럼 선배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손연경 제가 유치원 교사로 오래 일하기도 했고, 첫째와 둘째를 다 길러봤으니까 막내를 키우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오산이더라고요. 아이는 모두 다른 존재고 내 속으로 낳은 아이여도 다 이해할 수 없다는 걸 생생하게 깨닫고 있어요. 요즘엔 도를 닦는 마음으로 아이의 생각과 마음을 읽어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요즘 아이’인 자녀를 지켜보며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
손연경 어느 날 제 딸이 어떤 앱으로 외국인과 채팅을 한다는 걸 알게 됐어요. 충격 그 자체였죠. 외국인이랑 무슨 채팅을 할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코스프레(게임이나 만화 속의 등장인물로 분장하여 즐기는 일) 관련해서 대화를 나눈 거였어요. 처음엔 대체 이게 뭔가 싶었지만 그래도 딸아이를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부산에서 열리는 코스프레 축제에도 같이 갔어요. 그곳에 가니 제 딸뿐만 아니라 또래 아이들이 모두 분장을 하고 자유롭게 다니더라고요. 나는 저렇게 못할 것 같은데 내 아이에겐 자연스러운 문화구나. 참 새로웠죠.
박윤화 제가 어릴 때를 생각하면 부모님 말씀을 곧이곧대로 들으며 자란 것 같거든요. 그에 비해 요즘 아이들은 훨씬 자유롭게 큰다는 느낌을 받죠. 또 자기 개성이 확실해요. 저희 집 아이는 벌써부터 옷이나 머리 스타일에 자기 고집이 생겼거든요. 유튜브나 미디어 영향도 큰 것 같고요. 또 요즘 아이들은 저희 때랑 용돈을 쓰는 수준도 다른 것 같아요. 초등학생들이 용돈으로 마라탕을 사먹고 코인 노래방을 가는 모습을 보면 놀라워요. 체크카드를 쓰는 연령층도 점점 낮아지고 있어서 경제 교육을 어떻게 시켜야 하나 고민입니다.
안애정 요즘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같은 미디어 기기 사용에 아주 익숙한 세대잖아요. 친구들과 소통도 주로 온라인으로 하고 자기 일상을 누리 소통방(SNS)에 공유하니까 부모 세대와 소통하기가 더 어려워졌죠. 그래도 종종 아들이 요즘 유행하는 사진 찍는 법 같은 걸 가르쳐줄 때가 있어요. “엄마, SNS 사진은 이렇게 찍으면 안 돼”라면서 항공숏을 알려주거나 감성이 담긴 사진 촬영법을 알려주죠. 그러다 보면 조금 더 가까워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내 아이에게 가장 궁금한 점은 무엇인가요?
안애정 지금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십년 후 너의 모습을 상상해 본적 있는지 물어보고 싶어요.
박혜진 가장 궁금한 건 늘 아이의 마음이에요. 제가 어떻게 했을 때 아이의 만족감이 커지는지, 아이가 행복해하는지 알 수 있다면 그 방향으로 더 노력할 수 있을 테니까요.
박윤화 여전히 잠들기 전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긴 하지만, 아이에게 어떤 비밀이 생기고 있다는 게 느껴지거든요. 요즘엔 어떤 것에 가장 관심이 있는지,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지, 엄마에게 가장 바라는 건 어떤 건지 알 수 있다면 좋겠어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애정 언젠가 네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 있지? 학교에서 무슨 갈등 상황이 있을 때 엄마에게 이야기를 하면 엄마는 들어주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해야 돼, 저렇게 해야 돼 가르치려고 한다고. 사실 엄마에게는 그게 소통의 방법이었던 건데 앞으로는 아들 말을 잘 들어줘야겠구나 생각하게 됐어. 더 기다려주고, 더 많이 들어주려고 노력할게. 네가 나의 아들로 태어나서 우리가 가족이 된 게 늘 축복이라고 생각해. 언제나 응원할게.
박윤화 잘 맞는 듯 안 맞는 우리 아들. 너에게 조금 더 손 내밀고, 조금 더 기다려주는 엄마가 될게. 너도 여자 친구 말고 엄마한테 더 다정해졌으면 좋겠다. 사랑한다.
박혜진 늘 곁에서 든든한 나무처럼 변함없는 지원자가 되어줄게. 잘 커줘서 고맙고 사랑해.
손연경 딸. 엄마가 항상 네 곁에 있을 거고 항상 손을 잡아줄 거야. 그러니 우리 딸도 엄마 손 놓지마.


요즘 부모 메인사진 변경.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