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의령교육지원청 캠퍼스형 공동학교

캠퍼스형 공동학교 운영 현장을 만나다
의령은 인구감소지역으로 73%가 작은학교이다.
작은학교는 특색교육과정 운영 등을 통해 학생 수 감소에 대응한 교육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학생의 성장에 필수적인 협력과 공동체 가치를 어떻게 함양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다.
이에 경남교육청이 대안으로 제안한 정책이 ‘캠퍼스형 공동학교’. ‘캠퍼스형 공동학교’는
작은학교 간 공동 학사 운영을 통해 지역 전체를 배움의 공간으로 확장하는 정책으로
2024년 의령교육지원청이 시범 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작은학교가 모여 큰 배움이 일어나는 변화를 부림초등학교 현장에서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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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에서 부터
부림초봉수분교장 교사 류재훈
의령 부림초 교사 윤호경
의령 유곡초 교사 최정훈
학교는 다르지만 교실은 같습니다
의령군 부림면에 위치한 부림초등학교는 전교생 37명의 작은학교지만, 매주 화요일에는 학생 수가 두배로 늘어난다. ‘캠퍼스형 공동학교’를 통해 인근의 작은학교 세 곳(낙서초, 유곡초, 부림초봉수분교장)의 학생들이 부림초등학교로 모이기 때문이다. 윤호경 선생님이 담임을 맡고 있는 3학년 교실도 이날만큼은 책상이 다섯 개에서 열 개로 늘어난다.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발소리도 두 배로 커진다. 평소에는 할 수 없었던 단체 놀이와 모둠 활동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윤호경(부림초 교사) “작은학교도 그만의 장점이 있고 맞춤형 교육 실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또래와의 관계나 협력으로 배울 것들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공동교육과정’을 운영했었는데, 학생들의 만남횟수가 적고 대부분 일회성 행사 중심으로 그치는 한계가 있었어요. 그래서 작은학교 현장에서는 학생들이 주기적으로 만나고,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함께 배우는 시스템에 대한 바람이 있었는데요. 올해부터는 ‘캠퍼스형 공동학교’로 실현해보고 있습니다.”
의령교육지원청은 2024년 ‘캠퍼스형 공동학교’ 시범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이를 성공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공유교육’이라는 교육과정 지원 시스템을 마련했다. 의령 공유교육은 3개 권역으로 구분해 권역별 여건과 특성에 따라 교과+방과후학교형, 아이톡톡 활용 온라인학교형으로 나누었다. 동부 권역(부림초, 낙서초, 유곡초, 부림초봉수분교장) 중심학교인 부림초는 교과+방과후학교형으로 주 1회 대면수업(2시간)과 무학년제 방과후학교(4강좌, 2시간)를 운영한다.
윤호경(부림초 교사) “공유교육 시작을 앞두고 공유교육 지원단 모임, 연구 교사 모임 등 다양한 사전 작업을 거쳤습니다. 특히 각 학년 교육과정을 분석해 학생들이 함께 배우면 좋은 단원과 차시를 추출하고 교육과정을 재구성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제가 맡은 3학년의 경우 학생들이 서로 친해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체육 수업 2차시를 우선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부림초등학교로 모인 4개 학교 학생들이 두 팀으로 나뉘어 체육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학생도 교사도 함께 성장합니다
부림초등학교를 찾은 날은 두 번째 체육 수업이 있는 날. 체육관에 모인 열 명의 학생은 학교와 상관없이 두 팀으로 나뉘어 일렬로 서서 뒷사람이 앞사람의 어깨를 잡은 뒤 하나의 몸통이 되어 상대 팀의 꼬리를 잡는 활동을 했다. 서너 명의 학생으로는 할 수 없는 활동이다. 학생들은 일주일 만에 만난다는 어색함도 없이 서로를 놓치
지 않는 데 집중했다. 공유교육 수업이 있는 날은 학생들에게도 매주 기다려지는 날이다.
최정훈(유곡초 교사) “작은학교는 학급이 하나밖에 없어서 졸업때까지 같은 친구들과 지냅니다. 저희 학교는 3학년이 총 세 명인데 일주일에 한 번 다른 친구들을 만나면 표정부터 달라져요. 특히 지아는 여학생 친구가 없었는데 부림초에 와서 같은 나이의 여학생 친구를 사귀게 되었죠. 평소보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더 많이 듣게 돼서 지켜보는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지켜보는 동안 눈에 띄는 장면이 하나 더 있었다. 한 명의 교사가 주교사로 수업을 이끌고 다른 교사들은 보조 진행을 맡는 팀 티칭이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네 개 학교의 학급이 모인 만큼 각 학교 학생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그에 따른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사전 논의와 협력이 중요하다. 의령교육지원청은 전담
지원팀을 통해 교사들의 전문적학습공동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윤호경(부림초 교사) “의령교육지원청에서 별도 예산을 지원받아 공유교육 전문적학습 공동체를 조직하고 이를 위한 공간을 교내에 따로 마련했습니다. 매주 수업을 마치면 권역별 교사들이 모여 수업 피드백을 나누는데요. 개선할 점과 다음 수업 진행에 대한 논의를 하고, 다음 수업 주교사가 놓치지 않도록 각 학교 학생들의 특성도 세세하게 공유를 합니다.”
또한 전문적학습공동체 경험은 교사들에게도 성장의 기회를 넓혀준다.
윤호경(부림초 교사) “3학년은 담임 교사의 연령대가 3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해요. 그 중 제가 막내 교사인데 이 기회를 통해 선배 교사의 노하우를 직접적으로 보고 들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죠. 실제로 수업을 진행하면서 어떤 어려움이 있을 때도 선배님들이 도와주시니까 마음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일주일에 한 번 부림초등학교 교실로 모이는 아이들

▲공유교육이 있는 날은 단체 수업과 놀이가 가능하다
작은학교의 미래를 만나다
공유교육은 방과후학교 운영에도 적용된다. 학생 수가 증가함에 따라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수가 늘어나 학생 선택 폭도 넓어졌다. 의령교육지원청은 방과후학교 운영 지원뿐 아니라 권역별로 수학여행과 야영활동, 체육대회를 추진할 계획이다. 어느 지역에 살고있든, 어떤 성장 배경을 가지고 있든 누릴 수 있는 교육의 경험을 최대한으로 지원하겠다는 노력이다. 교사들은 현장에서 공유교육의 필요성을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
류재훈(부림초봉수분교장 교사) “봉수분교장은 3학년 학생이 우진이 한 명입니다. 작은학교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학교 내에서도 무학년제 수업을 시행하고, 학교의 장점을 살린 특색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지만 학생들은 또래 친구들과 생각을 나누고 협력을 하면서 성장하는 과정이 필요하거든요. 우진이의 반응을 살펴보더라도 친구들과 함께 있을 때 성격도 더 활발해지고, 또래와 나누는 대화 주제와 관심사가 넓어지는 것이 보입니다. 그런 부분에서 공유교육이 근본적인 기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의령교육지원청에서 ‘공유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시범 운영 중인 ‘캠퍼스형 공동학교’는 이후 경남도 내 작은학교 운영의 미래형 모델로 확대될 예정이다. 지금도 학교 현장에서 세심하고 치열하게 공유교육을 실현하는 교사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작은학교에서 만드는 큰 배움을 함께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캠퍼스형 공동학교 권역별 운영 내용

글 김달님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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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호 캠퍼스형 공동학교 1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