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아이에게 상처주지 않는 대화법 노은혜 심리상담사

노은혜 마음노아 심리상담센터 대표
보호자라면 아이에게 욱해서 상처 되는 말을 쏟아 낸 뒤 돌아서서 후회했던 경험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있으나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는 그 이유와 해결 방법을 ‘보호자의 감정’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이미 알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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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운영하는 〈마음노아 심리상담센터〉에는 아이의 말을 공감하고 상처 주지 않는 말하기를 배우기 위해 많은 보호자들이 찾아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미 아이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대화 기술을 아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랬구나”, “많이 속상했겠다”와 같은 대화 방법은 알지만 실천이 되지 않아 고민이 반복되는 것이지요. 왜 실천하기가 어려울까요?
이 대화 기술을 사용해야 할 때는 아이와의 관계가 뒤흔들릴 때이기 때문입니다. 보호자의 마음이 아이의 행동과 말로 인해 무너질때야 말로, 아이에게는 공감과 수용이 필요한 순간이지 요. 하지만 보호자의 마음이 위태롭기에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어른들도 차오르는 감정을 견디고 수용하며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어떻게 견뎌내고, 조절하는지 배우지 못했습니다. 우리네 부모님들 역시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적 대화와 수용이 서툰 세대였지요. 내가 받아서 누려보지 못한 것들을 아이에게 주는 일이란, 뼈를 깎는 고통이 따르며 중력을 거스르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자신이 수용과 공감을 받지 못했을 때 얼마나 고통스럽고 외로웠는지 알기 때문에 아이에게 동일한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부단히 노력합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보호자들 또한 같은 심정일 것이라 생각됩 니다. 저를 만나는 보호자들은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훈련해나갑니다. 아이의 행동과 말로 인해 차오르는 감정을 견뎌가며 언제 표현해야 할지, 어떤 말로 표현할지를 고민하고 선택하는 연습을 하지요. 이 글을 읽는 분들께도 그 과정을 안내드리려 합니다.
"어른들도 차오르는 감정을 견디고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며 조절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리는 감정을 어떻게 견뎌내고, 조절하는지 배우지 못했습니다."
감정을 수용하고 조절하는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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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상처 주지 않는 말하기를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수용하고 조절해 보는 연습이 먼저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해 본 경험만큼 타인의 감정을 다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에는 일차적 감정과 이차적 감정이 있습니다.
일차적 감정은 일어난 사건에 대한 반응으로 첫 번째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누군가 다치면 마음 아파하고, 여행을 갔을 때 즐거움을 느끼는 것과 같지요. 이차적 감정은 감정에 대한 반응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화가 난 상태를 싫어한다면 화에 대한 이차적인 감정을 가진 것이지요. 아이에게 자주 욱한다면 화를 내는 자신에 대한 이차적 감정이 더해지며 폭발적으로 감정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 수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화를 내는 자신을 보며 불안, 슬픔, 죄책감을 느낍니다. 이러한 감정에 대한 감정, 이차적 감정이 형성되는 이유는 성장하면서 경험했던 감정에 대해 갖게 된 메시지로부터 비롯됩니다. 내가 분노 감정에 대해 이차적 감정을 가지고 있고 그 감정을 허락해 주지 못한다면 아이의 화 역시 수용할 수 없습니다. 화를 내는 아이를 문제시하거나 화 이면에 있는 아이의 고통을 공감 해줄 수 없기에 아이의 화를 억누르려고 더욱 상처 되는 말을 하게 되는 것이지요.
감정을 다루기 위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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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아이가 하는 말과 행동이라는 ‘자극’을 받았을 때 곧바로 ‘반응하지 않기’를 제안합니다. 또 자극과 반응 사이에 ‘공간’이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공간’에 머물러서 신체 변화에 집중하는 연습을 해봅시다. 자극을 받은 뒤 나의 신체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집중하는 것만으로 감정이 수용되며 조절 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두근거림, 두통, 팔이 저리는 감각 등 다양한 신체 변화에 집중하며 감정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나를 돌볼 수 있습니다.
둘째로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단어로 떠올려보거나 색깔과 같은 이미지로 느껴보는 것입니다. ‘속상하네’, ‘두렵네’, ‘불안한 것 같아’, ‘붉은 색이 떠올라’와 같이 감정을 인식함으로써 내가 느끼는 감정이 분노나 상처 주는 말하기로 비틀려 표현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습니다.
셋째는 내면의 목소리로 자신의 감정을 타당화하는 것입니다. ‘버릇없는 아이가 될까 봐 불안해하는구나, 이런 순간에 불안함을 느끼는 것은 당연해’, ‘이런 말을 듣고 화가 나는 건 자연스러운 거야’ 등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타당화할 수 있다면 이러한 태도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흘러갑니다. 내 감정이 진정되고 난 후에야 아이의 감정을 돌볼 수 있고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수용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아이의 감정을 공감할 때 다음 스텝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고 타당화할 수 있다면
이러한 태도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흘러갑니다."
아이의 뇌 발달에 대한 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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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이 진정되었다면 아이에게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표현하기 전 아이의 뇌 발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사람의 뇌는 3층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1층 뇌는 뇌간과 소뇌로 생명 유지를 위한 기능을 하고 위층인 2 층 뇌는 대뇌변연계로 감정의 뇌라고도 불립니다. 가장 상위 뇌는 대뇌피질로 이성의 뇌라고도 불립니다. 상대방의 말을 듣고 공감하거나 집중하기, 문제 해결하기, 행동 변화를 위한 결정을 내리는 등의 기능을 합니다.
아이들이 말을 함부로 하며 불편하게 할 때는 아이의 2층 뇌인 대뇌변연계가 풍선처럼 빵빵하게 달아올라 있는 상태입니다. 이때 설득 또는 충고, 비난하는 형식의 대화를 하게 되면 이 2층 뇌는 압력을 받아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게 되지 요. 우리 뇌는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2층 뇌에 에너지를 많이 쓰는 동안에는 상대적으로 3층 뇌의 기능을 떨어뜨립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의 말을 집중해서 듣거나, 감정을 진정시키거나, 바른 방향으로 행동을 변화하기 어려워집니다. 오히려 자신의 달아오른 감정을 이해받기 위해 문제 행동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감정 뇌인 2층 뇌를 진정시키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2층 뇌를 진정시키는 대화에는 3단계가 있습니다. 1단계는 아이의 감정과 소망, 욕망을 인정해 주는 대화입니다.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해 주는 것만 으로도 아이 감정의 강도를 약하게 만들어 줍니다. 마치 빵빵하게 부푼 풍선에서 공감이라는 도구로 감정의 압력을 빼는 것과 같지요. 이때는 ‘반영하기’라는 대화 기술로 아이의 감정을 인정해 줄 수 있습니다.

2단계는 감정을 반영한 후 제한 설정을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감정이 상한다고 해도 해서는 안 되는 말과 행동이 있지요. 그럴 때 제한을 설정해 주어야 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수용한 뒤에 무엇을 하면 안 되는지 분명하게 설명해 주는 단계입니다. 무엇이 적절한 행동과 말이며 적절하지 않은지에 대해서 알려줍니다.

3단계는 아이가 한 행동이나 말을 대체하여 수용 가능한 대안을 제시해 줍니다.
3단계에 따른 대화를 반복해서 경험한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와 감정에 대해서 보호자가 수용했기에 불편한 감정을 억압하거나 회피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어떤 감정이든 수용 가능하나 감정에 따른 행동에 대해서는 조절해야 한다는 책임을 배우게 되지요.

이 글을 보는 보호자들 역시 이러한 방식으로 표현한다면 여과되지 않은 감정을 쏟아냄으로써 아이에게 상처 주는 말하기를 멈출 수 있습니다. 내가 아이에게 표현할 때 위와 같은 단계를 따라 말하기 어렵게 느껴진다면, 앞서 전달해 드린 감정 조절 방법을 먼저 연습해 보는 것이 도움 되리라 생각합니다.
이러한 대화법으로 보호자들이 아이를 향한 애끓는 사랑을 오해 없이 전달하며 자책을 멈출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더불어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어떠한 감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보호자들로부터 배우고 나아가 자신의 감정만큼이나 존재 자체를 소중하게 느낄 수 있길 바랍니다.
이달의 멘토 〈노은혜 심리상담사〉
작가, 언어치료사이자 심리상담사. ‘마음노아 심리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소속 언어치료사이자 한국상담학회 전문 상담사로서 학교, 기업, 정부 산하 기관 등 다양한 곳에서 상담과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상담학회 전문상담사 성적우수자’로 표창장을 수여받은 바 있다. ‘네이버 맘키즈’, 〈국제i저널〉, 〈메트로신문〉에서 보호자와 아이의 감정을 다룬 칼럼을 연재했고 경상남도 청년사회서비스사 업단 심리지원팀에 소속되어 청년들의 마음을 치유했다.
노은혜 심리상담사 저서
엄마라는 상처 / 관계는 감정이다 / 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 나는 더 이상 눈치 보지 않기로 했다 / 엄마랑 아빠랑 우리 아이 말공부 / 엄마 아빠 딱 10분만 놀아요!
글 노은혜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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