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떠다니는 학교 사천용남고등학교
경남교육의 미래학교 모델
공간을 새롭게 내일을 이롭게
떠다니는 학교 사천용남고등학교
‘행복교육지구’란 학교와 지역사회가 소통하고 협력하여 공교육을 혁신하고 지역 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경상남도교육청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협약으로 지정한 지역이다. 2017년 김해시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 경남 전체 시·군이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오늘 우리가 만나볼 사례는 진주행복교육지구 한편을 환하게 밝혀주는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다. 마을 안에서 아이들의 꿈이 우뚝 솟아나길 바라며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가치를 따뜻하게 실현하고 있는 배움터.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 마을교사 백은숙 씨를 만나보았다.

차별점 하나. 외관이 다르다 뙤약볕을 뚫고 학교에 도착하자 호수처럼 펼쳐진 ‘수공간’이 먼저 시원하게 반긴다. 고개를 들고 보니 학교 외관부터 남다르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용남고등학교 새 교사는 네모반듯 정형화된 기존 학교와는 분명 첫인상부터 다르다. 통유리가 많아 건물 안쪽 계단과 도서관 등이 훤히 보인다. ‘열린 학교’라는 인상이 먼저 든다. 용남고등학교 변화의 시작이 궁금했다. 신현숙 교감 “10년 전쯤 바로 옆 용남중학교의 학생 수가 너무 줄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한 학년에 두 학급도 안 될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죠. ‘어떻게 하면 학교를 살릴 수 있을까’ 고민하며 시작했던 것이 ‘아이들이 즐거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그 결과 카페형 교무실, 학생생활공간 채움뜰, 복합교육공간 지혜샘 등을 만들었어요. 결과요? 지금은 학생이 많아서 걱정인 학교가 되었죠.” 용남중학교 사례와 더불어 2019년 교육부로부터 ‘학교단위 공간혁신 공모사업’에 선정되며 힘을 얻은 용남고 교육 가족들은 그때부터 머리를 맞댔다. 회의부터 워크숍까지 수십 차례 논의의 장을 열고 ‘어떤 학교, 어떤 교실을 만들까?’ 치열하면서도 즐거운 고민을 이어갔다. 신현숙 교감은 “선생님들 모두 달나라라도 세우겠단 기세로 학교공간 혁신을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차별점 둘. 수업이 다르다 가장 염두에 둔 점은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드는 것, 또 한 가지는 고교학점제 선도학교로서 변화하는 교육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 결과 폴딩 도어와 이동식 가벽 등으로 크기를 바꿀 수 있는 교실, 지하 1층부터 지상 2층까지 연결된 중앙 도서관, 테라스, 홈베이스, 전자칠판 등이 갖춰졌다. ‘학생의 행복’과 ‘새로운 수업’이라는 목적과 기능에 충실했다는 점에서 인테리어, 그 이상의 멋과 힘이 느껴졌다.공간의 변화는 학생들의 일상도 바꿨다. 용남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시범학교로, 2학년부터 학생들에게 수업 선택권을 주고 있다. 학생들은 조?종례는 각자 정해진 반에서 갖지만, 수업 종이 울리면 각자 해당 수업이 이뤄지는 교실로 찾아간다. 책과 소지품은 ‘홈베이스’라 부르는 사물함 구역에 넣어두고 다닌다. 쉬는 시간에는 푹신한 소파나 테라스를 찾아간다. “미드(미국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 같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니다. 2학년 박신혜 학생 “변신한 학교를 본 순간 넷플릭스에서 보던 하이틴 드라마 속 학교 같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저희가 보편적으로 알고 있던 학교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니까요. 특히 홈베이스에 있는 사물함이나, 고교학점제 도입으로 이동 수업이 많다는 점이 이색적인 것 같아요.” 요즘 용남고등학교 학생들은 이동식 가벽을 열어 2개 이상 과목을 연계한 융합 프로젝트 수업을 하기도 하고, 과학 클러스터에서 스케일이 다른 실험을 하기도 한다. 전자칠판과 스마트 단말기를 활용한 쌍방향 수업도 일상이 되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학생들이 오고 싶은 학교’가 되었다는 것, 그리고 학생 간에는 물론 학생과 교사 간 소통도 늘어났다는 점이다. 3학년 정홍주 학생 “원래 건물부터 임시 교실, 그리고 새 건물까지 3개의 학교를 모두 경험했는데요. 학교가 변신한 뒤 가장 좋은 점은 열린 공간이 많아졌다는 점이에요. 도서관에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복도 자체가 도서관이라 언제든 책과 가까이 있을 수 있고, 교무실도 통유리라 학생 입장에서 들락날락하기 편해졌어요. 선생님들과 가까워진 기분이 들고, 학교라는 공간 자체에 거리낌이 없어졌어요.”
차별점 셋. 미래가 다르다 외관부터 구조까지 ‘전에 없던 학교’를 지향한 만큼, 용남고 앞에는 수없이 많은 ‘처음’과 도전, 변화가 기다리고 있다. 일례로 새 교사 완공 후 클러스터별로 떨어진 교실을 1시간마다 이동하며 찾아가다 보니 시간적, 체력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고, 이 때문에 2시간씩 이어서 수업하는 ‘블록타임제’를 도입하게 되었다. 다행히 학생들의 반응도 좋고, 과정 중심 평가에도 용이한 수업 방식이라는 것이 신현숙 교감의 설명이다. 용남고등학교는 앞으로 내부 정비를 거쳐 학교 내 수공간과 산책길, 소규모 공연장과 카페테리아 등을 지역사회에 개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용남중학교에 미래교육관이 완공되면 지금보다 더 미래교육의 장을 넓힐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갖고 있다. 신현숙 교감 “스스로 일찍 등교해서 도서관을 먼저 찾고, 프로젝트 수업에서 수준 높은 토론을 나누는 학생들 모습이 귀감이 된다는 분들도 많았고요. 저희 학교가 가진 공간적 장점을 바탕으로 앞으로 학교와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활동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 경상남도교육청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40개 학교, 190동 건물을 그린스마트미래학교로 추진한다. 경남교육청이 추구하는 미래학교는 구성원들이 함께 참여해 만들고, 정형화되고 구획화된 공간에서 벗어나 아이들의 호기심을 이끌어내는 ‘뻔하지 않은 학교, 볼수록 궁금해지는 학교’다. 앞으로 펼쳐질 상상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미래학교 탄생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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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임승주 도움말 경남교육청 미래학교추진단 김동욱 장학사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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