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거제 동부초 율포분교장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 ‘윤슬’

윤슬. 햇빛이나 달빛이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어감부터 뜻까지 아름다운 이 이름이 맞춘 듯 잘 어울리는 환경동아리가 있다.
언제든 학교 앞 바다로 달려가면 윤슬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학교, 거제 동부초등학교 율포분교장의 환경동아리 ‘윤슬’이다.
윤슬처럼 티 없이 반짝이는 지구를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동아리 활동에 열심인 일곱 학생과
지도교사인 손창익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왼쪽부터 6학년 정윤호, 5학년 강민정, 4학년 김재윤, 3학년 강민서, 지도교사 손창익, 2학년 김현아, 4학년 최지혜, 6학년 고은솔
생태전환교육의 중심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
경상남도교육청은 2021년 3월 전국 최초로 생태전환교육 전담 부서인 기후환경교육추진단을 신설해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생태전환교육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생태전환교육은 삶의 방식을 인간 중심에서 생태 중심으로 바꾸는 교육으로, 경상남도교육청은 이를 위해 초·중·고·특수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이하 기후천사단), 교육공동체의 참여와 변화를 이끌어 내는 ‘생태전환교육 실천교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기후천사단은 2021년 117개 동아리, 2,548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395개 동아리, 8,308명의 학생들이 활동하고 있다. 무엇보다 기후천사단은 매년 환경부가 선정하는 ‘우수 환경동아리’를 석권하며 생태전환교육의 표준으로 우뚝 서고 있다.
거제 동부초등학교 율포분교장 환경동아리 ‘윤슬’도 그중 한곳이다. 2023년 겨울, 전국 18개 우수 환경동아리 중 10개가 경남도 내 환경동아리였고, 동부초 율포분교장은 최고상인 교육부 장관상을 받으며 이름을 알렸다.

▲일곱 학생의 기후 이끄미, 손창익 교사

▲교실에 마련한 자체 해양생태연구소
부표로 만든 ‘해양생태연구소’로
바다 변화 확인해요
동아리를 이끌고 있는 손창익 지도교사는 2023년 동부초등학교 율포 분교장에 근무하면서 ‘윤슬’이라는 환경동아리를 만들고 기후천사단 에도 참여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는 평소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았던 덕분도 있지만, 율포분교장이 품고 있는 자연 환경도 한몫했다.
손창익 선생님 “학교 바로 앞에 바다가 있다 보니,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아이들과 바다에 나갈 수 있거든요. 해양환경교육을 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고 있는 거죠. 거제의 마지막 분교장이다 보니 교육·문화시설이 전무해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체험·탐구 중심의 생태전환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기후천사단 활동까지 닿게 되었습니다.”
일곱 학생에게 학교 앞 바다는 놀이터이자 교실이다. 동아리 활동 역시 대부분 바닷가에서 이뤄지는데,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바다에 나가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기후 위기와의 관련성을 탐구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학교와 가까운 바다를 통해 직접 확인해보는 활동이다.
고은솔 학생(6학년) “저희가 ‘해양생태연구소’라고 부르는 부표와 채집판이 있거든요. 바다에 띄워놓은 부표를 일주일에 두 번 건져 올려서 부착성 생물을 채집, 관찰하고 표본 제작도 해요. 태어나서 처음 보는 엄청 징그럽게 생긴 생물들이 많아서 놀랐고, 그 해양생물 들이 대부분 해양 외래종이라는 점에 더 놀랐어요. 원래 따뜻한 바다에 사는 생물이라고 하던데 왜 우리 거제도 바다에 이렇게 많은지 궁금했고요. 다 기후 위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 바다의 굴, 멍게, 조개 등 토착 생물들이 먹어야 할 좋은 영양분을 해양 외래종이다 먹어버려 문제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손창익 교사는 학생들이 채집한 해양생물을 해양과학기술원, 거제패류양식연구센터 등의 도움을 얻어 어떤 생물인지 조사하는 등 ‘바다에 진심’인 모습으로 학생들을 이끌었다. 노란꼭지유령멍게, 큰다발이끼벌레, 구멍갈파래… 이름도 낯선 해양 외래종이 우리 동네 거제 앞바다에 살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이렇게 해양 외래종이 늘어난 것은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생태전환교육 속으로 빠져들었다.

▲학교 앞바다에서 많이 채취되는 우럭조개

▲학생들이 직접 설치한 부표와 채집판
“
생활 속에서 기후 위기를 체감하는지 물어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 체험·탐구 중심의
생활밀착형 생태전환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
한 사람한 사람의 실천이
‘윤슬’이 되듯
정윤호 학생(6학년) “학교 앞 바다에 조개를 채집하러 갔는데 생각보다 조개가 없는 거예요. 어촌계장님께 여쭤보니 조개 생산량이 아주 많이 줄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런 해양생태계 변화가 기후 위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생활 속에서 작지만 꾸준하게 기후행동 실천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어요.”
지난 1년, 일곱 학생과 손창익 교사가 함께한 기후행동도 다양하다. 텃밭 가꾸기는 기본, 작물을 수확해 채식 급식에 활용하기도 했다. 놀이터이자 교실인 율포해수욕장에 종종 나가 지구가 더욱 윤슬처럼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 쓰레기도 줍고, 캠페인도 벌였다.
손창익 선생님 “학생들이 미디어를 통해 기후 위기 문제를 자주 접하겠지만, 생활 속에서 기후 위기를 체감하는지 물어보면 아닌 경우가 많았거든요. 체험·탐구 중심의 생활밀착형 생태전환교육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기후행동 실천의 필요성을 좀 더 명확하게 인식하고 스스로 변화해 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해나갈 계획입니다.”

▲학교 앞 바다는 학생들의 놀이터이자 배움터

▲능숙하게 해양생물을 채집하는 학생들
2024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 발대식
5월 30일, 예술교육원 ‘해봄’에서 열린 2024 학생 환경동아리 ‘기후천사단’ 발대식에는
환경동아리 지도교사, 대표 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후천사단 배지를 받고, 기후행동 실천을 다짐했다.
기후천사단 배지는 매년 학생들이 직접 디자인하는 것으로도 유명한데, 올해는 양산남부고 정유주 학생이 고안한 디자인이 채택됐다.
지구를 지키는 일은 나무 한그루 심는 것과 같은 작은 일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취지를 담아,
나무 한 그루를 지구로 형상화한 디자인이 담겼다.
글 임승주 사진 백동민
윤슬 어린이들 메인컷.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