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누군가를 기쁘게하면서,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다
- 의령 용덕초 예술꽃 씨앗학교 -

무대에 올라서 본 사람은 안다.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노력한 시간과 그들의 노력에 기뻐해 준 관객들, 함께 같은 공간에서 감동을 주고받았던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의령 용덕초등학교 친구들은 모두 알고 있다. 무대에 서는 기쁨,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드는 기쁨을 말이다.
작은 학교에서 일어난 큰 변화

전교생 28명의 작은 학교, 의령 용덕초가 시끌벅적하다. 다음날 있을 ‘의령 사랑나눔 음악회’ 최종 리허설을 위해 용덕초 친구들이 도남나루체육관에 모이는 날. 1학년부터 4학년 학생으로 구성된 합창부 무대를 시작으로 리허설이 시작됐다. 합창부는 공연 곡으로 윤도현 밴드의 노래 <나는 나비>를 선택했다.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 거야’라는 가사를 부를 때는 합창부 모두가 마치 나비가 된 것처럼 아름답고 힘찬 율동까지 곁들였다. 그동안 합창부 지도에 힘썼던 강나루 강사는 학생들이 연습 시간 외에도 스스로 연습을 한 덕분에 좋은 무대를 선보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에 모여서 연습을 하기도 하고, 선배들이 동생들 연습을 도와주기도 해요. 특히 다둥이가 많아서 언니 오빠들이 집에서 연습을 많이 시켜요. 학교에서도 서로 도와주면서 연습하니까 다툼도 별로 없어요.”
합창부 지도 강나루 강사
용덕BIG밴드부는 용덕초에서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밴드다. 기타, 건반, 드럼, 가야금으로 구성된 BIG밴드부는 매주 2회 연습과 밴드데이 주간 연습을 통해 갈고닦은 실력을 무대에 선보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합창부 리허설 때 무대에 함께 올라 <나는 나비>를 라이브로 연주했고, 이 외에도 볼 빨간 사춘기의 <여행>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연습량이 많아 힘들 때도 있지만, 학생들에게 밴드부 활동은 특별한 즐거움이다.

“드럼을 치면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 기분 안 좋은 일이 있어도 혼자서 드럼을 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강사님께서 알아듣기 쉽게 가르쳐 주셔서 실력도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6학년 임수빈 학생

전교생이 모두 예술 꿈나무
용덕초 학생들이 모두 예술가를 꿈꾸게 된 것은 지난 2019년 ‘예술꽃 씨앗학교’ 음악 분야에 선정된 덕분이었다. 예술꽃 씨앗학교는 전국 4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 공연, 음악 등 다양한 문화예술 교육을 4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용덕초는 올해까지 4년간 전교생의 문화예술 교육 환경 조성과 프로젝트형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교육과정과 방과 후 교육활동을 연계해 아침 음악방송인 ‘굿모닝 클래식’을 운영하고 학년군 교과 프로젝트로 ‘예술꽃 교실’을 진행했다. 연극으로 다양한 감정을 표현하는 ‘연극 표현교실’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뮤지컬과 각종 공연을 관람하는 ‘예술꽃 DAY 문화예술 체험’을 펼치기도 했다. 또 ‘밴드 나눔의 날’을 통해 지역민과 연습의 결과를 공유하기도 하고 교직원과 학부모, 지역민이 함께 음악을 연주하는 밴드 동아리 ‘도담밴드’를 운영하면서 예술꽃을 지역사회와 함께 피우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예술적인 꿈과 감성이 무럭무럭
예술꽃 씨앗학교를 운영하면서 전교생 28명의 작은 학교인 용덕초가 지역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합창과 밴드음악으로 학교의 존재를 더욱 빛내고 있기 때문이다. 예술꽃 씨앗학교로 피워낸 새싹들은 매년 ‘의령 사랑나눔 음악회’에 참가해 무대에서 관객을 기쁘게 만들었고, 학교 자체적으로 ‘행복울림 페스티벌’을 개최해 지역민을 초대하기도 했다. 학생과 교직원, 학부모와 지역민이 한데 어울려 문화예술 교육의 성과를 공유하면서 즐거운 축제를 즐기게 된 것이다. 이밖에 의령금요음악회, 2021 경남교육을 말하다 축하공연, 학교예술교육 발표, 경남학생교육원 복합모형체험관 개관식 등 다양한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치면서 예술가로서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예술꽃 씨앗학교를 통해 모두 하나가 되고, 가족들이 공연이나 악기 연습을 통해 대화가 늘어나고 웃을 일도 많아졌습니다. 예술꽃 씨앗이 용덕초에서 활짝 꽃피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의 꿈과 끼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문화예술 교육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김민숙 교장

아이들이 꽃피운예술꽃 씨앗
예술꽃 씨앗학교가 꽃피운 것은 예술만이 아니다. 프로그램 운영 후부터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도 자신 있게 발표하고 서로 존중하면서 긍정적인 자세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학생과 교사가 같은 취미를 가지면서 더욱 친밀해졌고, 학교 밖 주민과도 친해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공연을 준비하고 기다리는 과정에서 인내심과 배려심을 배워요. 그러다 보니 최근 5년간 학교폭력이 한 건도 없는 학교로 정착됐습니다. 또 예술꽃 씨앗학교를 통해 학생과 교사가 더 가까워지고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박해성 교사
올해로 지난 4년간 진행됐던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은 끝이 난다. 하지만 그 씨앗이 이미 싹을 틔웠으니 앞으로 학교 밴드부를 중심으로 뮤지컬, 합창, 바이올린, 피아노에 이르기까지 학교 문화예술 교육의 토대가 더욱 탄탄해지도록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사업은 끝이 나지만 무대를 만드는 즐거움과 누군가를 기쁘게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들에게 예술꽃 씨앗은 여전히 살아있다. 무대를 준비하던 모든 순간, 우리는 모두 ‘예술가’였으므로
글 박도준 사진 박도준·용덕초등학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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