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교육감과 학생이 함께 말하는 경남교육
교육감과 함께 학생들이 함께
경남교육을 말하다
교육감은 언제나 학생들의 생각이 궁금하고, 학생들은 교육감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합니다. 그래서 박종훈 경상남도교육감과 다섯 명의 학생이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2024년 새 학년 새출발을 앞두고 각자 어떤 기대와 고민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진솔하게 이야기를 나눈 시간. 대화와 웃음이 끊이지 않던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교육감 : 안녕하세요. 경상남도교육감 박종훈입니다. 학생들도 소개를 해볼까요?
김담이 : 저는 행복을 우선 순위로 살고 있는 충무고등학교 3학년 김담이입니다.
황다현 : 사천 용남중학교 3학년 황다현입니다.
장자영 : 저는 실용음악중심 특성화 학교인 거제예술장목중학교 1학년 장자영입니다.
김은우 : 반갑습니다. 경남간호고등학교 3학년 김은우입니다.
정세훈 : 저는 졸업을 앞두고 있는 신반정보고등학교 3학년 정세훈입니다.
#1 _ 2023년을 함께 돌아보다
교육감 모두 반갑습니다. 학생들은 2023년 한 해 동안 어떻게 학교 생활을 했을지 궁금하네요.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김담이 저에게 2023년은 학생회장이 되어 바쁘게 보낸 해예요. 저는 학생회장이 되면 학생과 선생님 모두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였는데요. 그래서 1년 동안 학교생활규정 개편부터 스승의날 ‘웃행길’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어요. 특히 ‘미니올림픽’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교장 선생님께 허락을 받기까지 설득을 했던 과정에서 많이 배우기도 했고요. 예산도 직접 조정해보고 학생들의 의견을 모아 실제 올림픽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운영해본 게 뜻깊었어요. 그 결과 모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만족도 조사에서도 아주 좋은 결과를 얻었어요. 교육감님은 어떠세요? 한 해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교육감 저도 담이 학생처럼 학생과 교직원, 보호자들이 행복한 경남교육을 바라며 바쁜 한해를 보냈습니다. 하나를 꼽기 어려울 만큼 중요한 일이 많았지만 특히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원 개원을 얘기하고 싶네요. 교육감으로서 제가 줄곧 강조해왔던 학생들의 미래교육을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기관입니다. 2018년부터 차근차근 준비 해왔는데 5년 만에 문을 열었네요. 우리 학생들이 미래교육원에 마련된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해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방문해 본 학생이 있나요?
정세훈 의령군 학생회장단 활동 중 하나로 방문한 적이 있어요. 회장단 일정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하진 못했지만, 학생들의 관심사와 흥미를 고려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가봐야겠습니다.
김담이 교육감님, 궁금한 점이 하나 더 있어요. 교육감님과 저는 리더라는 공통점이 있잖아요. 교육감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요?
교육감 제가 생각하는 좋은 리더는 민주적인 리더십을 발휘하는 리더입니다. 구성원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의 다양한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게 중요하죠. 리더는 독단적으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구성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합리적인 결과를 도출해낼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담이 학생은 정말 훌륭한 학생회장이네요.


#2 _ 경남교육의 고민을 같이 나누다
교육감 새해와 함께 졸업을 앞둔 학생들도 있고, 새 학년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있지요. 긴장도 되고 기대도 될 텐데요. 다들 어떤가요?
장자영 저는 중학교 2학년 진급을 앞두고 고민되는 점이 있어요. 학교에서 배우고 스스로 복습하는 것만으로도 힘에 부칠때가 많은데 벌써부터 고등 수학을 풀거나 수능 영어를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단해 보이기도 하면서 사실 걱정이 돼요. 저도 학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해야 할까요? 저와 같은 고민을 하는 예비 중2 친구들이 겨울방학을 어떻게 보내면 좋을까요?
교육감 전문가들은 그런 이야기를 합니다. 선행 학습이 우리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 과정은 최고의 전문가들이 연구하고 논의해서 만든 겁니다. 각 학년마다 가장 적당한 학습 수준을 제시하는 것이지요. 그러니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 과정을 공부한다는 건 그 나이에 맞지 않는 학습내용입니다. 제 사례를 이야기할게요. 저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는 꽤 공부를 잘했습니다. 한 학년에 700명이 넘었는데, 전교 1등을 한 적도 있어요. 늘 교과서와 수업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를 했죠. 그런데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본 첫 시험에서 중간에도 훨씬 미치지 못했어요. 왜일까요? 다른 친구 들이 방학 동안 학원에 다니며 미리 시험 준비를 할 때 저는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 일로 크게 낙심해 한동안 공부에 집중할 수 없었어요. 과도한 선행 학습과 경쟁 속에서 뒤쳐진 셈이지요. 저는 학생들과 양육자에게 지나친 불안함을 조장하는 선행 학습 분위기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영 학생이 다니는 장목예술중학교는 예술 특성화 학교잖아요? 그렇다면 예술에 더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하나를 더 권하자면 이번 방학 동안 딱 10권의 책을 읽어보세요. 눈에띄게 자란 나를 만날 수 있을 겁니다.
황다현 저는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는데요.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내년부터 운영되는 고교학점제 때문에 걱정이 많습니다. 새로운 교육과정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두렵고, 고교학점제 특성상 1학년이 되자마자 진로에 맞게 수업을 편성해야 하는 것이 부담됩니다. 저와 같은 학생들에게 조언해주실 내용이 있을까요?
교육감 고교학점제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저는 고교학점제가 지금껏 대한민국 교육의 그 어떤 변화보다 혁신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에 맞게 과목을 선택해서 배우는 일이 이제는 고등학교 때부터 가능해진 거죠. 조언을 하자면 각 고등학교에는 교육과정이수지도팀이 구성되어 있어 학생의 진로 또는 진학에 맞는 과목을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고등학교별로 운영되는 교육과정 박람회, 선택과목 상담 등을 통해 과목 선택이 가능해요. 만약 진학한 학교에 원하는 과목이 개설되지 않은 경우는 공동교육 과정이나 경남 온라인 학교를 이용하면 됩니다. 또 혹시 진로를 변경하더라도 진로를 바꾸게 된 과정만 정확하게 기재하고 설명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러니 너무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김은우 저는 새해에 스무 살이 되는데요. 기대나 설렘보다는 ‘내 좋은 시절은 다 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솔직히 저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친구들과 추억을 쌓고 제 꿈을 찾는 일에 바빴거든요. 그래도 저는 학교 생활이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그런 학교를 떠날 생각을 하니 무작정 사회에 내던져지는 기분이에요. 교육감님은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는지, 앞으로 제가 어떻게 살아가면 좋을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교육감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뜻한 바가 있어서 학교를 그만두고 스님이 되겠다고 절을 찾아갔어요. 지금 생각하면 참 건방진 생각인데요. 학교에 서 미분, 적분을 푸는 삶보다 절에서 참선하며 한순간에 진리를 깨닫는 삶이 더 가치 있게 느껴졌죠. 하지만 결국 포기하고 내려와 복학을 했고 남들보다 고등학교를 1년 더 다녔습니다. 사회의 시선으로 보면 헛된 1년일 수 있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학교를 떠나보았기 때문에 다시 돌아올 수 있었고, 절에서 깨달았던 지혜가 지금까지도 제 삶에 중요한 자양분이 되어주고 있어요. 그러니 은우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았다고 해도 꿈을 찾고, 친구들과 추억을 만드는 동안 은우 학생에게 쌓인 자양분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학교 생활이 정말 행복했다는 말이 참 반갑습니다. 그러면 된 겁니다. 저는 ‘고진감래’라는 사자성어를 싫어합니다. 나중에 영화를 누리기 위해 지금의 고통을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늘 지금이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3 _ 우리는 따로 또 같이 꿈꾼다
교육감 저에게 또 어떤 궁금한 점이 있나요?
정세훈 교육감님은 제 나이 때 꿈이 무엇이었나요? 교육감이라는 꿈을 갖게 된 이유도 궁금합니다.
교육감 저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나름 모범생이었지만 뚜렷한 인생의 목표는 없었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공부에 좌절을 느껴버린 거죠. 그 때문에 방황을 했고 복학 후 1년은 정말 열심히 공부를 했어요. 그렇게 간 대학에서 선생님이라는 꿈을 갖게 되었죠. 그때부터 임용고시를 준비해서 시험에 붙었고 약 20년간 교사 생활을 했어요. 교사를 한 지 10년이 지나자 새로운 일을 하고 싶더군요. 그러다 16년 차가 됐을 때 학교 도서관을 맡게 되었어요. 당시 도서관은 일주일에 두 번 정도만 문을 열었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없었죠. 그게 참 안타까웠어요. 아이들과 책을 연결해줄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청에서 예산을 받아 도서관을 예쁘게 꾸몄죠. 운영 시간도 대폭 늘렸어요. 그랬더니 점심시간마다 학생들이 도서관으로 몰려오기 시작했어요. 그때 저의 새로운 꿈이 생겼죠. 우리학교 뿐 아니라 경남 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해보고 싶어진 거예요. 그렇게 시작하게 된 일이 교육위원입니다. 2002년 제 나이 43살에 교육위원에 당선되었어요. 이후 2010년까지 8년 동안 교육위원을 경험해보니 교육감이 되면 더 많은 일을 해볼 수 있겠다 싶었죠. 저의 신념과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청을 혁신적으로 바꿔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그렇게 2010년에 선거에 출마해서 떨어지고 2014년 재차 도전해서 교육감으로 당선되었어요. 이후 2018년 재선, 2022년에 세번째 당선되었고 지금 여러분과 이 자리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네요. 그럼 이번에는 제가 물어보고 싶어요. 지금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김담이 제 꿈은 공연기획자이자 예술경영인이에요. 그래서 대학도 예술경영학과에 지원했어요. 늘 과열 경쟁 구도가 힘들었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보다 모두가 공생공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고 싶어요. 그리고 꼭 세계여행을 다녀오고 싶습니다.
황다현 저는 유치원 때부터 꿈이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이 되어서 모두가 행복하고 평등하도록 노력하며 경제적 안정을 취하고 민생을 살리고 싶습니다.
장자영 저는 경영 방향을 굳건히 유지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호텔 CEO가 되고 싶어요. 특히 노인이라는 이유로 호텔을 이용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지 않는, 모든 사람이 불편함 없이 이용 가능한 시니어 호텔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정세훈 저는 체육교사가 꿈입니다. 어릴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재능도 있거든요.
김은우 지금처럼 인생을 후회 없이 재미있게 사는 것이 꿈입니다.
교육감 다섯 명의 친구들 모두 멋진 꿈을 꾸고 있네요. 교육감인 저의 꿈은 오직 하나입니다. 지금까지 경남교육을 바꾸고자 했던 노력과 더불어 경남의 미래교육 기반을 탄탄히 닦고 물러나기 위해 남은 임기동안 저의 마지막 힘을 쏟는 것이지요. 저도 오늘 모인 학생들도 각자가 소망하는 일을 이뤄나가는 2024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오늘 함께해준 학생들 모두 고맙습니다.


대화를 마치며,
학생들의 소감을 들어보았습니다.
황다현
그간 궁금하였던 교육과정과 관련하여 교육감님께 직접 해답을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가 더 많이 생기면 좋겠습니다.
김은우
처음엔 ‘지루하겠다. 형식적인 행사겠지?’ 생각했는데 참석해보니
교육감님께서 학생들과 소통하려고 노력하시는 게 보였고
솔직하게 얘기해 주셔서 좋았습니다.
김담이
고진감래 사자성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교육감님 말씀이 너무 공감돼서 기억이 남습니다.
현재를 즐기면서 모두가 살아갔으면 합니다.
장자영
교육감님이라고 하면 무섭고 근엄한 분이실 것 같아 긴장했는데
제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재미있고 자세하게 이야기해 주셔서
시간 가는 줄 몰랐습니다.
정세훈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어떤 리더인가 다시 생각해보며 앞으로 우리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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