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즐기다
놀라다
배움책(교과서)에서 캐낸 토박이말(31)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일곱째 배움 마당은 ‘생각을 나타내요’입니다. ‘문장을 소리 내어 읽기’가 벼름소(주제)인데 199쪽부터 201쪽까지 ‘달팽이 기르기’라는 글이 나옵니다. 지난 글에서는 ‘달팽이’라는 말을 가지고 이야기를 했었는데 오늘은 199쪽에 몸글(본문)에 나오는 말 가운데 한 가지를 가지고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셋째 줄에 “아주 신기하게 생겼어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신기하다’는 말을 흔히 많이 쓰지만 1학년 아이들에게는 좀 어려운 말이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죠. 잘 아시다시피 ‘신기하다’는 ‘신기(神奇)+하다’의 짜임으로 된 말입니다. ‘신기(神奇)’에서 ‘신(神)’은 ‘귀신 신’이고 ‘기(奇)’는 ‘기이할 기’입니다.
1학년 아이가 “‘신기하다’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으면 어떻게 말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귀신’과 ‘기이하다’는 말을 가지고 1학년 아이들에게 ‘신기하다’는 말의 뜻을 알아차리기 쉽게 풀이해 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집(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고려대한국어대사전』은 ‘신기하다’를 ‘(무엇이) 신비롭고 기이하다’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귀신’이 아닌 ‘신비(神?)’라는 말을 가지고 왔지만 두 글자가다 ‘귀신 신(神)’, ‘귀신 비(?)’라서 ‘귀신 신(神)’에 ‘기이할 기(奇)’라는 한자 뜻 풀이를 넘지 못하는 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색다르고 놀랍다.”라고 풀이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 풀이를 보니 ‘신기하다’는 뜻을 나타내고 싶을 때 토박이말 ‘놀라다’를 써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놀라다’는 말의 여러 뜻 가운데 ‘뛰어나거나 신기한 것을 보고 매우 감동하다’는 뜻
이 있기 때문입니다. 1학년 배움책에 나온 “아주 신기하게 생겼어요.”는 “아주 놀랍게 생겼어요.”라고 해도 비슷한 뜻을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여러 가지 낱말을 배우고 익힐 수 있는 길을 마련해 주고 많은 낱말을 알고 부려 쓸 수 있는 힘을 길러 주는 것이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어린 아이들이 어떤 말부터 배우고 익히도록 할 것인지는 먼저 살아본 어른들이 마음을 쓰기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
저는 늘, 한결같이 말씀드려 온 것처럼 우리 토박이말을 먼저 챙겨 가르치고 배우도록 마음을 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도 저와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토박이말 나들이_놀라다.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