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를 만나다
아이들의 자율성을 가치롭게 키우는 갈전초등학교 여름밤 달빛별빛축제

“포토존에서 사진 찍어드릴게요! 줄을 서주세요!”
“과자 얼마치 드릴까요?”
“곧 공연이 시작됩니다! 모두 모여주세요!”
아이들이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제 할 일을 하고 있다. 7월 8일 저녁, 갈전초등학교에서 ‘여름밤 달빛별빛축제’가 열렸다. 아이들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한 축제라 남다른 의미를 가진다고. 여름의 열기와 아이들의 열정으로 가득 찼던 축제의 현장으로 들어가 보자.
한여름 밤의 꿈 ‘여름밤 달빛별빛축제’
금요일 저녁, 갈전초등학교가 소란스럽다. 까만 밤하늘 보름달처럼 학교 건물이 환하다. 평소 같으면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 저녁을 먹고도 남을 시간인데 무슨 일일까. 바로 ‘여름밤 달빛별빛축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학교 현관으로 입장하는 행렬이 길게 이어졌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온 아이들부터 퇴근 후 아이 손을 잡고 온 학부모들까지.
마치 인기 테마파크를 방불케 했다. 북적이는 교실을 보며 문득 축제가 어떤 계기로 열리게 되었는지 궁금해졌다. 한다현 학생회장의 공약이 바로 그 첫 단추였다.

“더운 여름날, 여름방학을 기다리며 지쳐 있을 갈전초 학생들을 위해
모두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공약으로 내세우게 되었죠.”
- 한다현 학생회장

아이들이 직접 기획하다
축제는 저녁 6시 30분부터 9시까지 진행되었다. 교실 곳곳에 17개의 부스체험이 설치되었고, 강당에서는 놀이마당(레크리에이션), 꿈·끼 자랑 순으로 진행되었다.
축제의 기획은 한다현 학생회장을 필두로 한 23명의 자치동아리 학생들이 맡았다. 아이들은 5월 말부터 수차례 모임을 가지며 축제의 방향을 정하고, 세부적인 행사, 참여 대상 등 주요한 부분을 기획했다.
큰 규모의 행사를 아이들이 직접 기획한 것. 아이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실현시키기 위해 많은 어른들이 힘을 모았다. 진주교육대학교 교육동아리 ‘교육톡톡’ 학생들과 진주시 충무공동 ‘소문날마을학교’의 마을 교사들, 교직원들은 아이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 소품 준비부터 공연 연습, 부스 운영까지 협력으로 이뤄냈다.
“모두가 다 함께 협의하고 준비하는 과정이 있었기에 더욱 의미가 깊은 행사로 발돋움할 수 있었습니다.”
- 조주영 선생님


학부모, 학생 모두가 즐긴 부스체험
평소에는 선생님의 수업 소리, 아이들이 집중하는 모습일 교실이 아이들의 취향 저격 놀이터 ‘부스체험’으로 탈바꿈했다. 풍선 밟기, 고무줄 미로놀이, 제기차기 등 활동적인 놀이 뿐만 아니라, 천연 물주머니인 오호만들기, 삼각등 만들기, 핸드페인팅처럼 아이들이 오감을 자극할 만들기 놀이도 가득했다.
그 외에도 호러 방탈출, 갈전파티룸 등 특색 있는 부스도 운영돼 아이들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간식과 음료를 판매한 냠냠쩝쩝 부스에서는 다회용 용기와 텀블러를 지참할 것을 사전에 공지해 환경보호에도 힘썼다. 심지어 과자 판매 수익금은 기부할 예정이라고.
두 아들이 4학년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최진영 학부모는 “다양하고 알찬 활동이 준비되어 있어 두 아이도 만족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가고 싶은 학교가 되고 있어 갈전교육가족으로서 뿌듯하다”며 소감을 말했다.

“오늘 축제 정말 기대했는데 정말 재밌어요.
그 중 오호만들기가 가장 재밌었는데,
과학 원리로 친환경 물주머니가 만들어진다는 게 신기했어요.”
하다연 학생 (3학년)

갈전의 꿈과 끼를 자랑하라!
이어 해가 완전히 자취를 감춘 8시, 대망의 꿈·끼 자랑이 시작되었다. 첫 순서는 묘기! 요즘 유행하는 노래인 ‘정이라고 하자(원곡 빅나티)’를 아이들이 직접 부르며 뒤에서는 앞구르기와 옆구르기를 선보였다. 사뭇 진지한 모습은 오히려 귀여워 웃음을 유발시켰다. 그 뒤로 노래 ‘tomboy(원곡 (여자)아이들)’에 맞춰 춤을 선보였고, 피아노 4중주(비올라, 바이올린, 첼로)를 구성해 멋진 연주를 해냈다. 이후 마지막 무대는 20명의 아이들이 다 함께 올라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축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한다현 학생회장은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잘 마무리하게 되어 뿌듯하다. 앞으로 친구들의 의견을 귀담아듣는 회장이 될 것”이라며 다짐을 전했다.

따뜻한 품에서 자라는 건강한 아이들
학교에서 집계한 축제 방문객은 약 800명에 달한다. 이춘호 교장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축제를 통해 자율성을 배워 나가는 학생들이 대견하다. 앞으로도 학교는 학생들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말했다.
학교라는 작은 사회에서 스스로 의견을 내고 큰 행사를 기획해 본 아이들. 넓은 마음으로 이끌어 준 많은 어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앞으로도 갈전초 학생들은 따뜻한 품속에서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어린이로 자라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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