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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창원 신월고 신영옥 수석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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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월고등학교 학생들이‘3.15의거’를 기억하는 방법


창원 신월고등학교
신영옥 수석 선생님(역사 전공)


 


 


입춘이 지나고 점차 바람이 순해지더니 어느새 3월이 왔다. 새 학년 새 학기가 시작되는
학교에도, 얼었던 땅이 녹고 새 잎이 돋아나는 자연에도 설렘이 가득한 계절이다. 이러한
설렘 속에서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63년 전 봄이 있다. 1960년 3월 15일, 자유당
정권의 3.15 부정선거에 반발하여 마산 지역에서 일어난 ‘3.15의거’. 우리가 이 봄을
설렘으로 맞을 수 있는 이유는 63년 전 봄, 민주화 시위에 나선 청년들의 외침 덕분임을
학생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 있다. 34년째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창원 신월고등학교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열정 가득한 수업 현장으로 함께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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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5의거를 


제대로 배워야 하는 이유


 


대한민국 민주주의 시작을 이끈 4.19혁명은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도 등장할 만큼 한국 현대사에서 중요한 사건이다. 하지만 많은 이들이 4.19혁명이 있기 전 3.15 부정선거에 항거하는 최초의 시위가 마산 지역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학교에서 배우는 역사 교과서에도 ‘3.15의거’는 한 줄 정도로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다. 34년째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 신영옥 수석 선생님은 그 점이 안타까웠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3.15의거’의
의미와 가치를 알려주기 위한 수업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저는 ‘3.15의거’를 지칭할 때도 꼭 ‘3.15마산의거’라고 부르거든요. 아이들에게 너희가 살고 있는 바로
이 지역에서 4.19혁명을 촉발한 최초의 민주주의 시위가
일어났다는 점, 김주열 열사뿐 아니라 너희들 또래거나
그보다 더 어린 많은 평범한 학생들이 시위의 주축이 되었다는 점, ‘3.15의거’와 ‘4.19혁명’의 정신이 지금까지도
우리 삶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을 꼭 알려주고 싶었어요.”


 


그렇다면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수업은 어떻게 진행될까. 먼저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목표를 정하는 활동으로 시작한다. ‘3.15마산의거를 기억하고 현재 우리의 삶을
성찰해 볼 수 있다’는 수업 목표 아래 아이들은 무엇을 배우고 싶은지, 수업과 관련한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를
포스트잇에 적어본다. 학생들이 적은 내용은 교실에서
공유하고 이야기를 나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 학생도 빠짐없이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저는 수업에서 학생들의 주도성을 이끌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요. 학생 스스로 학습 목표를 정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고 흥미를 느끼기도 쉽고요.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무엇을
가장 궁금해 하고, 어떤 수업을 원하는지 파악하기 쉽죠.”


 


학습 목표를 공유한 학생들은 교과서를 비롯해 영상 및
PPT 자료와 같은 다양한 자료를 통해 ‘3.15의거’에 대해
학습한다.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수업이 특별한 이유는
이 다음 과정에 있다.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3.15의거’ 답사 코스를 재구성해본다.


 


 “마산에는 ‘3.15의거’ 유적지가 곳곳에 남아있어요. <3.15의거 발원지 기념관>이나 김주열 열사 시신
인양지, 당시 시민들이 가장 격렬하게 항의했던 남성파출소 자리도 있고요. 동료 교사와 함께 직접 현장을 다니면서 사진 촬영과 자료 조사를 했고, 그 내용을 바탕으로
사전 답사 자료를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공유해주었어요.
학생들은 학습한 내용과 사전 답사 자료를 참고해서 모둠별로 자신들만의 ‘3.15의거’ 답사 코스를 재구성해 보게 되죠.”


 


답사 코스를 재구성하며 학생들이 꼭 해야 하는 과정이
있다. 바로 답사 코스의 주제를 정해보는 것.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주제에 맞는 답사 장소와 경로를 논의하는
동안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3.15의거’의 의미와 세부적인
사건들을 되짚어보게 된다. 누군가가 알려준 것을 외우는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역사적 사건의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는 공부가 된다.


 


 “주제를 보면 학생들이 얼마나 깊이 고민했는지 느껴져요.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에요. ‘역사의 아픔을
넘어 새로운 세상으로’, ‘그날의 봄날을 기억하며’, ‘1960년 뜨거웠던 마산의 봄’…. 다들 너무 기특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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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함께 고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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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3.15의거 답사 코스 결과물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역사 수업


 


그리고 학생들은 모둠별로 주제에 맞게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 자료를 오려 붙여 답사 코스를 완성한다. 결과물은 발표를 통해 공유하고, 이후 전교생이 볼 수 있도록 복도에 전시한다.


 


“평소 수업에 흥미를 잘 느끼지 못하던 남학생이 있었어요. 그런데 친구들과 답사 코스를 짜는 일이 재미있었는지 전지를 펼쳐 둔 책상에 무릎을 꿇고 올라가서까지 하더라고요. 그 모습에 감격해서 사진도 찍어두었어요. 또 결과물을 전시해 두면 학생들이 뿌듯해 하는 게 느껴져요. ‘우리가 만든 것’이라는 자부심이 있는 거죠.”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역사 수업이 더 특별한 이유는, 역사적 사건과 현재의 문제를 연결 지어 학생들이 통합적으로 역사를 사고하게 만드는 데 있다. 역사를 배우는 목
적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그의 철학 덕분이다.


 


“예를 들어 3.15의거와 4.19혁명 관련 활동을
마치고 나면 학생들에게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바꾸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그렇게 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토론하게 해요. 그럼 정말 다양한 문제가 나와요. 입시, 부정부패, 다문화 관련 문제 등. 학생들은
자신의 삶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수업에
참여하려고 하거든요. 역사는 단지 과거에 있었던 일, 나와 관련이 없는 일이 아니라 현재 우리 삶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준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배우길 바라죠.”


 


 


 


 



학생이 적은 수업 소감


 


“이번 활동을 통해 직접 역사의 흔적을 따라갈 수
있었던 것 같다. 또한 민주주의를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뭉클하게 느껴졌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바뀌어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게 됐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불합리한 일들에 대해 고민해봐야
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살던 지역에서 발생했던 의거여서 더욱 깊게 와닿았다.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해준 소중한 역사를 잊지 않고 더욱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내가 깨어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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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3.15의거 답사 코스 주제 정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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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교과서 


 


 


 


 


선생님이 더 배웁니다


 


신영옥 수석 선생님은 지난해 경상남도교육청 역사교육
현장지원단 소속 교사로 경남도내 초·중·고 역사교사들
과 함께 3.15계기교육자료를 만들었다. 학습지도안만 있으면 교사가 바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체계적이고
다양하게 참고자료와 활동지를 구성했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 관련 수업을 진행해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 경남도 내 각 학교로 3.15
계기교육자료가 배포될 겁니다. 동료 교사들과 고생해서
만든 만큼 학교 현장에 계신 교사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요. 학생들에게도 ‘3.15의거’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대화를 이어가던 중 우연히 그의 교과서를 펼쳐보았다.
수험생의 교과서라는 생각이 들 만큼 거의 모든 페이지에 빼곡하게 필기가 되어있었다. ‘선생님이 더 배운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학생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주고 싶어 매일 고민한다는 신영옥 수석 선생님. 그는 학생들에
게 어떤 교사로 기억되길 바라고 있을까.


 


 “자신들과 함께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선생님으로 기억해준다면 좋겠어요. 지금껏 그래왔듯 매일
수업을 고민하고, 아이들과 행복하게 지내면서 교사 생활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신영옥 수석 선생님은 말했다. 교사에게 가장 중요한 일
은 수업의 전문성을 기르는 것이라고. 그리고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다.
신영옥 수석 선생님의 다음 수업이, 그가 학생들과 함께
하는 내일의 교실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김달님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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