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경남 최초 학교 협동조합 '가온길사천여고 사회적협동조합'

▶ 좌측부터 황정은(마케팅팀 팀장), 박호은(환경팀 부팀장), 김주은(회계팀 부팀장), 김정희(매점팀 부팀장), 김세영(배점팀 팀장), 최진주(회장)
학교에도 협동조합이 있다?
가온길사천여고 사회적협동조합
2016년 사천여자고등학교에
경남 첫 학교협동조합이 만들어졌다.
‘가온길’이란 뜻은 중심으로 나아가자는 뜻으로
학생들이 본인의 삶의 주체가 되어
인생을 살아갔으면 좋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지속적인 활동이 필요했고
매점이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가온길 매점팀이 만들어졌다.
2023년 1월 기준 가온길 조합원 수는
교직원 18명, 학생 44명, 학부모 7명,
지역민 7명으로 총 76명이다.
이 중 박신유 담당교사와 박호은(환경팀 부팀장),
김세영(매점팀 팀장), 김정희(매점팀 부팀장),
김주은(회계팀 부팀장), 최진주(회장),
황정은(마케팅팀 팀장) 6명의 학생들을 만났다.
▶ 용기낸챌린지 아침 활동
학교협동조합
만나다
협동조합의 조합원이 되기 위해선 자발적으로 출자금을 내야 한다. 가온길사천여고사회적협동조합(이하 가온길)의 조합원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가온길의 출자금은 5,000원. 어른들에게도 익숙지 않은 협동조합에 아이들은 어떤 계기로 함께하게 되었는지 궁금해 물어보았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대부분 조합을 거쳐 간 선배들의 추천으로 가입했거나, 학교에서 흔히 할 수 없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였단다.
최진주(회장) “학교에 입학한 지 얼마 안 돼 3학년 언니들이 반으로 찾아와 학교협동조합에 대해 설명을 해줬어요. 협동조합에 들어오면 매점 운영과 관련된 여러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분야별로 마케팅팀, 회계팀, 매점팀, 환경팀이 있다고요. 설명을 듣고 나니 마케팅팀이 재미있어 보였어요. 영상도 만들고 홍보 경험도 쌓을 수 있을 것 같았고요. 처음부터 협동조합에 대해 자세히 알고 가입한 건 아니지만 활동하면서 점차 우리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는 건지 알게 됐어요.”
박호은(환경팀 부팀장) “저는 1학년 2학기 때 전학을 왔어요. 학교에 적응을 하고 싶었는데 진로 선생님께서 가온길 이야기를 들려주시더라고요. 살면서 그때 처음 협동조합이란 말을 들어봤어요. 그래서 흥미가 생겼고, 네 개의 부서 중 환경팀을 선택했어요.”
김정희(매점팀 부팀장) “솔직히 처음에는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것보다 매점이라는 단어에 끌려서 가입했어요. 포스기 같은 것도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으면 만져볼 수 없는 거라 재미있을 것 같았고요. 사람들 만나는 것도 좋아해서 참여했어요.”
가온길매점 어벤저스
매점팀, 마케팅팀, 환경팀, 회계팀
가온길은 학생들이 모두 운영하지만 내부를 들여다 보면 기대 이상으로 체계가 잘 잡혀 있다. 자본을 관리하는 회계팀, 조합원과 비조합원에게 활동을 알리고 동참을 유도하는 마케팅팀, 매점 내부 운영을 맡는 매점팀, 작년부터 환경 프로젝트를 맡고 있는 환경팀이 있다. 이렇게 업무를 세분화 할 수 있는 이유는 사천여자고등학교가 회계, 영상, 디자인 등을 배우는 특성화 고등학교인 점이 크게 작용한다.
김주은(회계팀 부팀장) “회계팀은 지출결의서와 수입결의서, 금전출납부 세 가지를 담당하는데요. 매점에서 물품을 구입해 돈이 나가고, 학생들이 매점 물품을 사서 돈이 들어오는 내역을 엑셀로 정리합니다.”
김세영(매점팀 팀장) “가온길매점은 일주일에 화·목·금 딱 3일 운영하는데요. 월요일은 첫날이라, 수요일은 빨리 마치는 날이라 매점 수요가 없는 편이에요. 물품은 매주 목요일에 주문해서 화요일에 받고 있어요. 매점에서 친구들이 만드는 빵도 판매하는데 그게 제일 잘 나가고요, 그 외에 아이스크림도 잘 나갑니다. 판매 수익은 필요한 곳에 기부하고 있어요.”
황정은(마케팅팀 팀장) “마케팅팀은 다른 팀들이 활동하는 걸 알리기 위해 홍보 포스터를 만든다든지 영상을 만들어요. 특히 환경 프로젝트를 할 때는 많은 홍보가 필요했는데요. 예를 들면 마스크 끈을 활용해서 머리 끈을 만드는 것도 영상으로 촬영해서 친구들이 시청할 수 있도록 했어요.”
2019년에는 매점에 큰 변화가 생겼다. 매점 판매 제품을 모두 친환경 제품으로 바꾸기로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매점을 이용하는 학생뿐 아니라 학생 조합원들까지 불만이 커졌다. 친환경 제품이 좋은 건 알지만 왜 굳이 친환경 제품만 고집해야 하는지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고. 이 일을 계기로 2021년에 생겨난 것이 환경팀이다. 박신유 교사가 가온길을 담당하면서부터다.
박신유(담당 교사) “학생들에게 왜 우리가 친환경 제품을 써야 하는지 고민해 보게 하고, 그 이유를 다른 학생들에게 알려보자고 제안했어요. 이 질문을 바탕으로 다양한 환경 프로젝트 ‘지구를 지켜라’를 진행하게 되었죠. 예를 들면 ‘용기낸챌린지’로 다회용품 사용에 동참하도록 하고, ‘분리배출 모의고사’라고 해서 분리배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도록 유인물을 나눠줬어요. 마지막으로 전교생을 대상으로 마스크 끈을 수거해서 세척, 천연 염색 등 과정을 거쳐 머리 끈도 만들었고요.”

▶ 사회적경제박람회 참여

▶ 구례자연드림파크 견학
학교 안, 더 큰 학교였던 곳
작년 가온길 매점은 새 단장을 마쳤다. 내부 디자인은 학생 조합원들의 의견을 반영해서 꾸몄다. 조합원들이 하나씩 낸 의견을 팀장회의를 거쳐 수정하고 구체화 해서 인테리어가 완성됐다. 이런 경험들이 학생들에게는 어떤 의미일까?
박호은(환경팀 부팀장) “환경팀에 들어오고 환경문제를 접하게 됐어요.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의료 쓰레기들이 무척 많이 발생했는데요. 이런 부분을 조사해서 영상으로 만들 생각이에요. 활동을 하면서 전교생들의 환경 의식을 좀 더 높일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어요.”
최진주(회장) “함께 하는 것의 가치를 많이 느꼈어요. 다 같이 으샤으샤 하면 무엇이든 바꿀 수 있을 것 같은 희망도 함께 생겼고요.”
황정은(마케팅팀 팀장) “다양한 사람들과 협동하면서 재미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포럼에도 참여하고 영상도 찍고요. 새로운 도전을 많이 해 볼 수 있어서 나중에 커서도 도전하는 것을 겁내지 않고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가온길은 학생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계기이자 기회였다. 조합원들이 함께 주변에 있는 문제들을 고민하고 해결하는 힘을 키웠고 이를 통해 본인이 삶의 주체가 되어 살아가는 힘을 배웠다. 중심으로 나아가자는 가온길의 뜻처럼 말이다.
박신유(담당 교사) “학생들이 가온길 안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리느냐를 배워 가는 것 같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자신감도 커지고 각자 하고 싶은 것이 무언지 뚜렷해지는 게 느껴져요.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이 교사로서 보람도 되고요. 새해에도 아이들과 재미있게 가온길 활동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글 화유미 / 사진 백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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