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다
학교폭력 예방 그리고 대책을 위한 세 가지
피해학생의 온전한 보호, 가해학생의 진정한 반성과 사과, 목격학생의 용기
얼마 전 유명 스포츠 스타와 연예인들의 학교폭력 사실이 뒤늦게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이는 비단 특정 유명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폭력은 피해학생에게 평생 큰 상처가 되는 일인 만큼 이를 근절하기 위한 적극적인 예방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학교폭력을 예방하는 것만큼이나 학교폭력이 일어난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상남도교육청에서는 피해학생을 보호하고 가해학생을 선도함으로써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육성하기 위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세우고 이를 실천해 나가고 있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국 민주시민교육과 진희정 변호사를 만나 학교폭력을 마주한 학생과 보호자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눴다.
경상남도교육청 미래교육국 민주시민교육과 변호사 진희정
Q. 학교폭력 전담 변호사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로 어떤 일을 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학교폭력 전담 변호사 진희정입니다. 학교폭력 전담 변호사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운영, 조치 관련 행정쟁송 등 학교폭력 사안처리 절차 전반에 대해 법률적인 조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학교폭력 사안을 경험하면서 가장 교육적이고 지혜로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있답니다.
Q. 그렇다면 학교폭력의 가장 교육적이고 지혜로운 해결 방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피해학생은 온전한 피해 인정을 통해 회복에 필요한 충분한 지원을 받을 수 있고, 가해학생은 피해학생에 대한 공감을 토대로 충분히 반성하여 재발을 방지하는 교육이 중요합니다. 그 과정에서 학교폭력을 마주한 모든 학생들이 정의와 양심에 따라 타인을 존중하는 자세를 배울 수 있도록 교육적인 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그것이 반복되는 학교폭력을 근본적으로 예방할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만약 학교폭력 피해를 입었다면, 피해학생과 보호자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학교폭력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피해 사실을 규명하는 것입니다. 학교가 가진 조사권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피해 증거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사이버 폭력이나 따돌림의 경우 SNS 대화 내역이 매우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가급적 대화 내역 전체를 날짜와 시간이 나오도록 캡처한 뒤, 대화 당사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도록 기재하여 제출하는 것이 좋습니다. 피해학생이 심리적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경우에도 단체 대화방을 나가거나 대화 내역을 삭제하기보다는 보호자가 피해학생의 휴대전화를 당분간 관리하면서 증거를 보존할 필요가 있습니다.
Q. 간혹 피해학생 보호자가 아동학대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어떤 경우이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네, 맞습니다. 최근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 접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적으로 동요된 피해학생의 보호자가 가해학생을 직접 만나 훈계하거나 증거 확보를 위해 보호자 동의 없이 가해학생을 불러내어 진술을 녹음하고 진술서를 받아내는 경우, 그 과정에서 가해학생에게 위협감이나 신체적 피해를 주었다고 판단되면 아동학대 가해자로 고소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도 합니다.
선행 학교폭력이 계기가 되어 또 다른 피해가 연이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피해학생을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공식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Q. 학교폭력 피해학생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요?
가해학생의 ‘진심이 담긴 사과’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요? 진심이 담긴 사과는 가해행위에 대한 명확한 인정을 기반으로 한 반성과 피해학생에 대한 충분한 공감을 전제로 합니다. 학교폭력 당사자 간에 화해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를 살펴보면 상당수는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사과하면서 ‘장난이었다’는 표현을 사용하기 때문인데요. 학교폭력을 신고한 피해학생은 대부분 학교폭력으로 큰 고통을 느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해 행위를 ‘장난’이라고 표현한 것은 자칫 피해학생을 예민한 사람으로 치부하거나 가해학생이 자신의 가해 행위와 피해 결과를 사소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 피해학생에게 한 번 더 상처를 주게 됩니다. 피해학생의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고 잘못을 깨달았다면, 조금 더 신중한 표현으로 미안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가해학생이 사과를 하고 싶어도 피해학생이 만나기를 꺼리는 경우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해학생이 진정한 반성을 통해 사과하고 싶어도 피해학생의 연락처를 알 수 없거나, 가해학생에게 긴급조치로 접촉·협박·보복금지 조치가 부과된 경우에는 사과의 마음을 전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쉽게 포기하고 심의위원회가 열리기만을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피해학생은 가해학생에게 어떠한 반성과 화해의 의지도 없다고 오해하게 됩니다. 다만, 가해학생의 적극적인 화해 노력이 때로는 피해학생에게 심리적 부담이 될 수도 있으니 이에 대한 배려도 필요합니다. 따라서 피해학생에게 반성과 사과의 마음을 직접 전하기 어렵다면 글로 마음을 표현해 학교를 통해 전하는 방법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글은 가해학생의 진정성 있는 반성과 사과, 그리고 피해학생의 마음을 잘 보듬어줄 수 있는 내용과 형식이어야 할 것입니다.
만약 학생과 보호자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화해가 어렵다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분쟁 조정 절차나 교육청 관계회복지원단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습니다.
Q. 학교폭력 현장에는 가해자와 피해자 외에도 목격자가 있을 수 있는데요. 만약 학교폭력을 목격했다면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좋을까요?
최근 사이버 따돌림 사건에서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상반된 주장으로 사실 규명에 난항을 겪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사건은 결국 단체 대화방의 참여자로 있던 어느 용기 있는 목격학생의 증거 제출과 진술로 진실을 밝힐 수 있었습니다. 따돌림으로 상처받았던 피해학생은 용기를 내준 친구가 있다는 사실에 깊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목격학생의 양심과 용기가 결국 피해학생을 온전히 지켜 치유해 주었고, 또 반성 없는 가해학생을 선도·교육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간혹 자신이 목격 진술한 사실이 가해학생에게 알려지면 보복이 있거나 학교생활이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해 진술을 주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목격학생과 진술 내용은 학교폭력예방법상의 비밀 누설 금지 의무와 심의위원회 회의 비공개 원칙에 따라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목격학생은 학교폭력 사안 처리 절차 전 과정을 통해 안전하게 보호받습니다. 따라서 목격학생들이 법과 제도를 믿고 조금 더 용기를 내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지금도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을지 모를 학교폭력 상황에서 이를 현명하게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요?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학교폭력은 사건을 마주한 학생들의 다양한 선택과 실천이 모인 교육적 기회라고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배움과 깨달음, 치유와 성장, 공동체 문화에 대한 건강한 믿음으로 이어지도록 힘써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가해학생에게는 진실을 마주하는 용기가, 피해학생에게는 회복의 여정을 위한 건강함이, 목격학생에게는 두려움을 떨치고 일어서는 정의로움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끝으로 정의롭고 따뜻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갈 이 세상 모든 씨앗에게 고마움과 격려의 마음을 담아 힘찬 박수를 보냅니다.
☎학교폭력 신고 국번없이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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