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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더하다

바람의 그릇과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 남해 도마초등학교 벽화 이야기

졸업생 정석도 교수 재능기부 '바람의 그릇'완성


학생 학부모 교직원들 힘 보태 아이들 꿈 오롯이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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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뜰 때쯤 학교에 오면 벽에 빛과 그림자가 함께 드리우죠 .








저 벽화에 그려진 그릇에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무늬가 생깁니다 .








아이들이 그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등교하죠. 그때 와야 좋은 사진을 찍을 수 있어요.”








 








벽화 앞에서 만난 정금도 교장은 오늘은 날씨가 흐려 그릇에 빛이 드는 걸 볼 수 없어 아쉽다고 했다. 하동에서 노량


교를 건너 19번 국도를 따라 남해읍으로 달리다보면 망운산 자락 아래 위치한 망운초등학교가 나온다. 왼쪽으론 고개


만 내밀면 해안이 보인다.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 자리 잡은 남해 도마초등학교지만 점점 학생 수가 줄어 통폐합학교로


지정되었다. 1940년에 개교해 4,4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지만 대부분의 시골학교가 그렇듯 도마초등학교도 학생


수가 줄어드는 걸 막을 수가 없었다. 남해군도 인구소멸위험이 가장 높은 지역 중 하나.








이대로 학교가 폐교되는 걸 두고 볼 수가 없었다. 폐교를 앞두고 있는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같은 면에 소재한


고현초등학교와 함께 2020년 7월부터 이주민 유치 및 학교 살리기 캠페인을 벌였다. 이후 외지에서 고현면으로 이주


희망하는 가구가 늘어 현재 학생 수가 52명, 유치원생 6명으로 통폐합 걱정 없는 학교로 거듭났다. 이런 학교의 노력을


지켜본 경상남도교육청에서 시설 개선에 나서 예산을 확보해 급식소와 체육관을 신축했으며 행복학교로 지정했다. 


병설유치원도 신설했다. 2021년엔 교육부 주관 ‘농어촌 참 좋은 학교’로 고현초등학교와 함께 공동수상하는 영광 안


기도 했다.


 








 






 


 


폐교 위기 극복, 2021년 ‘농어촌 참 좋은 학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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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본관 건물이 지은 지 40년이 넘어 노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에 그려져 있던 벽화(보물섬에 대한 벽화였다)도


 페인트가 벗겨지고 색이 바래고 있었다. 새롭게 학교 분위기를 바꾸고 외지에 전학 온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해


 줄 수 있는 벽화가 필요했다. 벽화 작업을 할 수 있는 작가를 찾다가 도마초등학교 34회 졸업생이자 가톨릭 관동대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정석도 교수와 연락이 닿았다. 코로나19로 고향 남해에 내려와 비대면수업을 하고 있었기에 가


한 일이었다. 학교의 사정을 전하니 흔쾌히 재능기부로 벽화 작업을 해주기로 했다.








그때부터 어떤 내용으로 벽화를 담을지 고민했고 정석도 교수의 바람에 따라 학생들에게 어떤 그림이 담겼으면 좋을지 


글과 그림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그 내용을 정석도 교수에게 전달했다. 지난 12월 드디어 벽화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학


부모와 교직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가졌고 목판에 담을 아이들을 사진에 담고 목판에 실루엣을 그리고 그 모양대로 잘


랐다. 실루엣을 그리는 것은 정석도 교수가, 색을 입히는 작업은 학생과 학부모가 맡았다. 건물 벽화에 기본 도안을 그리


고 벽화를 그릴 때도 학부모와 업체의 도움을 받았다. 벽화를 그리고 완성하기까지 2021년 10월부터 2022년 2월까지 4


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는 추운 겨울에도 정석도교수가 부지런히 작업을 이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


이었다. 목판과 페인트 등 모든 재료비는 지원받지 않고 학교 운영비로 충당했고 작업비는 들지 않았다. 정석도 교수의 


재능기부로 이뤄졌다. 학부모와 아이들도 작업하는데 손을 보탰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모습이 목판에 담겨져 담장을 꾸미게 되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학부모님들은 학교가 아름답게 변화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하고 아이들과 함께 사진도 찍으며 즐거워합니다.”










 


 


 


34회 졸업생 정석도 교수의 재능기부로 ‘바람의 그릇’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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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학교 본관 왼쪽 벽 전체에 그려진 ‘바람의 그릇’과 학교 담벼락에 그려진 ‘바닷가에서


 노는 아이들’이다. 정석도 교수의 바람은 벽화에 그려진 하얀 빈 그릇에 아이들의 꿈을 담는 것이다. 그는 작품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바람의 그릇, 커다랗고 하얀 그릇은 아이들 마음의 은유이자 각자의 자유를 상징한다. 보랏빛 하늘로 비상하는 민들레


 홀씨에는 아이들의 타고난 착함과 아름다움이 더욱 빛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아이들은 제 마음껏 뛰어 놀면서 대


지와 바다와 하늘의 바람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시간의 바람을 타고 어디엔가에 사뿐히 내려앉은 홀씨는 언젠가 그 미지의 땅에서 새로 움트고 싹을 키워 자기만의 색깔


로 찬란한 꽃을 피울 것이다. 그러한 꿈은 하늘과 바다와 대지의 숨소리를 기억하는 빈 그릇에 오롯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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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담을 따라선 유쾌 발랄한 도마초등학교 아이들의 모습이 목판에 그대로 담겨있다. 바다를 상징하는 푸른 바탕색 


로 조개와 게, 불가사리 등 바다 생물들이 그려져 있고 그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는 모습니다. 아이들은 하얀색 빈


그릇처럼 때묻지 않은 존재다. 아이들의 모습은 주위의 사물을 거스르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된다. 아이들에게 


학교라는 공간이 선생님과 함께 마음껏 노는 곳이 되길 바라는 정석도 교수의 희망이 그대로 표현되어 있다.








지금껏 여러 학교와 마을의 많은 벽화를 봐왔지만 도마초등학교의 벽화처럼 ‘의미를 담은 작품’을 만나긴 힘들었다. 코


나19가 아니었으면 아마 졸업생이었던 정석도 교수를 만나지도 지금의 작품이 나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세상일은 마냥 한쪽으로만 재단할 수 없다는 걸 ‘바람의 그릇’ 앞에서 다시금 생각한다. 벽화 아래서 1학년 신입생들이 줄


넘기를 하며 깔깔 웃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날아가 바람의 그릇에 담기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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