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오늘은 ‘한복 입는 날’ 학생도 교사도 전통을 배우는 함양초
오늘은 '한복 입는 날'… 30년째 잇다
학생도 교사도 전통을 배우는 함양초

추석 연휴를 앞두고 함양초등학교는 9월 7일과 8일, 특별한 이틀을 보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한복 입는 날’ 행사를 가졌기 때문이다. 이 행사는 1992년부터 30년째 이어지고 있는 특색교육이다. 가을 햇살 아래 우리의 옷을 입은 아이들의 표정이 기억에 남을 정도로 밝았다.
글 정송아 사진 박재건, 함양초 제공 |

30년째 계속되고 있는 ‘한복 입는 날’
24절기 중 15번째 절기인 백로는 흰 이슬이라는 뜻이다. 밤사이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했으며 가을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시기이다. 그런 백로를 하루 앞둔 날, 멀리서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과 함께 함양초등학교로 향했다. 학교에 들어서자 조선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했다. 학생들과 교직원들이 한복을 갖춰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함양초는 1992학년도부터 매년 ‘한복입는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복 입는 날에는 집에서부터 한복을 입고 등교하는데, 한복을 입은 아이들이 삼삼오오 모여 가는 모습은 함양에서만 볼 수 있는 명장면이다.

전통문화 계승 교육, 체계적으로 진행돼
함양초 ‘한복 입는 날’은 연 4회 진행하고 있다. ‘전통문화 계승 교육’이라는 큰 목표 아래 ‘우리 옷 한복’, ‘민속놀이’, ‘세시풍속’, ‘전통예절’ 총 4가지 체계를 구축해 프로그램을 구성한다.
올해는 1학기에 1, 2차시(4/13, 5/18), 2학기에 3, 4차시(9/7, 9/8)를 진행했다. 지난 1차시에는 한복 바르게 입는 법, 공수 인사법 익히기 등 한복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았다. 2차시에는 민속놀이를 대주제로 삼아 굴렁쇠 굴리기, 사방치기, 죽마놀이 등 다채로운 놀이 체험을 했다.

우리의 맛과 즐거움 느끼기
이번 3, 4차시에는 추석을 앞두고 세시풍속과 추석, 절기 음식을 주제로 활동했다. 송편 모형 비누를 만들기도 하고, 점토로 전통음식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 중 6학년들은 4인 1조로 팀을 나눠 송편을 빚었다. 맵쌀에 따뜻한 물을 넣고 반죽하는 아이들. 제 마음에 드는 소를 넣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물조물 송편을 빚는다.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훗날 예쁜 자식을 낳는다’는 말에 뜻밖에 경쟁구도가 되었다. 한복 소매를 걷고 신중한 표정을 짓는 아이들. 제각각 모양이 다른 송편을 보자니 아이들 하나하나의 개성이 드러나는 듯했다.
한편 3학년 교실에서는 윷놀이가 한창이었다. 제몸 크기 만한 커다란 윷을 던지는 게 제법 귀여웠다. 자기 편 말이 앞설 때마다 아이들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혹은 지고 있는 팀은 울상이 되어 가고 있었는데, 선생님은 놀이의 본질에 대해 말하며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기분을 달랬다. 3학년 소민지
학생은 “친구들과 다함께 하는 윷놀이는 정말 즐거워요. 가족들이랑 추석에 또 할 거예요”라며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저학년 때 점토를 활용해 송편과 명절음식을 만든 적이 있는데, 쌀가루 반죽과 느낌이비슷해요. 말랑말랑하고 부드러워서 기분이 좋았어요. 직접 떡을 만들어 볼 수 있어서 뿌듯해요.”
유 태희 6-4 반장
가치 있는 전통문화, 다함께 보전하다
전통문화의 보전과 계승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험한 함양초 아이들. 수업이 끝나도 한복을 입고 있다. 불편한 기색 없이 운동장으로 질주해 축구를 즐겼고, 몇몇 친구들은 그네를 탔다. 치맛자락이 바람에 휘날리는 게 춘향전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명랑하고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는 어른들까지 동심으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한복 입는 날’은 그야말로 조상들의 멋과 지혜를 체감할 수 있는 학습의 장이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을 드높이고, 전통문화의 보전, 계승, 발전에 대한 의무감과 책임감을 기를 수 있다. 더불어 함양초만의 가치 있는 역사문화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 학교는 1911년 개교해 111년이라는 상당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학교입니다. 특색사업인 한복 입는 날 행사를 30년째 진행하며 학생들에게 전통문화와 예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인성교육이 잘 이루어지는 학교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노명환 교장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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