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어떤 과목 공부할지 학생들이 선택해요”
글 조경국 / 사진 조경국, 가남초 제공

양산 가남초는 여러 가지 면에서 앞서가는 학교다. 2019년부터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배울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새로운 실험을 시작했다. 대학생이 아닌 초등학생도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면 어떨까? 국어, 수학, 과학, 미술 등 각 교과의 내용을 심화하고 놀이와 체험을 통해 배우는 ‘SRC 선택활동’이 바로 그것이다. ‘SRC 선택활동’을 조금 더 설명하자면 학생 스스로 자신의 흥미와 적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참여함으로써 역량을 함양할 수 있도록 하는 학생 맞춤형 교육활동이다.
미래의 인재는 소통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성, 협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주도적인 노력을 통해 완성될 수 있다. ‘SRC 선택활동’은 미래의 인재를 키우기 위한 교육과정으로 가남초에서 현재 실행 중이다.

교육부 교육과정 연구학교, 미래 인재의 요람
SRC는 학생에게 교과 선택권을 부여하는 수행과 탐구 중심의 교과(Subject) 선택활동, 학생이 속한 공동체 구성원들과 원활하게 의사소통하고 협업을 통해 문제해결능력을 키우는 관계주제(Relation) 선택활동, 자기 이해와 다양한 진로 탐색 및 체험을 바탕으로 긍정적인 자아개념 형성과 진로 설계 능력을 신장시키는 진로(Career) 선택활동을 말한다. 자신의 꿈과 끼를 찾고 미래사회를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핵심역량과 자기주도성을 기르는 것이 ‘SRC 선택활동’의 목표다. 가남초에서 실험하고 있는 ‘SRC 선택활동’은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한 사례로 일반 학교 현장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 2학기, 4학년 학생 21명은 자신의 마음을 글과 삽화로 표현해 ‘나만의 그림책’을 만들었다.(국어·미술)
6학년 학생 20명이 참여한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수업에서는 무인도에 난파되었을 때 식수를 얻고 전구에 불을 켜는 등 생존을 위한 온갖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왔다.(과학·실과)
3~6학년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수업은 학년별로 6~7개에 달했다. 일회성 수업이 아닌 16차시의 ‘장기 프로젝트’다. 학생들이 선택하는 건 ‘무엇을 배울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자기소개를 그림 또는 마인드맵으로 할지’, ‘나의 어떤 재능을 친구들과 나눌지’ 등 학습의 모든 과정에서 고민하고 결정한다. 학생들이 선택한 프로젝트의 내용은 대부분 생활과 밀접하게 맞닿아 있어서 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았다. ‘SRC 선택활동’에 참여한 학생들은 자신을 이해하고 관리해 나가는 역량을 자연스럽게 키울 수 있다.

적성검사, 직업체험 등으로 진로 탐색 도움
‘진로 선택활동’에서는 적성검사 등을 통해 자신에게 맞는 진로가 무엇인지 찾아보고 직업체험과 직업 탐색, ‘꿈멘토’ 특강을 거치며 꿈을 구체화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배움을 만들며 성장해 온 과정은 ‘행복한 꿈자람 이야기’라는 카드에 차곡차곡 기록된다.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학생들의 흥미와 적성에 맞춰 배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지 않다. 하지만 학생들 스스로 과목을 선택하고 주도적으로 친구들과 협업하며 문제를 해결한다면 즐거움이 클 수밖에 없다. 이렇게 ‘SRC 선택활동’을 통해 쌓은 지식과 경험을 종합하는 과정도 거친다.
지난 1년간 운영한 ‘SRC 선택활동’의 결과를 종합하고 나누는 주간을 SRC-WEEK라고 한다. SRC-WEEK에는 ‘학술가 프로그램, 올림픽 프로그램, 엑스포&콘서트 프로그램’의 세 영역으로 나누어 운영하고, 학년별로 결과물을 학교 곳곳에 전시하여 다양한 활동 결과를 확인한다. 부스를 운영하거나 공연의 형태로 발표기회를 제공하여 학습의 전이효과도 높인다. 또, 학생의 희망 프로그램을 반영한 올림픽을 개최하여 친구들과 협동심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방송반, 독서반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있다. 리포터로 직접 방송 프로그램을 만들고, 그림책 작가가 되어 책을 출판하기도 한다. 2018년 출간된 『너만 몰랐던 양산 이야기』는 초등학생을 위한 지역화교재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았다. 양산의 역사와 문화, 공간을 소개하는 책으로 5, 6학년 학생들이 직접 작가가 되어 현장을 답사하고 자료조사를 하며 책을 만들었다.

오케스트라, 합창부 운영으로 예술 감성 UP!
넓은 체육관이 화음으로 가득 찼다. 각자 맡은 악기를 연주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했다. 가남초는 음악 교육에 진심이다. ‘가남 위더스 합창단’과 ‘가남 위더스 오케스트라’를 운영하고 있고 아이들과 학부모에게도 만족도가 높다. 위더스 합창단은 2018년 양산전국청소년 합창제뿐만 아니라 2019년 열린 경남119 소방동요대회에서도 대상을 차지할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다.
오케스트라는 2020년에 만들어졌다. 악기 연주에 흥미가 있고 공연하고 싶은 학생들의 지원을 받아 흥미와 적성에 따라 파트를 나눴다. 바이올린과 첼로, 플루트와 클라리넷, 트럼펫과 트롬본 등 각각 파트마다 전문 강사와 지휘자를 초빙했다. 함양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제5회 대한민국 학생 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막바지 연습을 하느라 아이들은 비지땀을 흘리고 있었다. 2021년 이미 아이들은 부산국제마루음악제 드림콘서트에 참여해 큰 박수를 받고 무대 경험을 쌓기도 했다.
지난 5월에는 2층 별관 앞에서 아침을 여는 ‘등굣길 음악회’를 개최했다. 오케스트라는 이날 연주곡으로 ‘라데츠키 행진곡’, ‘만화주제가 모음곡’, ‘신세계 교향곡’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였다. 합창단원들은 아름다운 메시지를 담은 ‘노래하는 친구들’과 ‘새들처럼’, ‘범 내려온다’를 부르며 행복한 등굣길을 만들었다. 학생들, 교직원, 학부모님들은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하고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며 호응해 주었다. 경남교육청은 학생들의 예술교육을 위해 학생 오케스트라 사업을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가남초는 다른 학교보다 더 빠르게 합창단과 오케스트라를 통해 음악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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