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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더하다
나는 엄마의 후배입니다
의령여자고등학교에서 떠나는 추억여행
봄꽃이 진 자리에는 녹엽이 돋아나고 있었고, 의령여자고등학교에서는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만남이 이뤄졌다.
1994년 제25회 졸업생인 박미영 씨와 현재 2학년에 재학 중인 금하진 학생이 주인공이다. 사실 두 사람은 선후배인 동시
에 모녀지간이다. 더불어 이들 모녀를 모두 제자로 둔 이성진 교감선생님이 함께 해 더욱 특별한 자리가 됐다. 같은 학교
에서 느낀 엄마와 딸의 다른 추억, 이들을 지켜본 은사의 기억 소환을 꾸밈없이 기록해 보았다.

같은 학교에서 남긴 다른 추억
30여 년 터울의 선후배 사이인 엄마와 딸. 두 사람의 학교생활 얘기를 듣기 전, 이성진 선생님은 엄마 미영 씨의 졸업앨범
을 펼쳤다. 앳된 얼굴의 자신을 본 미영 씨는 쑥스러운지 얼굴을 붉혔고, 딸 하진이는 그런 엄마가 신기했다. 엄마의 추억
이 오롯이 배인 앨범을 한 장 한장 넘기면서 엄마와 딸은 때론 공감을, 때론 다름을 느끼는 듯했다.
박미영 (금하진 학생 어머니). “제가 학교 다닐 때는 연못도 있었고, 꽃밭도 크게 있었어요. 연못에서 금붕어도 키웠던 기억
이 나네요. 쉬는 시간마다 매점에 달려가던 추억은 아직도 못 잊죠.”
이성진 (교감선생님). “그때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선생님들이 연못에서 빨래하기도 했었죠. 지금은 매점이 없어서 하진
이는 많이 부럽겠네.”
금하진. “맞아요. 지금은 매점이 없어서 많이 아쉬워요. 저는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데 타 지역에서 온 친구들, 다른 반
친구들이랑 친해져서 좋아요. 또 고교학점제 덕에 재밌는 교양과목도 많이 배워요. 진로나 여행지리, 교육학을 특히 좋아
해요."

이성진. “하진이 꿈이 체육 교사라더니, 교양으로 교육학을 듣고 있구나. 지금 체육동아리에서 활동하기도 하잖아. 그렇
지?”
금하진. “맞아요. 체육동아리에서 배구를 주로 하는데, 이번에 담당 선생님이 바뀌셔서 다른 종목도 배울 생각에 설레요.”
박미영. “엄마는 등산 동아리에 가입했었는데, 그 당시 담당 선생님이 20명 정도 되는 부원들을 이끌고 남해 금산으로 견
학을 갔었어. 그것도 시외버스를 타고 말이야(웃음). 지금 생각해 보면 선생님께서 학생들을 위해 큰 결심을 하신 거지. 그
때의 금산 보리암을 아직도 잊지 못해.”
금하진. “그래서 아직도 엄마 취미가 등산인가 보네요. 저는 작년에 학교에서 나태주 시인 강연 들었던 게 가장 인상깊어
요. 국어 교과서에서 보던 분을 실제로 만나니까 정말 신기하더라고요. 그 외에도 유용한 특강을 많이해서 새로운 것들을
다양하게 접하고 있어요.”
오랜 세월이 흐른 만큼 모녀의 학창 시절은 다른 점이 가득했다. 하지만 학생들을 위하는 선생님들의 마음, 추억을 나눌
수 있는 친구, 미래에 대한 꿈은 바뀌지 않는 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사람은 ‘같은 학교’라는 공감대 안에서 ‘다른 세대’
로서 겪은 추억들에 대해 한참을 얘기했다.
모교에 내 딸을 맡길 수 있었던 이유
‘진선미’라는 교훈으로 57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령여고. 긴 세월만큼 5918명의 졸업생을 배출해냈다. 그중 한 명이
미영 씨이다. 귀밑 3cm의 단발머리였던 철부지 소녀에서 지금은 6남매를 키우는 어머니가 되었다. 특별한 점은 현재 자
신의 모교였던 의령여고에 첫째, 둘째, 셋째(하진)를 입학시킨 학부모라는 점이다. 즉 세 딸과 동문이다.
박미영. “고향인 의령에서 아이들을 낳아 기르다 보니 자연스레 모교에 입학 시키게 되었죠.”
금하진. “어릴 때는 부모님이 다녔던 학교를 다니는 게 당연한 줄 알았어요.(웃음)”

특별한 사연처럼 보이지만 사실 의령에는 이런 경우가 수두룩하다. 지역사회가 좁은 시골이다 보니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 그렇다 해도 아이의 인생을 좌우하는 학교를 정하는 건 꽤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까.
박미영. “선생님들이 학생에 대한 애정이 많아요. 그렇다 보니 대학 진학률도 높은 편이죠. 아무래도 시골이라 주변 인프
라가 적다 보니 학교가 자체적으로 발전해야 했죠. 제 모교를 떠나 첫아이 때부터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둘째, 셋
째도 큰 고민 없이 입학 시켰어요.”
스승과 제자에서 이제는 교육동반자
이성진. “하진이 어머니 같은 경우에는 제가 의령여고에서 2년 차 교사로 접어들 무렵 입학했어요.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귀여운 학생이었는데 어느새 학부모로 인사하게 되어서 감회가 새로웠죠.”
의령여고에서 35년째 교편을 잡고 있는 이성진 교감선생님. 이들 모녀를 제자로 둔 선생님 중 한 명이다. 이 선생님에게
모녀 동문 사례는 “지난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게 되는 계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더불어 이 선생님과 미영 씨는 “이제는
서로가 아이들의 문제를 함께 맞닥뜨리는 교육동반자로서 더 익숙하다”고 입을 모았다.
첫째와 둘째, 셋째 하진이까지, 교사와 학부모라는 관계로 쌓아온 8년간의 전우애가 엿보였다.
엄마, 언니들과 동문이라는 사실이 어쩌면 하진이에게 부담으로 다가가진 않았을까 걱정하기도 했다는 미영씨와 이 선
생님. 이들의 우려와 달리 하진이는 제 할 일을 야무지게 잘 해낸다.
금하진. “아무래도 행동을 조심하게 되는 건 맞아요. 부담보다는 익숙함이 크죠. 엄마와 언니들이 먼저 겪어본 학교니까
요. 덕분에 입학 후 빨리 적응했어요. 무엇보다 선생님들께 엄마, 언니들 학창시절 얘기 듣는 게 큰 재미죠.”
엄마 미영 씨와 딸 하진이에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두 모녀에게 의령여고란 어떤 존재일까. 미영 씨는 “우리집처럼
편한 공간”이라며 웃음 지었다. 하진이는 “소중한 곳이다. 나중에 커서 엄마가 된다면 내 딸도 의령여고에 입학 시키고
싶다”며 ‘3대 동문’이라는 소박한 꿈을 전하기도 했다. 흐른 세월만큼 다른 경험을 했지만 두 사람의 마음속 모교는 따뜻
하고 정겨운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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