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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나를 아끼는 마음이 타인에 대한 존중으로 번지는 성인지 감수성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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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불법 음란 합성물을 제작해 유포한 ‘딥페이크 사건’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우려와 함께 좌절의 목소리도 높다. 특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연령대가 낮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컸다. 가해자 처벌 강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상남도교육청은 3년 전부터 성인지 감수성 교육과 양성평등 교육에 힘쓰고 있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되 희망을 놓지 말고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외치는 목소리가 필요한 때다. 창원문성고등학교의 김지선 보건교사를 만나 학교 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양성평등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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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선 (창원문성고등학교 보건교사)


교내 양성평등·성교육·성폭력 예방 교육 담당자 



경남교육청 학교 성교육·양성평등 교육 자문위원




 


 


 


 


 




우리의 삶에서 자연스럽게 녹여 내는 성교육




보건실의 쉬는 시간은 분주했다. 생리통 약이 필요 해서, 목 통증이 심해서, 어깨가 저려서 보건실을 찾은 아이들의 고충을 해결한 김지선 교사는 교재를 챙겨 교실로 향했다. 창의적 체험활동 중 진로활동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 수업에선 자신의 진로와 건강을 연결한 학생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생명 과학에 관심이 많다고 밝힌 학생은 ‘희귀 질환’을 주제로 발표했다. 수업은 나아가 신기술의 발달과 짧지만, 딥페이크 사건까지 다룰 수 있었다. 수업은 자기 몸을 존중하고 살피는 첫 번째 걸음인 개별 건강 점검으로 마무리되었다.




김지선(보건교사)  “별도로 양성평등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야 해요. 예를 들어 수학 통계 수업에서 양성평 등과 관련된 통계를 사례로 들 수도 있고요. 진로 수업에선 미디어 관련 직업을 소개하면서 미디어 속에서 성차별 사례를 찾아보고 학생들과 어떤 변화를 꿈꾸는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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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희귀질환 치료 동향 탐구에 대한 발표 중인 안나원 학생



 


 


 


 


 


 


 


성교육을 둘러싼 다양한 질문들




김지선 교사는 학생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고 고민 하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에 항상 신경쓰고 있다. 삶에서 느끼는 흥미와 고민을 성차별과 혐오, 존중 교육과 엮어가고자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차별과 혐오, 폭력은 일상에서 일어나므로 양성평등의 가치에 대한 인식을 도울 수 있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 양성평등 교육이 인지 교육을 포함한 생활, 가치, 평생 교육인 이유이다.




김지선(보건교사)  “학생들에게서 정말 다양한 질문을 받습니다. 생식기를 포함한 자신의 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학생도 있고요. 우리 사회의 성문화가 여전히 경직되어 있다고 말하는 학생도 많아요.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없다는 점을 지적해요. 최근 들어 인권 이슈에 대한 질문도 증가하고 있고요.”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의 구성원인 교사들에게도 여러 고민이 있다. 동료들과 사적인 대화를 나눌 경우, 연애나 결혼·출산을 강요하는 점이 불편하니 성폭력예방 연수에 기본 에티켓을 포함해 달라는 의견도 있으며, 동료나 선후배 간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많다. 학교 관리자의 성 인식도 중요한 문제 다. 성을 구별하지 않고 누구나 개인의 개성을 존중 하고, 무례한 성적인 언행에 본인 스스로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김지선 교사는 고위직 관리자 성희롱, 성폭력 예방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많은 교사가 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성차별 이슈에 관심과 고민이 있지만 다른 업무를 수행하느라 시간과 체력이 부족하다고 김지선 교사는 안타까움을 표했다. 교사의 일과 삶이 먼저 존중받아야 성인지 감수성 교육, 양성평등 교육도 꽃피울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말이다.




 


 


 


학교 현장에서 성교육을 고민하며 함께 공부하는 교사들의 힘




김지선 교사는 스쿨미투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6년 전, 교육청 성인식개선팀 파견교사로 일을 시작했 다. 그리고 뜻이 맞는 교사들과 함께 2021년 ‘반(反) 성폭력 학교문화 조성 방안’ 공동연구, 2022년 ‘포괄적 성교육을 위한 초·중등 교육과정 성취기준 분석’ 공동연구 등을 진행해 왔다. 작년에는 범교과 성교 육을 적용하기 위한 교사 전문적 학습공동체를 꾸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양성평등을 지향하는 동료 교사, 지인들과의 만남은 김지선 교사가 양성평등 교육을 지속하기 위한 중요한 밑거름이다.




김지선(보건교사)  “성과 인권에 관심이 많은 교사들과 소규모 책 모임을 하고 있어요. 함께 책을 읽고, 여러 연구도 하게 됐죠. 경상남도 내 여성단체에서 하는 독서 모임도 참여하고 있고요. 성과 관련한 이슈를 이야기하고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모임은 정말 힘이 됩니다. 서로의 열정을 보면서 유대감과 자극을 얻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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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노력으로 일궈가는 양성평등한 사회




김지선 교사는 지금이야말로 사회의 적극적인 개입이 절실한 때라고 말했다. 기존 젠더 질서의 폭력성과 차별적인 문화를 양성평등한 문화로 바꾸기 위해선 학교와 정부 등 공동체의 노력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김지선(보건교사)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행복한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고통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긍정 적인 방법을 아는 게 중요해요. 폭력적으로 풀지 않도록요. 성인지 감수성은 약자에 대한 감수성, 타인의 아픔에 대한 공감 능력입니다. 가정, 학교, 사회에서 내가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타인을 존중할 줄도 아는 것이죠. 성인지 감수성 교육은 더 안전한 세상을 위한 필수 교육이에 요. 앞으로도 저는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과 타인을 존중하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인권 교육과 성인지 감수성 교육에 힘쓸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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