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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배움이 학교를 넘어서 마을로

 


배움이 학교를 넘어서 마을로


진주행복교육지구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 백은숙 마을교사


 


 














‘행복교육지구’란 학교와 지역사회가 소통하고 협력하여 공교육을 혁신하고 지역 교육공동체 구축을 위해  경상남도교육청과 기초지방자치단체가 협약으로 지정한 지역이다. 2017년 김해시를 시작으로 2022년부터 경남 전체 시·군이 행복교육지구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오늘 우리가 만나볼 사례는 진주행복교육지구 한편을 환하게 밝혀주는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다. 마을 안에서 아이들의 꿈이 우뚝 솟아나길 바라며 ‘온 마을이 학교다’라는 가치를 따뜻하게 실현하고 있는 배움터.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 마을교사 백은숙 씨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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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의 진심에서 시작된 마을배움터


진주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는 2020년 엄마들의 자발적인 모임에서 시작되었다. 노인 인구 비율이 높고 아이들을 위한 문화시설이 부족한 상봉동에서 아이를 키우는 7명의 엄마들이 함께 고민을 나누고 공부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그중 한 명이 바로 마을교사 백은숙 씨다. 20년 가까이 아이쿱생협에서 활동가로 일한 그는 동료 엄마들과 마을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자 했다. 마침 행복교육지구인 진주는 마을학교*를 꾸리기 좋은 환경이었다.


 


“학교 밖 마을에서도 아이들이 배우고 놀고 자랄 수 있도록 교육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엄마들도 동의를 했고, 2021년 하반기에 시범적으로 마을학교 운영을 시작했어요.”


 


시범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022년에는 진주행복교육지구 지역중심마을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돼 ‘상봉소소리 마을학교’ 운영을 시작했다. 소소리는 높이 우뚝 솟은 모양을 나타내는 순우리말로 마을을 상징하는 비봉산처럼 아이들의 꿈도 높이 우뚝 솟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상봉소소리 마을학교’는 잘 놀아야 잘 큰다는 주제로 아이들과 숲체험, 전통놀이, 협동놀이, 환경 체험 등을 함께하며 1년을 보냈다. 덕분에 아이들이 전보다 마을을 친숙하게 느끼고 학교 밖에서도 다양한 배움을 경험할 수 있었다. 2023년에는 상봉동주민자치회가 주축이 되어 지역형 마을배움터 공모사업에 도전했다. 마을 안에서 교육공동체를 더욱 확장하기 위함이었다.


 


“올해부터는 상봉동주민자치회 주민소통교육분과에서 마을배움터를 운영하고 있어요. 주민자치회가 주축이 된 사례는 소소리가 유일해요.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마을배움터 취지와도 아주 잘 맞죠. 덕분에 상봉옹달샘*을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기도 용이하고, 엄마들의 모임으로 시작해 우리 힘으로 확대해나가는 점이 뿌듯하기도 하고요.”




 


마을학교 ▶ 가까운 우리 마을에 배움터를 만들어 이웃 어른에게 우리 마을 아이들이 마을에 대해 배우는 곳. 우리 마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다른 동네 사람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에 함께 사는 어른이다. 어른들은 우리 마을 아이들을 위해 뭘 할지 고민하고 아이들은 자기 마을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자라나는 온전한 교육공동체가 바로 마을학교다.
봉옹달샘 ▶ 상봉동 주민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2019년 경남형 생활SOC 주민자치복합화 사업 공모에 선정돼 기존 상봉동 현장민원실로 사용되던 별동 건물을 1층은 주민사랑방·공동육아방으로, 2층은 주민자치 프로그램실·초등돌봄교실 등으로 재구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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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1 마을 누각 비봉루에서 다도 수업을 듣고 있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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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 마을 특산품인 산딸기를 직접 수확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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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 옹달샘에 모인 소소리마을배움터 아이들 


 


 


 


 


 




발길 닿는 곳이 교실, 만나는 어른이 선생님


상봉소소리마을학교는 올해 두 가지의 프로그램을 중점적으로 운영한다. 하나는 매주 토요일 진행하는 ‘우리 동네의 숨결을 찾아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이들과 동네를 탐방하며 동네의 환경과 역사를 알아가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들의 발길이 닿는 곳은 살아있는 교실이 되고, 동네 어른들은 기꺼이 선생님이 되어준다. 




“상봉동은 육십 프로 이상이 논밭이에요. 복숭아 과수원도 많고 전국에서 산딸기를 가장 먼저 재배한 곳이지만, 이런 이야기를 모르는 아이들이 훨씬 많죠. 얼마 전 아이들과 복숭아 과수원을 방문해 직접 수확도 해보고 농사짓는 분께 궁금한 것을 물어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더니 아이들이 정말 신기해했어요. 그 외에도 동네 문인 선생님과 서예 체험을 하거나 비봉루 누각에서 다도를 배우고, 40년 넘게 운영 중인 자전거 가게 사장님께 동네 이야기를 듣기도 했어요. 내가 사는 동네가 언제든 가장 가깝고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는 것이죠.”




그리고 화요일 저녁에 문을 여는 ‘요리조리 놀이터’도 있다. 돌봄 공백이 있는 한부모 가정 또는 조손 가정 아이들 15명과 상봉옹달샘 조리실에 모여 맛있는 요리를 만드는 수업이다. 




“상봉동은 조손 가정 비율이 높은 편이라 아이들에게 맛있는 한 끼를 먹이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기도 해요. 요리에 가장 자신 있는 엄마가 선생님이 돼서 요리뿐 아니라 식생활 교육도 함께 하고 있는데요. 이 수업은 항상 인기가 좋아서 아이들이 늘 다음 수업은 언제인지 물어봐요.”



 


 


 


 


마을에서 잘 자란 아이가 마을을 돌보는 어른이 된다


최근 6월과 7월에는 마을교사가 상봉동에 있는 봉원중학교를 방문해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봉원중학교가 올해 ‘마을과 함께하는 운동장 생태공원 조성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교와 마을 간에 적극적인 교류가 필요해진 것이다. 




“학교 밖이 아닌 교실에서 아이들을 만나고, 아이들과 마을에 대해 공부하면서 어떤 생태운동장을 만들고 싶은지 고민하는 시간이 굉장히 뜻깊었어요. 마을배움터의 취지도 결국은 아이들의 배움이 학교와 마을에서 함께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니까요.”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는 꿈꾼다. 더 많은 아이들에게 마을의 따뜻한 품을 내어줄 수 있기를. 마을 안에서 더 다양한 배움과 성장을 경험할 수 있기를. 그래서 마을교사 백은숙 씨는 오늘도 동료 엄마이자 교사들과 응원의 마음을 나눈다. 아이들을 위한 일이니까, 힘닿는데 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 해보자고. 




“아이들이 마을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예요. 마을에서 키운 아이가 어른이 돼서도 이 마을을 떠나지 않고, 어릴 때 자신이 경험했던 어른들의 돌봄과 배움을 아이들에게 돌려주기를 꿈꾸는 거죠. 그런데 이런 일은 저희의 힘만으로는 부족하고요. 마을 주민 한 분 한 분이 함께 해주시는 게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에 큰 힘이 됩니다. 그러니 어렵게 생각하지 마시고 상봉소소리마을터로 모여주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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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 INTERVIEW ▶ Q. 상봉소소리마을배움터를 자랑해주세요!



  • ▷ 조수아(12세)  마을배움터에 가면 학교에서 하지 않는 체험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지난 번에 비봉루에서 다도 체험을 한 적이 있는데 새로운 경험이라 너무 신기했고, 차와 다식의 맛이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 ▷ 박서연(10세)  복숭아 농부아저씨께서 우리 동네 복숭아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복숭아를 넣어 만든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었어요. 토요일은 학교에 가지 않는 날이라 심심한 적이 많았는데 마을배움터에 가면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요.



 



김달님 사진 백동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