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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만나다

자유롭게 놀 수 있는 1학년 교실 보셨나요!

 “학교 건물이 가르친다.”라는 이탈리아 건축가 조르지오 폰티의 말처럼 잘 디자인된 건축은 그 자체가 교육이 된다.






배움의 공간을 잘 꾸미는 일은 단순히 장식적인 효과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지식을 운용하는 능력과 체험의 지혜를 


몸으로 배울 수 있는 출발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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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 김경인 씨가 그의 저서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학교는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정서


적으로 가장 예민한 시기에 집과 함께 가장 오랫동안 머무르는 중요한 공간이다. 하지만 근대교육이 시작된 이후 현


재까지 교실의 형태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칠판, 교단, 학생들의 책걸상이 거의 전부인 교실은 학생들에겐 수동적인


 공간일 수밖에 없다. 공부만 하는 공간으로만 학교와 교실이 존재한다면 경쟁의 정글이 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행복한 교실이란 어떤 공간일까. <공간이 아이를 바꾼다>에선 “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경험하는가’이다. ‘무엇을 배우는가’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존감을 갖춘 하나의 인격체로서 아이들이 ‘자기자신’으로 


온전히 크기 위해서는 학교가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개성을 꽃피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금씩 학교 공간에도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고 있다. 경상남도교육청은 2021년 1학년 교실 공간혁신사업을 추진


했다. 사업에 선정된 통영 원평초등학교의 1학년 2개 교실은 완전히 새로운 교실로 거듭났다. 원평초등학교는 1943


 개교해 현재 총 12학급이며 전교생은243명이다. 1학년은 2개 반 총 41명이 재학 중이다.








시골학교 치고는 재학생이 많은 편. 1학년 교실 공간혁신사업이 꼭 필요했다. 사업비 총 8,000만 원이 투입된이 사업을


 통해 ‘교실 같지 않은’ 예쁜 공간이 탄생했다.








교실 뒤편 많은 자리를 차지했던 사물함은 복도로 빼고 그 공간에 매트를 깔고 편하게 레고 놀이를 할 수 있는 벽을 설


치했다. 아이들이 앉아서 편하게 책을 읽을 수있도록 계단식 서가를 설치하고 그림책을 비치했다. 출입문 옆엔 마음대


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화이트보드를 설치하고 자석식 교구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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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소통과 협의과정이 공간혁신 사업의 핵심








준비 기간을 제외한 실제 공사기간은 방학 기간을 이용해야 해서 23일이 걸렸다. 공간혁신사업을 진행하기 전 디자이


너와 수시로 만나 학생, 학부모, 교직원의 의견을 수렴했으며, 디자인에 대해 협의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


만큼 아이들에게 완벽한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셈이다. 2021년 5월부터 시작해 완전히 공사가


 마무리된 것은 2022년 1월이었다. 디자이너와 충분히 소통하고 학교측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공간혁신사업


에선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쉬는 시간 학교를 찾았을 때 아이들은 공간을 완벽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알려주지 않아도 아이들은 알아서 


공간과 놀이감을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화이트보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각자의 작품을 그리고 있고,


매트에서 뒹굴뒹굴하며 레고를 쌓고, 사이좋게 서가 앞에서 자유롭게 그림책을 읽고 있었다. 공간이 이렇게 바뀌기 전


에는 아이들이 어떻게 놀았을까 싶다. 복도를 뛰어다니거나 그짧은 시간 운동장에 나가는 아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이들만 만족한 것은 아니다.








 








“학생들의 수납공간이 많아진데다 그동안 불편했던 가구들이 없어져 교실 공간이 확 넓어진 느낌입니다. 간혹 아이들이


 옷에 걸려 넘어지는 경우도 있었는데 옷장까지 설치되면서 이런 우려도 말끔히 해결됐죠. 특히 공간 재배치로 인해 교


실 뒷면 여유공간이 훨씬 더 많아지면서 학생들이 휴식하거나 놀이를즐길 수 있는 소중한 장소가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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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만족하는 새로운 교실








1학년 1반 담임을 맡고 있는 태수영 선생님에겐 새로운 교실의 장점이 크게 와닿는다. 공간혁신사업을 하기 전엔 일반


적인 교실이었다. 원평초등학교는 독특하게 교실 뒤편에 작품 전시대가 있어 툭 튀어나온 부분이 있었고, 그 아래 사물


함이 있는 형태의 교실이었다고. 그 좁은 공간에 사물함이 있어 수납공간이 굉장히 부족했다. 공사후에는 수납공간이 


훨씬 많아졌다. 불필요한 가구가 없어져서 아이들을 관찰하기 힘든 사각지대도 사라졌고 전면에 옷장이 설치되어 아이


들의 옷도 깔끔하게 정리해서 수납할 수 있다. 예전에는 종종 아이들이 벗어둔 외투에 걸려 넘어지는 일도 있었지만 지


금은 그런 일도 거의 없다. 교실 뒤편의 놀이 공간에서 편하게 휴식하고 책을 보기 때문에 위험한 장난도 많이 줄었다.








무엇보다 밝은 색을 많이 쓴 것도 아이들의 정서에 많은 도움이 된다. 노란색과 밝은 초록색으로 칠한 아치형 출입문은 


아이들도 입을 모아 예쁘단다. 놀이에 초점을 맞춘 유치원 교실에 익숙한 1학년의 경우 그보다 훨씬 자유로움이 줄어든 


1학년 교실에 적응하기 힘들어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공간혁신사업 이후 유치원과 비슷한 느낌을 가진 교실에서 아이


들은 좀 더 편한 마음을 가지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다. 수업 시간 딱딱한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 아이들로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쉬는 시간엔 수업 시간에 느낄 스트레스를 새로운 공간에서 마음껏 풀 수 있으니 학습에도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학부모도 교실에 놀이공간이 생긴 것에 대해 다들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아이들이 안락하게 느낄 수


 있는 소품이나 놀이 기구가 많으면 훨씬 1학년들이 학교생활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듯하다.








 








“지속적으로 관련 예산이나 비품들이 추가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부족한 부분은 계속 채워가야


지요. 혁신의 목적에 맞게 사용할 수 있도록계속 노력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공간혁신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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