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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농산물계의 아이돌 ‘힙토’ 박지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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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야 주스 될 거야, 나는야 케첩 될 거야, 나는야 춤을 출 거야...’ 동요 ‘멋쟁이 토마토’를 만약 토마토들이 부른다면, ‘힙토’는
‘나는야 춤을 출 거야’ 소절을 택하지 않았을까 잠시 상상해 본다. 그만큼 힙토는 유별나다. 더 정확히 말하면 힙토 브랜드를 만든
박지현 대표가 유별나다. ‘농산물계의 스타’를 꿈꾸며 대추방울토마토 브랜드 힙토를 선보인 지 이제 4년. 농촌, 농부, 농산물 하면 으레 떠오르는 장면 대신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도전 또 도전하는 1995년생 박지현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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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토마토, 힙토 


 


앞으로는 남강이 흐르고, 평평한 대지를 따라 비닐하우스가 늘어선 진주시 대곡면. ‘힙토’는 이곳 땅에서 태어난 스타이다. ‘멋지다’라는 뜻을 가진 ‘Hip’에 토마토의 ‘토’를
붙여 탄생한 힙토는 박지현 대표가 2020년에 개발한 대추
방울토마토 브랜드이다. 박 대표가 부모님과 함께 키우는
대추방울토마토 수확량의 80% 정도가 힙토 브랜드를 달고 고객들을 만난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는데, 창업을 농업 유통 쪽으로
하고 싶었거든요. 창업을 하려면 좋은 아이템뿐만 아니라
사람도 알아야 될 것 같아 청년농부사관학교에 입교했고,
브랜딩 전문가 멘토를 만나 힙토를 구상하게 됐어요. 캐릭터와 패키지 디자인 방향이 정해진 뒤에 바로 진주로 내려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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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땅의 힘으로 키우는 토경 재배로 토마토를 길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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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당도 9브릭스 이상, 달콤함이 일품인 대추방울토마토


 


“우리 모두 농업과 가까워질 필요가 있어요” 


 


브랜드를 만든 뒤, 힙토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도전이 시작됐다. 주력 상품은 대추방울토마토이지만, 힙토 캐릭터를 활용한 그립톡, 포스터, 라이터 등 소품도 만들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에도 참가하고, 토마토, 농업을 주제로
한 전시회도 여러 차례 열었다. 힙토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과 포스터를 전시하기도 하고, 감각적인 조명 아래 토마토
화분을 아예 가져다 놓고 포토존으로 꾸미기도 했다. 곧 서울에서 있을 또 다른 전시회를 위해 트럭을 네 대나 빌렸다니, 부모님의 지인들이 “너희 딸 도대체 뭐하고 다니냐”
라며 걱정 어린 시선을 보낸다는 말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토마토와 전시회는 도대체 어떤 관계가 있길래, 농사 바깥의 일에 이토록 열심인 걸까. 


 


“재밌잖아요. 저는 농업도 젊고 멋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거든요. 친구들과 마트에 갔는데, 제 눈에는
시들시들한 농산물이었는데 친구들이 ‘너무 신선하게
보인다, 맛있겠다’라고 말하는 거예요.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겠죠? 실제 농사를 짓지 않으면 진짜 신선한 농산물을
볼 수 없으니까요. 그때 생각했어요. 진짜 신선한 농산물이
뭔지 보여주고 싶다고, 사람들이 농업과 더욱 가까워질 필요가 있다고요.”
 


 




 


시작은 땅에서부터


 


박지현 대표의 부모님은 30년 경력의 베테랑 농사꾼이다.
원래는 다른 농가들처럼 대추방울토마토 대부분의 수확분을 경매에 부쳤지만, 지난해 가을을 기점으로 힙토 출고분이 크게 늘기 시작했다. 힙토 브랜드를 개발하고 전시회 등을 열면서 ‘농업의 새로운 길을 제시하는 MZ세대 청년 농부’로 각종 방송과 간담회 등에 여러 번 소개된 영향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힙토의 맛과 품질이 큰 역할을 했다. 


 


“원래 대추방울토마토 당도가 9브릭스 전후였는데, 가을
작기(8월께 정식하여 12월께 수확한 것)에 나온 토마토가
12브릭스까지 나온 거예요. 이렇게만 나오면 브랜딩도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어요. 농산물은 역시
맛과 품질이 핵심 가치라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과정은 쉽지 않았다. 이전에는 종묘상에서 파는 모종을 가져와 땅에 심었지만, 지난 가을 작기에는 씨앗부터 시작했다. 씨앗 상태에서 모종이 되기까지 키우려다 보니 시작부터 비용이 두 배 이상 들었고, 그만큼 잘 키워야 한다
는 생각에 공도 두 배 세 배 들였다. 


 


 “아빠 농사 경력이 제 나이와 비슷하거든요. 얼마나 잘 아시겠어요. 제가 ‘당도를 조금 더 높일 필요가 있다. 소비자들은 껍질 두꺼운 걸 싫어한다’라말해도 아빠가 늘 해오던 방식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을 거예요. 아빠도 처음에는
제 의견에 긴가민가하셨는데, 이번에는 결과로 보여드릴
수 있어 기분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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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힙토의 정체성이 담긴 택배용 박스 디자인 


 


 


“비트 말고 힙토 주세요” 


 


힙토 브랜드를 선보인 지 이제 4년 차. 지금도 소비자의
후기 하나에 가슴이 뛰었다 내려앉았다를 반복하는 창업
농이지만, 그만큼 소비자를 가까이에서 만난다는 보람도
크다. ‘방울토마토, 여기 정착합니다’, ‘과일 맛에 까다로운
우리 아이도 좋아해요’ 엄지 척을 날리는 후기는 박지현
대표와 가족들의 큰 기쁨이다. 


 


요즘 박지현 대표의 고민은 ‘힙토를 좋아하는 팬’이 구매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연결 지점을 찾는 일, 그리고 토마토를 활용한 식품을 개발하는 일이다. “뭐 좋은 아이디어
없을까요?” 눈을 빛내며 물어오는 모습이 영락없는 사업가의 표정이다. 


 


또 하나, 힙토가 수장으로 있는 ‘로얄브릭스클럽(RBC)’이
잘되는 것도 박지현 대표의 목표이다. ‘당도에 자신 있는
농산물들의 사교클럽’을 표방하는 로얄브릭스클럽에는
고구마, 샤인머스캣 등이 소속돼 있다. 양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도 제대로 된 판로를 찾지 못해 손해를 감수하는
이웃 농업인을 돕고 싶어 박 대표가 고안한 브랜드이다. 


 


 “그냥 판매하면 재미없잖아요. 힙토와 친구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함께 여행을 떠난다, 얼마나 좋아요. 앞으로도 농업을 문화적으로 풀어나가는 작업을 하고 싶고,
저는 그것 역시 농업이 가진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생산
부터 판매까지 주도적으로 일할 수 있고, 농업을 기반으로 다른 영역과 섞을 수도 있고요. 농부는 그저 땅을 일구는 사람이 아니라, 경영인으로서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저처럼 하는 것도 ‘농사짓는 일’
이라고 봐주시면 좋겠고, 제 이야기를 듣고 어느 어린이가 농부라는 직업을 꿈꾸게 된다면 진짜 너무 뿌듯할 것
같아요.”


 





 


임승주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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