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요즘 아이 가방 속이 궁금해!

#왓츠인마이백(What’s in my bag)은
가방의 주인이 평소 자신이 가방 속에 넣고 다니는 소지품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콘텐츠다.
유튜브에서 ‘10대 왓츠인마이백’으로 검색하면 다양한 10대 학생들의 가방 속을 들여다볼 수 있고,
유명인과 여러 직업인의 가방 속 소지품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왓츠인마이백’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가방 속 소지품이
곧 그 사람의 생활, 취향, 성격 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한 사람을 알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 사람의 가방 속을 궁금해하는 마음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다면 궁금하다. 요즘 아이들의 가방 속엔 무엇이 들어있을까?

#1. 가방 속 소지품을 보여줘!
봉곡중학교의 한 교실. 나란히 앉은 네 명의 학생들이 책상 위에 가방을 올려놓았다. 눈에 띄는 것은 저마다 가방에 달려있는 귀여운 인형들. 곳곳에 키링과 배지를 달고 있거나 앞주머니에 친구들의 명찰이 들어있는 가방도 있다.
이도연 제 가방엔 자기 주장을 뽐내는 키링이 많은데요.
가방에 귀여운 키링*을 달고 다니는 게 요즘 유행이기도 하고요. 저의 개성을 보여주는 방법이기도 해요.
*키링(Key ring) 열쇠와 함께 걸어놓는 액세서리의 한 종류. 요즘 학생들은 열쇠 대신 가방을 꾸미는 용도로 다양한 키링을 사용한다.
김나현 제 취미가 친구들 명찰을 모으는 거예요. 그래서 이렇게 안이 보이는 앞주머니에 넣고 다녀요.
이지연 제가 중학생 때는 가방에 친구들 명찰을 여러 개 다는 게 유행이었어요!
가방에 명찰을 달고 다니던 유행은 1990년~2000년대에도 있었는데 그 시절 여학생들의 가방에는 좋아하는 아이돌 이름이 적힌 명찰을 자주 볼 수 있었다. 아이들에게 가방 속 소지품을 다 꺼내 보여 달라고 했더니 책상이 금세 채워졌다. 문제집, 필기구를 제외하고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소지품이 눈에 띄었다. 평소 유튜버처럼 #왓츠인마이백 영상을 찍어보고 싶었다는 지연이부터 소개를 시작했다.
이지연 우선 학교에서 강의를 듣기 위해 노트북을 들고 다니고요. 여고생의 필수템인 노세범(피부 유분기를 잡아주는 화장품)과 기름종이를 꼭 들고 다녀요. 야자시간까지 학교에 있으면 앞머리랑 피부에 기름이 장난 아니거든요. 그래서 교실에서 꺼내기만 하면 친구들이 다 들고 가서 문제예요.(웃음) 또 싹스틱이라는 세제도 들고 다녀요. 급식 먹다가 교복에 음식 얼룩이 묻으면 이걸로 싹싹 문질러서 지울 수 있어요. 매일 공부 계획과 일기를 적는 다이어리도 빼놓을 수 없고요. 제 행운의 아이템인 NC 다이노스 박건우 선수 포토카드도 꼭 챙겨 다녀요. 박건우 선수가 이 기사를 읽는다면 저를 꼭 기억해 주세요. 박건우 선수와 결혼하고 싶어요!
박수현 저는 중학생의 필수템인 아코디언 파일을 들고 다녀요. 종이를 넣는 칸이 여러 개라 과목별 자료를 구분해서 넣을 수 있어서 편해요. 또 간단한 화장품이 들어있는 파우치와 저의 필수품 에어팟이 있어요. 에어팟이 없으면 학교 마치고 가는 길이 너무 심심해서 안 돼요. 그리고 제 취미가 스티커를 모으는 거라서 이렇게 스티커 한 뭉치를 들고 다녀요.
김나현 특별히 소개할 소지품은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의 포토카드를 모아놓은 컬렉트북이에요. 컬렉트북을 펼쳐놓고 공부를 하면 기분이 좋아서 더 집중이 잘된답니다. 그리고 제가 학교에서 밴드부를 하고 있어서 항상 악보집을 들고 다녀요.
이도연 저는 들고 다니는 게 많아요. 아이패드와 영어 단어장, 세안용품, 잠 올 때 먹는 캔디, 인공 눈물, 손톱깎이, 고속 충전기, 일회용 수저 등이에요. 세안용품은 마치고 약속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서 챙겨 다녀요. 여고 사물함엔 샴푸, 드라이어, 고데기 다 있는 거 아시죠? 급하면 앞머리라도 감아야 되니까요.(웃음) 일회용 수저는 언제 어떤 간식을 먹을지 몰라서 챙겨 다녀요. 가장 자랑하고 싶은 건 얼마 전 받은 주민등록증입니다. 만져보실래요? 진짜 따끈따끈해요!


▲ 나현이의 집중력을 높여주는 컬렉트북과 악보

▲ 지연이의 행운의 아이템 NC 다이노스 박건우 선수 포토카드
#2. 이런 소지품도 챙겨 다닌답니다.
누구에게나 새 학기 등교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가방을 챙기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교과서와 학용품을 넣은 가방을 메고 낯선 교실 문을 열었던 기억도 함께. 곧 개학을 앞둔 아이들은 새 학기에 어떤 소지품을 챙겨 갈까.
이도연 저는 돗자리요. (돗자리요?) 네, 학교에서 하루 종일 공부하려면 쉬는 시간에 틈틈이 자야 되거든요. 그럴 때 교실 뒤에 돗자리를 펼쳐놓고 자요. 저 말고도 챙겨오는 친구들이 많아요.
박수현 저는 제 이름을 인쇄한 스티커요. 새 학기엔 친구들을 새로 사귀어야 하잖아요. 그래서 친해지고 싶은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제 이름 스티커를 나눠줘요. ‘이 스티커 네 거울 뒷면에 붙여줘, 네 폰케이스 뒷면에 붙여줘’ 이렇게요. 그러면 서로 이름 기억하기도 쉽고 빨리 가까워질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학교에 가지 않는 날. 친구들을 만나러 외출할 때 가방에 꼭 챙기는 소지품도 있을까?
박수현 음, 아이폰 공기계요. 최신 아이폰보다 몇 년 전 출시된 아이폰이 더 감성적으로 사진이 찍히거든요. 그래서 친구들과 놀러 갈 땐 지금 쓰는 휴대폰과 예전에 쓰던 아이폰 공기계를 같이 챙겨요. 요즘 10대들은 이렇게 많이 들고 다녀요.


▲ 없으면 안 될 여고생의 필수 소지품을 소개하는 도연

▲ 아코디언 파일을 소개하는 수현
#3. 새 학기를 준비하는 마음
인터뷰 중간 지연이의 새하얀 신발이 눈에 띄었다. 알고 보니 개학을 앞두고 새로 산 신발이란다. 새 학기라는 말에 아이들의 얼굴에 살며시 설렘이 떠오른다. 가방 속을 들여다본 것만으로 처음 만났을 때보다 친근함이 느껴지는 아이들에게 새 학기 목표는 무엇인지 물어보았다.
박수현 승무원이 꿈이어서 올해는 항공운항학과 진학에 필요한 공부를 부지런히 하는 게 목표예요.
김나현 과학 시험에서 올백을 맞고 싶어요. 항공우주 관련 학과로 진학하는 게 목표여서 과학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이도연 제 목표는 수능 만점! 그래서 나중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이지연 저는 K-고3으로서 열심히 공부하는 게 목표고요. 제 꿈이 유치원 선생님이어서 원하는 대학의 유아교육학과에 진학하고 싶어요. 인 서울 기다려라, 지연이가 간다!
MINI INTERVIEW
옛날 아이들의 왓츠인마이백이 궁금하다.
급식이 없던 세대라 가방에 항상 도시락을 넣고 다녔죠.
도시락에 어떤 반찬을 싸 왔느냐에 따라 친구들의 부러움을 사던 날도 있고
저 스스로 괜히 부끄러워서 숨어서 몰래 먹었던 날도 있네요.
- 김동춘(50대) -
교칙이 까다로웠어요. 복장 규정도 엄격했고, 쌍꺼풀 테이프나 색조 화장품 같은 건 숨겨서 들고 다녔죠.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가방 검사도 있던 때니까요. 추억의 소지품은 MP3와 CD Player예요.
더 어릴 땐 마이마이를 들고 다녔고요. 야자 시간에는 음악 듣는 게 금지되어 있어서
선생님 몰래 이어폰을 귀에 꽂고 머리카락으로 숨겼던 기억이 나네요.
요즘 아이들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웃음)
- 이수진(40대) -
글 김달님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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