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더 멀리 나아가볼래요

김건우 수영선수
양산 신양초등학교 4학년
첨벙. 당장이라도 뜨거운 햇볕을 피해
시원한 물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요즘.
가슴께에 찰랑이는 물결, 물살을 가르며
나아갈 때 기분 좋은 감촉.
물놀이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몸이 근질근질해지는 날씨다.
2023년 전국소년체전 수영 부문에서
금상(배영 100m)과 은상(배영 50m)을
수상한 건우도 유독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학교 방과후프로그램으로 처음 수영을 배우던 날에도
그저 물놀이를 하는 건 줄 알았다는 건우.
단지 물놀이를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해
이제는 수영 선수로서 또 한 번의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있는 오늘의 주인공,
양산 신양초등학교 4학년 김건우 선수를 만나보았다.

01 제52회 전국소년체육대회 수상 당시

02 건우가 신뢰하는 김경석 코치
수영보다
더 재미있는 건 없어요
건우는 어릴 때부터 물놀이를 좋아하는 아이였다. 그래서
어머니 김미순 씨는 자연스럽게 건우에게 수영을 배워보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초등학교 1학년이던 건우는 수영과 물놀이가 같은 건 줄 알고 좋다고 대답했다. 마침 건우가 다니는 신양초등학교에 수영 방과후 프로그램이 있어 어렵지
않게 수영부에 들어갔다. 그렇게 처음 수영을 접한 건우는
물놀이가 아닌 수영의 기본 호흡부터 제대로 배우기 시작했다.
김미순(어머니)“처음에는 수영 학원을 알아봤어요. 일주일에
두 번 수업인데도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고요. 예체능은 매일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은데, 비용이 부담돼서 어쩌지? 고민하던 차에 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으로 수영을 배울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매일 수업을 들을 수 있는 데다 비용
부담이 적어서 너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죠. 게다가 학교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니까 더 안심도 됐고요.”
처음엔 물에 뜨는 것도 어려워하던 건우는 차츰 차츰 영법을 익혀 3학년 때부터 선수반이 되었다. 평일에는 7시 30분까지 학교에 도착해 체력 단련을 하고, 하교 후엔 세 시간
씩 양산국민체육센터 수영장에서 훈련을 한다. 토요일에도,
방학에도 매주 훈련에 참여하고 집에서는 욕조에서도 발차기를 연습한다. 훈련 강도가 센 날엔 힘들 때도 있지만 그만
두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수영보다 재미있는 건 없기 때문이다. 건우가 생각하는 수영의 매력은 무엇일까.
“우선 여름에 너무 시원하고요. 다양한 영법으로 멀리 나아가는 느낌이 좋아요.”

03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마음
건우의 주 종목은 배영이다. 3학년 여름까지는 접영에 집중
했고, 2022년 전국소년체전 경남도 예선에서는 남자 유년부 접영 선수로 선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국 대회에서 실력 격차를 느낀 건우는 주 종목을 접영에서 배영으로 바꾸었다. 턴을 통해 남은 경기를 위한 추진력을 얻듯, 배영을
선택한 것은 건우에게 좋은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김경석 코치“건우는 접영도 잘하지만 체격 조건이 배영에 더
적합해요. 등이 발달해 있고, 유연성도 좋고요. 그래서 배영을 하면 더 실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선택은 옳았다. 전국소년체전이 있기 전 3월에 열린 제주한라배전국수영대회에 출전한 건우는 배영 100m에서 1등을
차지했다. 전국 대회에서 1등을 경험한 건 처음이었다. 하지만 아쉬운 결과도 있었다. 배영 50m에서 이른 출발로 실격을 한 것. 김경석 코치는 이 대회가 건우에게 좋은 자극이
되었으리라 말한다. 성적에 대한 자신감과 실격에 대한 긴장감을 동시에 안고 훈련에 임했기 때문이다. 그 덕분일까.
건우는 2023년 전국소년체전 수영 부문(초등 4학년 이하)
에서 1등(배영 100m)과 2등(배영 50m)을 차지했다.
“1등 할 줄은 몰랐어요. 결선에서 처음 보는 선수와 붙었는데 초반에는 제가 밀리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턴하고 나서
무조건 따라잡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는데 도착하고 나서 제가 1등이란 걸 알았어요.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어요.”
그리고 자신이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김경석 코치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코치님께서는 1등 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끝까지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거라고 말씀하세요. 저도 항상 그 말을 기억해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해요.”


04 05
03-05 양산국민스포츠센터 수영장에서 매일 훈련을 한다.
수영을 할 땐
1초가 너무 짧아요
건우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2020년 도쿄 올림픽 배영
200m에서 한국 신기록을 세운 이주호 선수다. 한 대회에서 우연히 이주호 선수를 만난 건우는 수경 케이스에 사인을 받았다. 이후 수경을 꺼낼 때마다 이주호 선수처럼 멋진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한다는 건우. 그러기 위해서 올해는
자신의 기록을 단축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현재 배영 50m는 33초 90, 배영 100m는 1분 12초 27이
제 기록이에요. 올해 안에 50m는 32초까지, 100m는 1분
10초까지 줄이는 게 제 목표예요.”
그렇다. 스포츠는 1초도 안 되는 짧은 시간으로 승부가 결정
되는 세계다. 경기는 다른 선수와 하는 것이지만, 모든 선수는 결국 자기 자신이 세운 기록과 싸우게 된다. 그래서 건우에겐 1초가 1초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경기를 할 땐 1초가 너무 빠르게 느껴져요. 그래서 시간이
가지 않게 붙잡고 싶어요.”
부담되지는 않냐는 물음에 건우는 ‘할 수 있다’는 대답을 들려준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로 할 수 있다고. 그리고
씩씩하게 꿈을 이어가는 가장 큰 원동력으로 가족과 수영부
형들을 꼽았다.
“매일 수영장으로 데려다주는 엄마에게도 고맙고, 응원해주는 가족들 모두에게 고마워요. 지난 소년체전 때는 이모할머니께서 직접 피켓을 만들어주셨거든요. ‘수영 국가대표 꿈은
이루어진다.’, ‘김건우 파이팅’이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이었는데 제가 경기하는 동안 수영부 형들이 열심히 흔들어주었어요. 그게 엄청 큰 힘이 되었어요.”
다가오는 전국 대회를 준비하며 오늘도 수영장에서 1초와의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건우. 때론 지치고 힘든 날이 있더라도, 레인 밖에서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기를 바란다. 그 힘으로 다시 힘차게 턴을 해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를. 이주호 선수처럼 멋진 배영 선수가 되어 누군가의 꿈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글 김달님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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