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알파인스키 꿈나무 신혜오 선수
오늘도즐겁게달리고싶어요
2023 동계체전 최연소 4관왕
알파인스키 꿈나무
김해 진례중학교 신혜오 선수(14세)

지난 2월 열린 제104회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는 소식이 들려왔다.
알파인스키 종목에 참여한 열네 살 신혜오 선수가
슈퍼대회전, 대회전, 복합, 회전에서 모두 1등을
차지하면서 최연소 4관왕에 올랐다는 소식이었다.
눈도 잘 내리지 않는 경남에서 알파인스키 꿈나무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나타낸 신혜오 선수.
성적의 비결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
좌우명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자”라고 말하는
신혜오 선수의 다부지고 열정적인
꿈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알파인스키 알프스의 산악 활강에서 발전된 스키 경기 종목의 하나로
뒤꿈치가 고정된 바인딩을 장착한 스키를 타고 눈 덮인 경사면을 따라 내려오면서
속도를 경쟁하는 스포츠다. 회전, 대회전, 슈퍼 대회전, 활강 4개의 세부 종목으로
나뉘는데 이 중 신혜오 선수의 주력 종목은 회전이다. 회전 종목은 기문*으로
표시한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하여 최단 시간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경기이다.
◈ 기문 스키의 회전 경기에서 코스를 설정하기 위하여 세운 깃발

꺾을 수 없는
알파인스키라는 꿈
올해 알파인스키 선수로 활동한 지 5년 차가 된 신혜오 선수는 7살 겨울에 처음 스키를 접했다고 한다. 아버지를 따라 처음 타본 스키에 재미를 느껴 겨울마다 즐겨 타게 된
것이 꿈의 시작이었다고.
신혜오 선수“처음 스키를 탔을 땐 빠른 속도 때문에 무섭기도 했지만 재밌다는 마음이 더 컸어요. 스트레스가 풀리는
기분이랄까요. 겨울이 오면 스키를 탈 수 있다는 생각에 신이 났죠. 그러다 제가 열 살 때 양산 에덴밸리 스키장에서
열린 알파인스키 경기에 참가하게 됐는데 그 대회에서 2등을 하게 된 거예요. 그 대회를 계기로 지금 팀에 들어가서
선수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이후 신혜오 선수에게 스키는 더 이상 취미가 아닌 이루고
싶은 꿈이 되어갔다. 3학년 때 선수 활동을 시작한 신혜오
선수는 겨울에는 강원도에서 합숙훈련을, 봄·여름·가을에는 체력훈련에 집중하면서 차근차근 알파인스키 대회 경험과 실력을 쌓아갔다. 조금씩 성장세를 보여주던 신혜오
선수가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낸 것은 열세 살이 되던 해,
2022년 3월에 참가한 제37회 전국학생종별스키대회에서였다. 이 대회에서 신혜오 선수는 남·녀 선수를 통틀어서 전체 기록 1위를 달성했다.
신상훈(아버지)“사실 제 마음은 혜오가 적당히 취미 생활로만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알파인스키가 비인기
종목인 데다 장비와 훈련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저희 집 형편으로는 부담이 됐거든요. 그런데 혜오가 열세 살이 되던 겨울부터 본인이 이 꿈을 아주 간절하게 생각하더라고요.
자신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면서. 그때부터 훈련도 더
열심히 참여하고 노력하더니 결국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었어요. 그런 모습을 보니 어떻게 아이의 꿈을 꺾을 수가
있겠나 싶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우리가 응원해줘야겠다고
결심을 했지요.”

01 그동안 신혜오 선수가 딴 메달들

실패하더라도
끝까지 타고 싶어요
알파인스키는 기본적인 체력은 물론 근력과 유연함, 민첩함 등 다양한 신체적 능력이 요구되는 스포츠다. 해마다 자신의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신혜오 선수에게 선수로서 본인의 장점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신혜오 선수“제 장점은 겁이 없다는 거예요. (웃음) 좋은 기록을 내려면 가파른 경사면을 빠르게 내려가야 하는데 겁을 먹는 순간 속도를 늦추게 되거든요. 물론 저에게도 약간의 두려움이 있지만, 스키를 타는 순간 재미있어서 다른 건
다 잊게 돼요.”
신혜오 선수의 어머니 홍태순 씨는 말한다. 스타트라인에
선 혜오를 볼 때마다 심장이 터질 것만 같다고. 자칫하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있다 보니 제발 다치지만
말고 내려오기를 바라게 된다고.
홍태순(어머니)“그런데 사람 마음이라는 게 혜오가 내려오고 나면 저도 모르게 기록에 연연하게 되더라고요. 기록이
잘 나오면 기쁘고, 안 나오면 실망도 하게 되고. 그런데 하루는 코치님이 이런 이야기를 하셨어요. 저기 저 스타트라인에서 느끼는 간절함은 선수가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다고,
스타트라인에 서보지 않은 사람은 기록에 대해 쉽게 말해선 안 된다고요.”
출발하기 전에는 누구도 결과를 알 수 없기에 스타트라인
에 서기까지 선수들은 여러 가지 가능성과 싸우게 될 것이다. 실수하면 어떡하지. 기록이 좋지 않으면 어떡하지. 그동안 노력한 게 물거품이 되면 어떡하지. 그러므로 매번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선수들에게 체력뿐 아니라 멘털을
관리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신혜오 선수는 그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듯 밝은 얼굴로 말했다.
신혜오 선수“저는 멘털이 강해요. 훈련을 하면서 혼나는 일이 있어도 쉽게 기죽지도 않고요. 저에게 중요한 건 실패가
있더라도 끝까지 계속 타는 거예요. 그리고 또 다음에 즐겁게 타면 돼요.”
쉽게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하는 것 또한 신혜오 선수의 장점이다. 스키를 교기로 하는 학교도 없고, 훈련 환경도
좋지 않은 경남에서 선수 활동을 하는 일이 불리하지 않냐는 질문에 신혜오 선수는 다부진 목소리로 대답했다. “괜찮아요. 제가 더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어요”라고. 이러한 신혜오 선수의 좌우명은 무엇일까.
신혜오 선수“음… 제가 가장 자주 생각하는 말은 ‘오늘도 열심히 달리자’예요. 이 생각을 하면 힘들어도 다시 힘을 낼
수 있어요.”

02 2023 제104회 전국동계체전 메달수여식
다음 꿈을 향해
오늘도 즐겁게 달리자
신혜오 선수가 이토록 꿋꿋하게 꿈을 향해 나아가는 원동력은 부모님이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항상 지지해주는 부모님이 자신에게는 가장 큰 힘이라고.
홍태순(어머니)“혜오는 응원해 주는 우리에게 고맙다고 하지만, 사실 제가 더 혜오에게 고마워요. 매일 체력 훈련하는 것도 힘들고, 눈도 잘 내리지 않는 경남에서 스키 선수를 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은데 혜오는 지금까지 한 번도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한 적이 없거든요. 늘 꿋꿋하게 열심히
노력해요. 우리가 혜오를 계속 응원할 수 있는 힘은 사실
혜오가 우리에게 준 것이에요. 그 힘으로 혜오를 계속 지켜보고 싶어요.”
신혜오 선수가 알파인스키를 시작한 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역시 올해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최연소 4관왕을
한 것이다. 이 기록은 전 연령을 통틀어 알파인스키 종목의
유일한 4관왕이기도 하다.
신혜오 선수“국내에서 열리는 제일 큰 대회에서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상을 다 받게 된 거라 너무 기쁘고 뿌듯했어요.
내년에는 중등부로 경기를 뛰게 되는데 그때도 좋은 결과를 얻고 싶어요.”
신혜오 선수의 목표는 2024년 전국동계체육대회에서 다시
한 번 4관왕에 도전하고, 2028년 청소년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것이다. 2028년이면 열아홉 살이 될 신혜오 선수. 그에게 올림픽에 출전한 열아홉 살 혜오를 떠올리며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이번에도 신혜오 선수는 다부지고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혜오야, 오늘도 겁먹지 말고 즐겁게 잘 달리자! 파이팅!”
앞으로 신혜오 선수가 서게 될 수많은 스타트라인을 떠올려본다. 그때마다 ‘오늘도 즐겁게 달리자’는 말을 스스로에게 들려줄 신혜오 선수를 떠올리며 나도 함께 응원을 전하고 싶어진다. 다시 한 번 4관왕에 도전하는 열다섯 살의 혜오에게, 청소년 올림픽에 출전한 열아홉 살 혜오에게, 그리고 그 이후 수많은 스타트라인에 서게 될 혜오에게. ‘오늘도
겁먹지 말고 즐겁게 잘 달리기를. 스키를 타는 동안엔 언제나 행복하기를.’

글 김달님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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