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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학교폭력전담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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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여 건.


한 해 경남에서 발생하는 학교폭력의 건수다.


학교폭력에 대한 사회적 관심뿐만 아니라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경남교육청은


더 안전한 학교를 만드는 방안으로 올해부터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를 도입했다.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을 통해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고


교원의 과중한 학교폭력 업무 부담을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따뜻한 봄날, 김해 창원 진주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세 사람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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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인 눈과 포용력 있는 가슴으로 학생을 만나겠습니다.”


모혜경 창원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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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신뢰받는마음 따뜻한 조사관이 되겠습니다.”


원양호 김해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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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의 성장을 존중하고 지지하는 조사관으로 활동하겠습니다.”


성인혜 진주교육지원청


 



 


 


 


 


 


 


#1 서로 다른 전문 경력으로, 함께 추구하는 가치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학교폭력 사안의 사실 여부확인을 위해 교육장이 임명 위촉한 학교폭력 조사·상담 전문가를 뜻한다. 현재 경남 18개 교육지원청에서는 179명의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활동하고 있다. 주로 전직 교사와 상담사, 퇴직 경찰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교폭력 대응에 높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세 명의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지역도 경력도 나이도 다 다르지만, 안전한 학교를 위해 발로 뛰고 있다는 공통점 하나는 확실했다.


 


모혜경     저는 학교폭력 전문 상담사로 오래 일했어요. 34년째 심리상담가로 활동하면서 청소년 문제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어요. 많은 학생을 만나본 게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으로 일하는 데 도움이 됐어요.


 


성인혜     아이를 키우면서 학교와 사회가 안전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컸어요. 서클 진행자, 에니어그램(Enneagram. 사람을 9가지 성격으로 분류하는 성격 유형 지표) 교육 강사, 회복적 생활교육 마을 교사 등으로 활동해 오던 중에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원양호     저는 경찰공무원으로 37년 근무했습니다. 퇴직 후 언론에서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가 시행된다는 소식을 보고 지원했어요. 저의 오랜 수사경력이 학교폭력 사안을 조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2 학교폭력 사안 조사는 어떻게 진행될까?


 


이전에는 학교폭력이 발생했을 때, 학교 내 폭력 대응 전담기구에서 피해·가해 학생이 작성한 사실 확인서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발생 여부를 확인했다. 현재는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이 조사·처리 과정을 맡고 있다.


 


원양호     학교나 관할 교육지원청으로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먼저 학교에서 초기 사실을 확인합니다. 이때 학교폭력 관계회복 지원 안내, 관련 학생 필요 조치가 이뤄집니다. 그리고 학교폭력제로센터에서 사안을 분석하고 적합한 조사관을 배정해요. 이때부터 조사관의 활동이 시작되죠. 학교 담당자와 사전 면담을 통해 학생, 학부모, 목격 학생 등 면담 일정을 계획하고 조사를 통해 사안을 확인해요. 필요시에는 의사, 변호사, 특수 교육상담 전문가 등의 의견을 듣고 작성하기도 하고요. 조사관들이 쓴 사안 조사 보고서를 바탕으로 학교에서 피해 학생 적응 지도, 가해 학생 재발 방지를 위한 사후 지도가 이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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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안조사, 갈등의 중심에서 균형을 잡는 일




보통 학교폭력 전담조사관은 한 달에 3건에서 10건의 사안을 맡는다. 예민한 사안을 조사하는 만큼 학교폭력 전담조사관들은 신중하고 객관적인 태도로 접근하려고 애쓴다. 피해자와 가해자, 교사와 양육자의 말들이 엉키는 혼란을 막으며 냉철하고 공정한 조사를 시작한다.


 


모혜경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해당 학생과 양육자예요.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라 상황을 확대 또는 축소해 말하기도 해요. 해당학생의 주변에서 폭력 상황에 주관적 해석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커집니다. 이때 사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갈등을 건강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 주는 것이 조사관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어요.


 


 


 


 


 


#4 공감과 성장, 학생들의 일상 회복을 바탕으로




‘조사’라는 단어는 다소 공적이며 딱딱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세 조사관은 내내 ‘따뜻함’을 강조했다. 피해자도 가해자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도록 포용력 있게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성인혜     요즘은 피해와 가해가 잘 분리되기 어려운 ‘맞폭’이 늘어나고 있거든요. 양쪽 다 억울하다고 말해요. 이때 중요한 점은 모두 충분히 말하도록 하는 겁니다. 충분히 말해야 성찰이 가능해지거든요. 조사관은 중립적인 태도를 가지되 편안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모두에게 귀를 열어야 합니다.


 


모혜경     사람은 욕구와 삶의 방식이 모두 다양하니까, 학교라는 집단 생활에서 갈등을 겪을 확률도 커요. 발달과 성장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일들을 학생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를 수 있어야 해요. 그걸 빨리 인지하는 사람이 있고 늦게 인지하는 사람이 있다는 게 다를 뿐이죠.


 


원양호     학교폭력은 대부분 순간적이고 우발적으로 발생해요. 피해 학생뿐만 아니라 가해 학생도 우리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시민 동료로 자랍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격언처럼 색안경을 끼고 학생들을 보지 마시고 따뜻한 애정의 눈으로 바라보며 아이들의 성장을 응원해 주면 좋겠습니다.


 


세 조사관은 학교폭력 문제는 당사자의 이야기에서 끝나는게 아니라고 말했다. 학교와 가족, 지역 공동체와 사회가 귀기울이고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학교폭력 전담조사관 제도가 시행된 지 어느새 3개월째, 현장에서 분투하고 있는 세 조사관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졌다. 안전한 학교를 위해서 오늘도 각자의 자리에서 구슬땀 흘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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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미 사진 홍순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