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즐기다
공넣기

1학년 국어 배움책(교과서) 여섯째 배움 마당은 ‘받침이 있는 글자’입니다. 175쪽 낱말 만들기 놀이를 하는 여러 낱말 가운
데 ‘농구’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도 우리가 나날살이에서 자주 보고 듣고 쓰는 말이기 때문에 낯설거나 어렵게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말과 글을 배우는 1학년 아이들에게는 그리 쉬운 말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농구’는 ‘대그릇 롱(籠)’에 ‘공 구(球)’로 된 한자말입니다. 한자의 뜻을 가지고 바로 뒤치면(번역하면) ‘대그릇
공’이 됩니다. 이 말도 ‘바스켓(basketball)’이라는 말을 뒤쳐 만든 말이기 때문에 왜 그렇게 뒤쳤는지 또 왜 그런 이름을 갖
게 되었는지 어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공을 가지고 어떻게 하는 것인지를 우리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쉽
게, 우리말답게 뒤쳐 쓰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축구’라는 말도 한자로 ‘찰 축(蹴)’에 ‘공 구(球)’를 쓴 한자말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주로 발
로 공을 차서 상대편의 골에 공을 많이 넣는 것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발로 공을 차며’ 하는
것이니까 우리가 ‘축구’라고 하는 것도 더 쉬운 말로 ‘공차기’라고 하는 것이지요 .
‘농구’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다섯 사람씩 두 편으로 나뉘어, 상대편의 바스켓에 공을 던져 넣어 얻은 점수의 많음을
겨루는 경기’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보다시피 ‘공을 던져 넣는’ 것이니까 ‘농구’도 ‘공넣기’라고 하면 되지을 않까요?
제가 이런 말씀을 드리면 ‘농구’라는 말을 오랫동안 써 와서 누구나 알고 잘 쓰고 있는데 굳이 새로운 말을 만들어 내서 헷
갈리게 한다고 걱정을 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바로 ‘농구’를 쓰지 말고 ‘공넣기’로 바꾸어 쓰자는 말씀을 드리
는 것이 아닙니다. 아이들이 ‘농구’가 뭐냐고 물었을 때, ‘농구’가 어떤 것인지를 풀이해 줄 때 ‘축구’를 ‘공차기’라고 하듯이
‘농구’는 ‘공넣기’라고 풀이를 해 주면 훨씬 아이들이 쉽게 알아차릴 거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요즘 우리 아이들의 어휘력이 떨어졌다거나 학력이 떨어졌다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굳이 어려운 말을 가
지고 가르치면서 그 어려운 말을 모른다고 걱정을 할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좀 더 쉬운 말은 없는지 살피고 그런 쉬운 말
로 가르친다면 걱정도 줄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자말이나 다른 나라 말을 가르치지 말자가 아니라 쉬운 토박이
말부터 가르치는 길을 마련할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았으면 합니다 .
CK_ta0008a7204_0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