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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놀이터, 널타기틀

배움책(교과서)에서 캐낸 토박이말(29)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일곱째 배움 마당은 ‘생각을 나타내요’입니다. 180쪽에는 ‘그림을 보고 낱말을 써 봅시다’라는 말 아래 ‘수현이와 친구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말해 보세요’가 나옵니다. 앞서 ‘친구’는 ‘동무’라는 토박이말을 살려 썼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말씀드린 적이 있어서 다들 잘 아실 거라 믿습니다. 그리고 아래 그림에는 ‘놀이터’가 있고 ‘미끄럼틀’을 비롯해 여러 가지 놀이틀(기구)이 나옵니다. ‘놀이터’ ‘미끄럼틀’은 토박이말이지만 이 말과 아랑곳해 생각해 볼 것을 두 가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놀이터’는 ‘놀이’ + ‘터’입니다. ‘놀이를 하는 터’라는 뜻이죠. 같은 짜임으로 된 말로 ‘빨래를 하는 터’인 ‘빨래터’, ‘일을 하는 터’인 ‘일터’, ‘쉬는 터’인 ‘쉼터’와 같은 말이 있습니다. ‘놀이터’와 같은 짜임으로 된 말에는 여러 가지가 더 있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워터파크’라는 말을 갈음해 쓸 수 있는 ‘물놀이터’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워터파크’는 ‘waterpark’라는 말을 한글로 적은 것으로 다른 나라말(외국어)입니다. 같은 뜻을 가진 말이 없기 때문에 이런 말을 쓴다는 분들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놀이터’라는 말과 같은 짜임으로 된 ‘물놀이터’가 있습니다. ‘물놀이터’는 ‘물놀이’ + ‘터’의 짜임으로 된 말이며 ‘물놀이를 하는 곳’이라는 뜻입니다. ‘물놀이’는 ‘물속이나 물가에서 하는 놀이’를 가리키는 말이고 그런 물놀이를 하는 곳이 바로 ‘물놀이터’죠.
이와 비슷한 말로 ‘물터’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 말을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으면 ‘물이 많아서 물놀이 따위를 할 수 있는 곳’이라고 풀이를 해 놓았습니다. 그리고 “더운 여름철이면 동네의 물터가 물장난을 치는 어린애들로 가득 찼다.”라는 보기도 있습니다. 이런 보기를 보더라도 옛날에는 이런 말을 많이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런 말을 살려 쓰지 않는다는 것이 저로서는 많이 안타깝습니다.
‘미끄럼틀’은 ‘미끄럼’ + ‘틀’의 짜임으로 된 말이고 ‘앉아서 미끄러져 내려오도록 비스듬하게 만든 어린이 놀이틀(놀이기구)’입니다. 이런 짜임을 놓고 보면 그 옆에 있는 ‘시소’라는 말도 다듬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그네’를 놓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그네’를 앉아서 탈 때는 ‘그네 타기’, ‘그네’를 서서 탈 때는 ‘그네 뛰기’라고 합니다.
‘시소’도 본디 ‘seesaw’라는 말을 한글로 적은 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긴 널빤지의 한가운데를 괴어, 그 양쪽 끝에 사람이 타고 서로 오르락내리락하는 놀이 기구’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앞서 ‘그네’와 마찬가지로 생각해 보면 넓은 널을 괴어 놓고 마주 서서 뛸 때는 ‘널뛰기’라고 하고 널을 괴어 놓고 앉아서 탈 때는 ‘널타기’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시소’를 다듬는다면 ‘널타기틀’이라고 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있는 말을 찾아 살려 쓰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새로운 말을 만들어 보는 것은 우리말글살이를 넉넉하게 하는 좋은 일인 만큼 함께 마음을 썼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토박이말'이란?
옛날부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손수 만들어 써 오는 말이나 그 말을 바탕으로 새로 만든 말. 참우리말, 순우리말, 고유어라고도 함.
토박이말 나들이.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