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사립 유치원에서 공립 유치원으로 새롭게 태어나다 김해율하유치원


유치원은 우리 아이가 경험하는
‘처음’ 학교인 만큼, 보호자의 관심이 높다.
특히 공립 유치원은 취원을 희망하는 수요에 비해
늘 정원이 부족해 보호자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에 경상남도교육청은 유치원 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공립 유치원 취원율을 높이기 위해
2019년부터 ‘매입형 유치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사립 유치원을 매입해 공립 유치원으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그중 김해율하유치원은
2020년 9월, 경상남도교육청 매입형 1호로 개원했다.
기둥만 남겨두고 모두 새롭게 바꾸었다는
김해율하유치원으로 함께 가보자.


01 하늘꿈터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 02 옥상에 조성된 하늘꿈터놀이터가 보인다

03 박해란 원장
공간을 바꾸면
아이들이 행복해진다
김해율하유치원은 2020년 9월 1일, 공립 유치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1대 원장은 40여 년 경력의 유아교육 전문가
박해란 원장이 맡았다. 그는 유치원 설립 형태뿐 아니라 ‘아이들이 행복한 유치원’으로 만드는 대대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그 마음으로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이 공간 혁신이다.
“10년 된 유치원을 매입했기 때문에 시설이 노후화되어 있어 걱정이 많았어요. 어린아이들에게는 특히 시설 환경이
중요하거든요. 그래서 기둥만 그대로 둔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먹고, 공부하고, 노는 공간을 전부 바꾸었어요. 처음엔
우려를 표하는 보호자님도 계셨지만, 조금만 참으면 우리
아이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다고 설득을 했죠. 결과적으로는 아주 만족하고 계십니다.”
김해율하유치원을 둘러보면 아이들이 다양하게 놀 공간이
많다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2021년 유치원 최초로 학교공간혁신 자율형 사업 선정을 통해 옥상에 마련한 ‘하늘꿈터’
는 박해란 원장에게도,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놀이터다.
“처음 유치원에 왔을 때 옥상은 버려진 공터였어요. 한동안은 머리에 쓰레기를 이고 산다는 생각에 잠이 안 올 지경이
었지요.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옥상에서 안전하고 재미있게 뛰어놀 수 있을까?’ 그 고민의 해답이 바로 공간혁신이
었죠.”
‘하늘꿈터’ 놀이터가 특별한 이유는 아이들은 물론 교사, 보호자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설계 과정에 참여했기 때문이
다. 특히 본원 만 5세 유아 48명이 공간혁신 촉진자와 함께
6차례의 워크숍에 참여하여 ‘우리가 원하는 놀이 공간’을
설계하기 위한 의견을 내고 나누는 기회를 가졌다. ‘하늘꿈터’라는 이름도 아이들의 투표로 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아들의 창의 놀이 공간인 모듈형 ‘만들기 교실’, 대근육 활동을
위한 ‘집라인’, ‘암벽타기’, ‘오름대 놀이’ 등이 옥상에 마련됐다.
또한 실내에는 블록놀이실과 요리활동실을 갖췄다.
“한 아이가 하늘꿈터를 보고 했던 말이 기억나요. ‘우리가 이렇게 멋진 걸 만들었다고요?’”
아이들에게 중요한 건
잘 놀고 잘 자라는 것
공간 혁신만큼 중요한 건 수업 혁신이었다. 2021년 행복학교(경남형 혁신학교)로 선정된 김해율하유치원은 배움과 협력 중심으로 모든 수업 과정을 재구성했다. 또한 ‘유아·놀이중심교육과정’
실현을 위해 사립유치원에서 운영하던 특성화 교육부터 없앴다.
“정년퇴직을 앞두고 마지막 근무지로 선택한 곳이 김해율하유치원이에요. 제가 바라는 건 하나였어요. ‘아이들 웃음 소리를 듣고
싶다.’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이들이 잘 웃질 않는 거예요. 이유가 뭘까 찾아보니 유치원에서 너무 많은 학습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특성화교육 대신 노는 시간을 충분히 돌려주었죠. 그제야
아이들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물론 박해란 원장의 결정에 의아함을 표하는 보호자도 있었다.
“보호자님들께는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저 또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자랄 수만 있다면 어떤 것도 하겠다. 하지만
제 경험과 철학으로는 유아기에 학습에만 집중하는 건 발달에
도움 되지 않으니 지켜봐달라’고 설득을 했죠. 선생님들께도 그랬어요. 우리가 여기에서 ‘유아·놀이중심교육과정’을 제대로 한
번 실현해보자고요.”
박해란 원장이 말하는 ‘놀이를 통해 배운다’는 건 이런 것이다.
창의력은 배워서 습득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면 블록 놀이 중에
‘이 블록을 어떻게 해야 멋지게 완성할 수 있을까?’ 상상하는 시간을 통해 길러지는 것이다. 또한 직접 요리를 해보면서 열을 가하면 물질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고 과학 원리를 익히는 것과
같다. 박해란 원장은 말한다.
“잘 놀고, 잘 자라는 것. 우리 아이들에게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나요?”



04 자연친화적인 모래놀이터 05 매주 월요일 <초록의 날> 활동 모습 06 아이들이 직접 작물을 심고 기르는 텃밭
행복이 넘치는
김해율하유치원
김해율하유치원은 ‘최초’가 많다. 2022년엔 경남 유치원 중에서 유일하게 교육부 탄소중립 중점학교로 선정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텃밭 생태활동, 숲체험 프로그램, 업사이클링 놀이데이, 매주 월요일 초록의 날을 운영하고 탄소중립실천수첩을 제작해 유아들이 일상에서 탄소중립생활을 실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탄소중립 보호자 동아리, 탄소중립 캠페인 등 가정과 지역사회로 범위를 확장해 아이들의 배움이 하원 후에도 이어질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김해율하유치원은 탄소중립학교 우수 사례로 선정돼 2022년 10월 ‘아름다운교육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김해율하유치원은 올해 개원 4년 차를 맞았다. 박해란 원장은 말한다. 그동안 숨 가쁘게 달려오며 많은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선생님들의 열정 덕분이라고.
“우리 선생님 대부분이 개원과 함께 신규 발령을 받아 오신
분들이에요. 우리 유치원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오신 거죠. 보호자님들께선 우리 선생님들을 ‘전문성 있고 친절하다’라고
말씀해주시더라고요. 교사에게 이보다 더 좋은 찬사가 있을까요? 그리고 행정실과 조리실에서도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신 덕분에 함께 행복한 유치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김해율하유치원 아이들은 방학을 기다리지 않는다. 유치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즐겁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더 머무르고 싶다는 마음보다 더 가치 있는 평가가 있을까? ‘아이들은
놀면서 자란다’는 믿음이 공간으로 실현된 곳. 김해율하유치원 원가는 이렇게 끝이 난다.
노래하고 춤추고 나누고 배려하며
얼굴에 밝은 미소 웃음이 피어나요
행복이 넘치는 김해율하유치원
글 김달님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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