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유·초 연계 이음학기 시범 운영 사례 <고성유치원>

새로운 교실, 새로운 선생님, 새로운 친구들. 매년 2월은 새 학년 진학을 앞두고 설렘과 긴장이 높아지는 시기다.
특히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보호자는 아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과 함께 선행 학습과 사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초등학교 입학은 아이에게도 보호자에게도 처음 겪는 낯선 변화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보호자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아이들의 적응을 돕기 위해 시작된 정책이 있다. 개정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과정 연계 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부드럽게 잇는 ‘이음학기’다. 현장에서 ‘이음학기’가 어떻게 적용되는지, 어떤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는지 고성유치원의 사례를 통해 만나보자.

아이들의 성장은
이어진다
이음학기는 5세 유아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초등학교 입학 전 보호자교육, 놀이중심 언어교육, 1학년 통합교과(바른생활, 슬기로운 생활, 즐거운 생활) 연계, 범교과(환경, 인성, 안전 등)연계 수업 등을 통해 초등학교 입학 적응을 집중 지원하는 학기를 뜻한다. 지난해 경남교육청은 총 20곳의 유치원을 선정해 이음학기 시범 운영을 지원했고, 고성유치원은 고성 대흥초등학교 1학년 학급과 연계해 이음학기를 운영했다. 고성유치원의 교육과정 편성·운영을 맡은 최미진 교사는 시범 운영을 통해 ‘이음학기’의 필요성을 확실하게 느꼈다고 말한다.
최미진 교사 “‘이음학기’는 유치원에서의 배움과 경험이 초등학교까지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습니다. 예를 들면 유치원에서 놀이했던 ‘아나바다 장터’를 초등학교 1학년 [통합] 겨울에서 학습하며 아나바다에 담긴 배움의 깊이와 폭을 확장하는 것이지요. 또한 아이들이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과 함께 배우고 놀이하며 초등학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음학기’ 운영이 교육과정의 효율성을 높일 뿐 아니라 유아들의 초등학교 초기 적응을 도와 안정적인 성장에도 도움을 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고성유치원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음교육을 진행했을까? 고성유치원은 <마을애(愛)서 자라는 고성 아이들! 오색빛깔 교육으로 잇다>라는 주제로 계절, 유치원의 놀이주제, 초등 학교의 단원, 학사, 유아와 학생의 흥미 등을 고려해 이음교육 내용을 구성했다. 크게는 놀이를 통한 환경·생태교육 프로젝트(자연과 이음, 환경과 이음, 놀이와 이음)와 관계 맺기를 통한 이웃 되기 프로젝트(이웃과 이음, 관계로 이음)로 나누었다.
최미진 교사 “예를 들어 자연과 이음은 ‘우리와 자연의 만남’ 이라는 주제로 고성행복교육지구 마을교육과 연계하여 고성 동동숲 작은 도서관에서 자연 관찰 생태 교육을 진행했어요. 대흥초등학교 1학년 선생님과 곤충 퀴즈 놀이를 하면서 초등학교에 가면 공부만 할까 봐 걱정하던 아이들의 걱정 어린 생각들이 사라졌어요. 이후 마을 선생님이 동동숲에서 생태교육을 진행해 주시며 자연 속에서 아이들이 어우러져 우정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이 되었어요. 이웃과 이음에서는 아나바다 장터인 ‘함께라서 더 행복한 [읻:다] 마켓’을 운영했어요. 고성유치원 열매반과 대흥?동광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이 가져온 물건들을 고성유치원 강당에 모아 교육공동체가 함께 물건을 사고 팔았지요. 이렇게 모아진 기부금은 고성군청에 보내 고성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전해졌답니다!”


▲ 고성 대흥초, 동광초 1,2학년과 함께한 읻:다 마켓


‘이음학기’ 덕분에
초등학교가 더 기대돼요!
유아 누리과정과 초등 교육과정이 잘 이어지기 위해선 유치원 교사와 초등학교 교사 간 탄탄한 이음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서로의 전문성을 신뢰하고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성장 발달에 가장 적합한 이음교육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미진 교사 “저희는 고성교육지원청에서 실시하는 ‘고성 교육과정 아카데미·행복학교 네트워크’에 참여하면서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시작할 수 있었어요.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원이 만나 교육과정, 학급운영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되었던 것이죠. 다만 유치원과 학교가 차로 15분 정도 떨어져 있어서 자주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대신에 온라인으로 거의 매일 소통을 했고, ‘시범 운영을 안 했으면 어쩔뻔 했어!’ 싶을 정도로 초등학교 선생님께 많이 배웠어요. 유치원과 초등학교 1학년은 같은 발달단계로서 신체, 정서, 언어 등 모든 측면에서 이어져 발달한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었죠. 교실 책장에는 초등학교 생활의 이해를 돕는 책들이 꽂혀 있는데요. 초등학교 선생님이 직접 추천해 주신 책들이에요. 덕분에 아이들은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초등학교에 대한 궁금증을 키워가고 있어요.”
그렇다면 고성유치원 열매반 아이들은 이음학기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오지윤 “언니, 오빠들이 초등학교에 가면 쉬는 시간에 바깥에서 놀 수 있고,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고 알려줘서 좋았어요. 또 쉬는 시간은 10분, 공부 시간은 40분이래요. 공부를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지만 수학 수업이 궁금하고, 도서관에서 책도 읽어보고 싶어요.”
이다온 “누나, 형들이랑 전통놀이와 아나바다 마켓을 같이 하면서 노는 게 재밌었어요. 대흥초등학교에 가봤는데 유치원보다 책상이 크고 서랍도 있고, 한 사람에게 하나씩 다 준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빨리 초등학생이 되고 싶어요.”
보호자의 반응 또한 긍정적이다. 2023년 <유·초 연계 이음학기>를 경험한 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93.8%로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음학기 확대 필요성에 대한 인식은 92.4%였으며, 효과적인 연계 운영을 위해 필요한 부분은 유치원, 초등학교 간의 연계 수업 확대가 58.4%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경상남도교육청은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2024년에는 <유·초 연계 이음학기> 운영을 20곳에서 80곳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음학기 참여 보호자 “초등학교와의 연계 수업, 행사를 통해 아이가 초등학교에 대해 기대감을 보이고, 친숙함을 느끼는 것 같아서 아주 만족하고 있어요. 2024년에도 다른 동생들이 이음교육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전통놀이를 함께하며 가까워지는 아이들

▲ 고성 동동숲 작은도서관에서 자기소개를 하는 아이들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는 3월
현재 고성유치원은 따뜻한 봄과 함께 찾아올 신입생을 맞기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신입생을 위한 자료를 구입하고 원복, 가방과 같은 유치원 필수품을 꼼꼼히 챙긴다. 또한 졸업을 앞둔 유아들이 자신이 생활하고 놀이한 유치원을 소개하는 안내 자료를 만들며 재원생과 신입생 간 이음을 준비한다.
최미진 교사 “유치원에 처음 온 아이들이 잘 적응 할까, 밥은 먹고 있을까, 친구들은 잘 사귈까 여러 걱정을 하실 텐데요. 이런 걱정어린 보호자님의 마음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유치원에서 보장해 드릴 수 있는 한가지는 유치원 교육공동체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며 유아의 입학 적응을 돕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교사는 유아의 흥미와 관심을 파악하여 초기 적응을 돕고자 노력하고 유아의 생각과 놀이를 따라 갑니다. 교직원은 유아들이 안전한 곳에서 기본 생활 습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합니다. 모두가 아이들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유치원을 믿고 지지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고성 대흥초 선생님과 함께한 퀴즈 놀이 시간
글 김달님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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