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학생들의 지치고 아픈 마음을 회복하는 곳, 위(wee)센터로 오세요

양산교육지원청 위(Wee)센터 전문 상담교사 문정우
최근 미국의 한 유명 작가가 올린 한국 여행 영상이 화제였다. 그는 한국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라고 진단하며 급속 성장에 따른 높은 경쟁 심리, 사회구조적 병폐가 개인에게 작용하는 높은 압력을 우울의 이유로 지목했다. 실제로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다. 이 문제는 아동과 청소년에게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지난해 10대 자살률이 1983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다는 지표는 충격적이었다. 어린이와 청소년 정신 건강 문제의 중요성과 관심이 더욱 주목받는 요즘, 경남교육청은 우울증 및 정서 위기 학생들의 심리, 정서 회복 지원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위(Wee)센터 운영도 그중 하나다. 양산교육지원청 위(Wee)센터의 전문상담교사 문정우 선생님을 만나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코로나 사태가 남긴 숙제, 사회 정서적 역량 약화
학생들의 정신 질환은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개인의 내적 요인 또는 상황적 요인에 의한 경우가 많겠지만, 코로나19 이후 관계적인 측면에서 취약성이 드러난 점도 주목할 점이다. 학교 교육환경 내에서 자연스레 접했던 교우 관계, 감정 소통 등 사회 정서적 역량을 기를 기회가 코로나 사태를 거치면서 줄어든 것이다.
문정우 상담교사 “초등학교부터 감정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상대방의 표정을 읽을 줄 알고,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정체를 인지할 수 있어야 해요. 상담을 해보면, 스스로가 마음이 아픈 줄도 모르는 학생이 많아 참 안타까워요. 특히 또래 관계가 정서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편이고요. 남학생의 경우 충동성, 폭력성으로 표출되고 여학생은 가면성 우울증을 보이기도 합니다.”
정신 질환에 대한 심리적 문턱은 낮아졌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편견
최근 정부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학생들의 정신 질환 원인은 학업 스트레스, 가족 간의 갈등, 또래 갈등 순으로 많았다. 특히 학업으로 인한 보호자와의 갈등이 심각한 문제로 나타났다. 문정우 선생님은 위(Wee)센터에서 첫 근무를 시작한 6년 전에는 주로 중고등학생을 상담했다면 요즘은 초등학생을 상담하는 횟수가 부쩍 늘었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상황을 알고 위(Wee)센터를 찾아오는 학생도 있지만, 학생의 정신 건강 상태를 보호자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청소년의 정신 질환은 ‘사춘기에 겪는 흔한 일’이라고 치부하기 쉬운데, 이럴때는 전문가 자문프로그램을 통해 위촉된 정신건강 임상심리사(2차),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3차)가 직접 보호자를 설득한다. 전문상담교사와 관련 전문가가 함께 설득하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보호자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개선되어, 학생에게 적합한 치료와 지원을 더욱 적극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조기 발견부터 치료까지
전방위로 힘쓰는 위(Wee)센터
정신 질환은 여타 병처럼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약물치료로 충분히 호전될 수 있었어도,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입원 등이 필요한 상황으로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 질환을 방치한 채 성인이 되면 더 많은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은 물론이다.
위(Wee)센터의 가장 근본적인 업무 역시 예방적 상담 활동이다. 필요한 경우 순회상담, 내방 상담 등의 형태로 정서 위기 학생들을 지원한다. 상담 결과 풀배터리 검사*나 병원 진료 등 전문기관 연계가 필요한 상황인지 판단한다. 상담이 효과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정신 건강 위기학생 치료비 지원사업도 만족도가 높다.
위(Wee)센터는 학생들이 정서적 위기 상황에 놓였을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곳을 지향한다. 위(Wee)센터의 지원이 필요한 경우 학교를 통해 공문으로 신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물론 위기 사안(학교폭력 피해 학생, 자살위기 학생)의 경우, 전화로 간편하게 상담을 신청할 수 있다. (이는 지역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에게
더 가깝게, 더 체계적으로
지난 8월, 경남교육청은 학생 정신 건강을 지원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경상남도, 경남청소년상담복지센터,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함께 연합 공동 연수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 문정우 선생님도 참여했다. 그동안 지역 실무자들을 잠깐씩 만날 기회는 있었지만 심도 있게 논의할 기회가 없었던 터라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자리였다.
문정우 상담교사 “지원이 어떻게 실질적인 해결책으로 연결될지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학생의 위기에 공감하고 지지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해요. 학생 정신 건강에 대한 지원은 전문적이고 폭넓게 실행되어야 해요. 그래야만 당사자가 겪는 시기를 단축하는 유의미한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죠. 먼저 학교 내 정신 건강 관리 체계를 서둘러 정비할 필요가 있어요. 전문적인 심리검사와 교실 내 사회정서교육, 정신과 전문의와의 연계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해요.”
경남교육청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학교방문 지원사업을 위탁하지 않고 위(Wee)센터에서 직접 위촉해 운영 중이다. 학생들의 상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그뿐만 아니라 경남교육청은 지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 설립에 관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학생이 정서적 위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생각나는 기관이 되도록
문정우 선생님은 힘든 시기를 거쳐온 학생이 ‘선생님이 계셔서 이겨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위기 사안이 발생한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앞으로 교육 현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학생의 정서를 지원하고 위기 상황에 대응할지 방향을 정할 불빛이 켜진 느낌이라 감사함을 표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문정우 선생님은 앞으로도 학생들이 힘든 마음을 토로하고 싶을 때 쉽게 위(Wee)센터를 떠올리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상시 운영 체계인 위(Wee)센터는 수능을 마치고 성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의 심리 정서적 안정을 돕는 상담도 진행하고 있다. 필요하면 전문적인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음을 학생이 먼저 인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겪는 당사자에게는 큰 힘이 된다고 문정우 선생님은 강조했다.
문정우 상담교사 “양육자나 어른들이 마음이 힘든 학생들을 정서적으로 지지해 주면 좋겠어요. 외면하거나 왜곡하지 말고 곁에 있어 주세요. 도움이 필요한 경우 전문기관에 의뢰하여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도와주세요. 묵묵하지만 굳건한 지지는 분명 큰 힘이 있습니다. ”
11월호 - wee센터 문정우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