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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진주 진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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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전 일반계고등학교 대상 고교학점제가 전면 시행된다. 직업계 고등학교는 2022학년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적용됐다경남교육청은 2021년부터 고교학점제 기반을 마련하고, 2023년 경남지역 모든 일반고등학교를 고교학점제 연구학교 또는 준비학교로 지정하는 등 본격적인 운영에 대비해 왔다여전히 고교학점제라는 제도가 낯설다면고교학점제 연구학교인 진주 진양고등학교의 수업을 만나보자.


 


 


 


 


 


학생 수업선택권 넓힌


고교학점제


 


고교학점제란 학생이 직접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에 도달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누적하여 졸업하는 제도이다. 2025년 고교학점제가 본격 시행되면 학업 설계, 수강 신청, 평가 및 학점 취득 등의 단계에 따라 학교 교육이 이루어지게 된다. 무엇보다 달라지는 것은 학생의 시간표가 개별화된다는 것이다.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해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을 준비해야 하는데, 학교 여건상 개설이 어려운 과목은 온라인 공동교육과정을 개설, 온라인학교를 통해 수강하는 방법도 있다. 학생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만큼 수업 다양화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다.


 


박승훈 교육과정 부장교사     교육과정 편성표만 봐도 막 연구학교로 지정됐던 2023학년도와 1년이 지난 2024학년도 학생선택과목의 폭이 달라요. 아주 넓어졌죠. 과목이 다양해진 만큼 어떤 교사는 더 많은 수업을 해야 하고 어떤 교사는 수업 시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교사 간 갈등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정말 많은 논의를 했어요. 저희 학교가 오래전부터 자율형 공립고, 그리고 행복학교를 운영해 왔기 때문에 민주적 의사소통에 노하우가 있었는데요. 그 점이 고교학점제를 준비하는 데도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원하는 수업을 골라 듣는다는 것, 여기에는 한 가지 오해가 있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의 선택권을 존중하지만, 100% 자유만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고등학교 교육을 통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내용 등은 공통과목으로 지정되어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한다. 교육과정은 크게 학교지정과목, 학생선택과목으로 분류돼 있고, 이 중 학생선택과목을 자유롭게 골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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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 수업유연화주간 당시 융합수업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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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양고등학교에서 열린 행복학교 전문적학습공동체


 


 


 


 


학생과 함께 완성하는


교육과정


 


학생들의 수업선택권을 반영해 교육과정을 운영하려면 1년 전부터 움직여야 한다. 2024년 시간표를 짜려면 2023년부터 준비한다는 뜻이다. 진양고의 모든 입학생은 1학년 1학기 진로집중학기제를 통해 스스로의 적성과 진로를 파악하는 시간을 보낸다. 학교는 5월 고교학점제 종합 안내로 시작해 6~7월에는 교과목 희망 조사와 예비 수강 신청을 각각 1회씩 벌이고 그 결과를 학생들에게 공개한다. 그리고 8~10월 수강 신청과 수강 정정을 통해 각자의 시간표를 만드는데, 최종 시간표는 12월 혹은 이듬해 2월에야 완성되는 경우도 있다. 진양고 2024학년도 교육과정을 보니 고급물리학, 고급생명과학, 드로잉, 독일어, 심리학, 화법과 작문 등 이색적인 진로 과목이 눈에 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16+1’ 수업 유연화 주간을 활용해 60여 개의 융합수업도 진행하며 학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박승훈 교육과정 부장교사     고교학점제 도입 전에는 1 학생들이 직접 적성과 진로에 따라서 과목을 선택하는 게 무리 아니냐는 우려가 많았고, 실제 부모님들 걱정도 컸죠. 그런데 고교학점제 이전을 들여다보면 대입을 앞둔 3학년이 되어서야 진로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고교학점제는 진로를 정하는 시기를 당기고, 성적을 따르는 게 아닌 적성과 진로에 따라 수업을 듣는 것이니 학생 스스로 자신의 내일을 그려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죠. 실제로 수업 희망 조사와 수강 신청과정을 지켜보면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학생들을 정말 많이 만납니다. 건강한 변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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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수업을 향해 이동하는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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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별로 설치된 학생용 생활 거점 공간


 


 


 


 


수업을 생각하니 길이 보인다


스스로 진로를 고민하는 아이들


 


평가 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2025년도 고등학교 1학년부터는 전 과목 절대평가(A~E)를 하면서 상대평가 등급(1~5등급)을 함께 기재한다. 체육, 교양 등 일부 과목은 이수·미이수만 판단한다. 최소 성취 수준도 중요하다. 공통과목 중 국어, 영어, 수학의 최소 성취 수준 미도달이 예상되는 학생들에 대해서 책임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과정이수지도팀을 투입, 운영한다. 2025학년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부터는 과목별로 출석률 3분의 2 이상, 학업성취율 40% 이상을 종합해 총 192학점(교과 174학점, 창의적 체험활동 18학점) 이상 취득 시 졸업할 수 있다.


 


고교학점제하면 떠오르는 상징적인 장면은 학생들이 시간표에 따라 교실을 이동하며 듣는 모습이 아닐까. 과목별로 다른 교실에서 수업을 듣고, 이에 따라 학교 공간은 가변형 교실, 온라인 학습실, 생활 거점 공간 등으로 다양해졌다.


진양고등학교 역시 유휴공간을 활용해 수업 공간을 확보하고, 생활 거점 공간을 갖췄다. 반면 학생들의 이동이 잦은 만큼 그에 따른 피로감, 학급 소속감 부족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진양고는 올해 3학년은 체육, 논술 수업을 하나로 묶어 한 학급 학생들이 3시간 동안 자기 교실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층별 이동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교실과 수업을 구성하는 등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스스로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알고 있는 학생들과 그 길에서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만날 수 있도록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교사들. 수업의 변화는 곧 학생들 미래의 변화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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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어를 익히며 형평의 의미를 익히는 진양고 구성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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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색교육 중 방문한 형평운동기념탑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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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학교 진양고의 학교특색교육 형평’ 


정연주 교사 -


 



진양고등학교가 있는 진주시는 형평운동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형평운동은 1923년 진주에서 일어난 백정들의 신분 해방 운동으로여기에는 양반가 출신이면서도 낮은 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던 백촌 강상호 선생의 정신이 깃들어 있습니다


저희 학교가 행복학교로 지정되면서 민주적인 학교문화조성공동체역량에 특히 관심이 높아졌고


그 가치와 과정을 학생들도 함께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2022년부터 형평운동을 학교특색교육으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식개선주간을 통해 시각장애인의 현실을 체험하는 흰 지팡이의 날을 비롯해점자 읽기


수어합창대회 등을 가졌습니다이 과정에서 의사소통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점자를 피아노로 표현하는 등의 


톡톡 튀는 학생 아이디어도 나왔습니다. ‘형평이라는 지역의 역사와 가치를 학교에서 배우다보니


졸업 후 학교를 떠난 학생들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고 기억한다는 것도 형평 교육이 남긴 자산인 것 같습니다.


 



 





임승주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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