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거제 학부모 그린멘토단

‘학부모 그린멘토’는 남다른 환경 감수성으로 지역과 가정에서 기후 행동을 선도하는 학부모 활동가를 뜻한다. 경남교육청이 준비한 양성 연수를 이수한 이들 그린멘토는 한 사람 한 사람이 환경 수호자가 되어 동료 학부모나 지역사회 구석구석에서 환경의 가치와 행동 요령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학부모 그린멘토 운영 4년 차. 이들의 마음 속에 뿌려진 기후 행동 씨앗이 어떤 싹을 틔우고 있는지, 거제 학부모 그린멘토단을 만나보았다.
박균현 학부모 그린멘토단 2기 양정초등학교 3학년 김태율 어머니
윤은경 학부모 그린멘토단 2기 용소초등학교 3학년 황혜림 어머니
윤예화 학부모 그린멘토단 1기 자녀 모두 성인
박소현 학부모 그린멘토단 2기 삼룡초등학교 6학년 조현서 어머니
“이렇게 서로 얼굴을 보는 건 처음이네요.”
거제에서 학부모 그린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네 사람이 한자리에 모이자,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인사가 쏟아졌다. 윤예화 씨는 2021년 1기, 박균현·박소현·윤 은경 씨는 2022년 2기 학부모 그린멘토로 선정돼 이수 과정을 밟은 뒤 주로 메신저에서 만나 활동을 공유한다고 했다. 2023년에는 지원자만 450여 명으로 그린멘토 그리고 기후 위기를 향한 관심은 해마다 뜨거워지고 있다.
박소현 “저는 거제 토박이인데요, 젊을 때는 환경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가 아이를 키우면서 거제에 산다는 것이 축복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자연에서 노는게 최고의 교육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거제만큼 좋은 지역이 없더라고요. 아이 에게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한 고민 끝에 학부모 그린멘토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또 은경 씨는 아이가 학교에서 받아온 알림장을 통해, 균현 씨는 마을학교에서 진행한 환경 교육을 통해 학부모 그린멘토를 알게 됐다. 시작점은 다르지만 지향점은 같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에 공감하고, 가정에서 환경 교육이 시작돼야 변화를 꾀할 수 있다는데 적극 동의한다는 점이었다. 나아갈 방향은 알겠는데 무엇을 해야할지 모르겠을 때, 그린멘토 연수는 이들에게 큰 힘이 되어주었다.
윤은경 “한 달에 두 번 연수가 있었는데, 양성 과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라 정말 만족도가 높았어요. 환경 교육의 필요성부터 현재 기후 위기의 심각성, 또 어떻게 바꿔 나갈 것인가 하는 전문 가의 강연도 좋았고, 토론하고 소통하며 환경 문제를 보는 시선이 한층 넓어진 기분이 들었어요. 좋은 것을 배웠으니 주변 에도 알려야겠다 싶은 마음도 커졌고요.”
학부모 그린멘토의 활동은 ‘환경교육특구 거제시’와 맞물려 돌아간다. 환경교육특구는 지역 교육지원청이 지자체, 시민· 환경단체 등과 함께 지역별 특색에 맞는 환경 교육을 자율적 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거제는 바다의 도시답게 해양생태환경, 생태순환경제라는 두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과 자원순환시설 견학을 가거나, 환경·마을생태·독도환경 동아리 운영, ‘플라노(Plastic+No) 학급’ 운영 등이 그 예다.
윤예화 “연수를 다 듣고 난 뒤 제가 할 수 있는 일과 환경 사이에서 접점을 찾다 보니, 강연으로 아이들에게 환경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지금은 거제교육지원청 재능기부 강사로 교실, 마을학교, 아파트 커뮤니티 등에서 환경 수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아이들, 학부모들을 모아 가까운 바닷가에 나가 쓰레기를 줍기도 하고요.”
박소현 “저는 그린멘토와 함께 주민 환경 모임인 ‘아낄거제’ 사업 중 ‘바다사랑할거제’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달에 한 번 정기적으로 해안가나 관광지 정화 활동을 하는 데, 주워도 또 밀려오고, 치워도 또 생겨나 있는 걸 볼 때마다 열심히 줍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쓰레기를 안 만들어 내는게 더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학부모 그린멘토의 역할은 기후 위기 문제가 먼 나라, 먼 훗날의 일이 아닌 내 삶과 직결된 당면한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위기의식 다음에 필요한 것은 주인의 식이다. 학교와 가정에서의 작은 실천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든다는 믿음으로 ‘그린멘토다운 삶’을 사는 것이 이들에게 주어진 임무이다.

모두 환경수호자 역할을 하는 학부모 그린멘토

모두 환경수호자 역할을 하는 학부모 그린멘토

양말목 냄비받침, 장바구니, 텀블러 등 환경사랑 실천이 묻어나는 소품들
“집은 아이들에게 작은 사회이자가치관을 배우는 장소인 만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윤예화 “집은 아이들에게 작은 사회이자 가치관을 배우는 장소인 만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가정에서 어른들이 환경친화적인 행동을 보여주면 아이들은 그것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고, 분리배출과 재활용, 물과 에너지 절약, 친환경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우리 아이들을 책임감 있는 시민으로 자라게 한다고 생각해요.”
2021년 ‘학부모가 학부모에게 들려주는 환경 이야기’로 학부모 그린멘토 활동 첫발을 뗀 지 벌써 4년. 그린멘토는 기후 행동을 선도하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여전히 배우는 사람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이들을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은 바로 ‘아이들’이다.
박균현 “아이가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다고 느낄 때 보람을 느껴요. 얼마 전 지구의 날에는 아이가 먼저 ‘엄마, 불 꺼야 해’라고 말하면서 10분간 소등에 참여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더라고요. 그린멘토 이수증을 아이 학교를 통해 전달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 엄마는 그린멘토구나’ 아이가 알게 된 것도 책임감을 더 키우는 계기가 됐어요.”
윤예화 “6월 5일이 세계 환경의 날이잖아요. 물론 그날도 환경을 생각하며 관련 행사에서 열심히 뛰겠지만, 평소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환경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늘 하는 말, ‘나라도 실천’을 기억하면서요. 아이들이 보고 있잖아요.”

학부모들이 직접 쓴 지구 보호 시나리오

윤예화 멘토를 중심으로 해수욕장 정화 활동을 나갔던 날

연수를 통해 배웠던 것들을 다시 다른 학부모들과 나누는 그린멘토

버려지는 양말목을 활용해 만든 꽃반지

거제행복교육지구 행복나눔성과발표회 당시 운영한 부스
“아이가 환경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다고 느낄 때 보람을 느껴요.”
환경교육특구란? 경남교육청의 대표적인 환경 교육 프로그램으로 2020년 통영·창녕 2곳으로 시작해 2021년 창원· 사천·거제·양산·함안교육지원청 등이 추가되었다. 현재는 경남도 내 16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각 지역 교육지원청이 지자체, 시민?환경단체 등과 함께 특색 있는 환경 교육을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도교육청은 간접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통영의 잘피학교, 창녕의 습지생태 탐구교육지도 개발, 창원의 에코드림 선도학교, 양산의 자원순환체험학교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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