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즐기다
이야기를 부탁해
자유기고
이경자 / 마산회원구
내 마음의 책
스승의 말씀과 가르침은 내 마음속의 책이고 인생의 거울이다. 먼 산이 연초록으로 물들어오면, 오월 찔레꽃 향기보다
진한 스승의 향기를 나는 매년 느낀다. 스승의 날 즈음에는 지워지지 않는 초등학교 5학년 시절의 이상득 담임선생님
이 생각난다. ‘55년 세월이 흐른 후 과연 찾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학교, 교육청 등을 수소문한 끝에
그립던 선생님의 연락처를 알아냈다. 떨리는 손으로 황급히 전화를 걸었다. 숨이 가슴 위로 차오르고 심장은 뛰었다.
살아계셔야 할 텐데……. “저는 선생님의 제자입니다.”라고 말하는 나의 음성은 울고 있었다. 만나고 싶은 마음에 케이
크와 카네이션을 준비하여 달려갔다. ‘혹시나 세월의 저편으로 선생님의 기억이 사라지지나 않았을까!’ 하는 마음은 기
우에 불과했다.
많은 세월이 흘러도 즉시 알아보시는 선생님께 큰 절을 올리고 품에 안겼다. 선생님의 향기를 느끼는 순간 쌓였던 그리
움이 여름날 얼음처럼 내 마음에 녹아내렸다. 올드미스, 긴 머리 어깨 위로 넘실대며 그렇게 곱던 선생님의 얼굴에는 지
난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마음은 아팠지만 우리는 55년 전으로 돌아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의 교직생활
에서 제일 보람 있는 날이다. 훌륭한 나의 제자”라고 말씀 하시는 선생님의 눈은 인자하셨다. 자상함이 그 옛날과 똑같았
다. “잘한다. 참 잘한다.”는 칭찬이 나를 평생 긍정적인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셨다. 단발머리 소녀가 중년
을 넘어 선생님과 같이 늙어가니 세월은 참 무심하기도 하다. 그 후로 선생님과 가끔 만나 식사도 같이하며 환담을 나누
기도 하였다. 우리에게는 황
홀한 내일이 있고, 돈으로 살 수 없는 행복이 있어 무척 행복하였다.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난 지 3년이 되었다. 존경하는
선생님의 가르침은 팔순이 넘은 이 가슴에 지금도 여전히 위대한 것을 품고 있는 한권의 대사전으로 남아있다. 선생님의
품성과 인격이 저에게 그 어떤책보다 오래 남는 교훈과 사랑을 주었습니다. 선생님, 사랑합니다.
자유 기고
교사 강수정 / 병곡초등학교
오감만족 급식 이야기
3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는 with 코로나의 시대, 잠잠히 비껴가던 우리 학교에도 드디어 코로나가 가까이 찾아왔다. 지난
주 금요일,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급식을 준비하던 중 조리사님의 증상이 나타났고, 자가진단키트로 검사한 결과 두 줄이
나왔다. 학교는 급박하게 움직였고, 할 수 없이 간편식을 준비하여 제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문제는 그다음 주
월요일부터였다. 학교 급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대부분의 학교들은 학생들과 교직원, 급식소까지 코로나 감염으
로 인해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사실 아주 간단한 간편식을 준비하거나 대체식을 준비해 준다고 해도 아무도 뭐
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우리 학교 영양 선생님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감동적인 급식을 제공하고
있다. 한 끼의 급식을제 공하기까지 영양선생님이 얼마나 고군분투하는지 알기에 모두들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는 이때,
“위로가 되는 오감만족 급식”을 소개하려고 한다.
Q 조리사님과 조리원님이 코로나로 감염된 상황에서 정상적인 급식이 어려우셨을 텐데, 그럼에도 정상적인 급식을 제공
해 주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조리사님이 갑작스럽게 확진되던 첫날, 급하게 간편식을 준비하는 것도 정신없는 일이었지만 그 순간 학생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루의 즐거움을 급식에서 찾는 학생들도 많기 때문입니다.
급식은 인간의 기본욕구인 고픈 배를 충족시켜 주기도 하지만 맛있는 음식은 큰 즐거움을 제공합니다. 음식을 눈으로 보
고 맛있는 향을 맡으며 맛을 느끼고 씹는 소리를 듣고 또 음식의 촉감을 만져보며 오감을 느끼면서 감동을 받습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급식을 통해 올바른 식사 습관뿐만 아니라 식사 시간에 갖는 안정된 정서 상태가 학생의 평생 건강과
직결되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비록 시기적으로 어려운 때이기는 하지만, 치명적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만 발휘한다면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으로 급식을 준비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학생들과 교직
원들 모두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따뜻한 점심밥 한 끼 제공하고 싶습니다.
Q 병곡초등학교 급식만의 특별한 이야기가 있을까요?
A 우리 학교는 학생들의 오감만족에 기여하고자 다양한 테마로 구성된 ‘이야기가 있는 급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첫째, ‘알록달록 무지개밥상(초록아 놀자!)’이란 테마로 매월 1회 한 가지 식품의 색상을 정하여 컬러 푸드 급식을 제공합
니다. 이 테마급식은 식품에는 고유한 색에 있는 항산화물질인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
는데 다양한 색상의 식품을 제공하여 영양 공급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둘째,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다른 나라의 음식을 체험하고 그 나라의 문화를 익혀보는 ‘코시국에 떠나는 해외여행’이
라는 주제를 가지고 매월 1회 세계음식을 제공합니다.
셋째, 매월 1회 ‘생일축하해’ 밥상을 제공합니다. 생일을 맞은 학생들은 나의 존재에 대해 사랑하는 마음을 갖고 서로 축하
해 줌으로써 친구와의 유대감 형성에 좋은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이전글
- 다음글
04-2.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